피플펀드 시리즈C 247억원 투자 유치, P2P(개인 간 대출) 1등 지위 다진다

누적 투자금 1256억, 유동성 확보해 P2P 서비스 안정화 정밀한 리스크 판별로 신용등급 낮은 고객에게 대환대출 주택담보, 개인신용 채권활용한 투자상품, 부실 관리가 관건

160X600_GIAI_AIDSNote
사진=피플펀드

핀테크 스타트업 피플펀드가 기존 주주사 9곳으로부터 247억원 규모의 시리즈C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기존 주주사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베인캐피탈 주도로 액세스벤처스, CLSA캐피탈파트너스,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500글로벌, 카카오인베스트먼트, TBT파트너스, IBX파트너스 등 9곳이 참여했다. 이로써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1,256억원이 됐다고 회사는 밝혔다.

피플펀드는 이번 투자와 별도로 지난해 국내 핀테크 기업으론 처음으로 골드만삭스, CLSA캐피탈파트너스, 베인캐피탈로부터 약 3,000억원 규모의 기관투자자금을 유치해 국내 중금리 대출 시장에 유동성을 확보했다. 피플펀드 측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대출 취급액은 1조6,215억, 대출잔액은 3,258억으로 업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로 이자 부담 낮춰줘

지난 2015년 설립된 피플펀드는 AI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신용 등급이 높지 않은 서민들에게도 합리적인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온라인 대출 플랫폼이다. 비은행권에서 높은 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부채상환능력을 정밀하게 재평가해 기존 대출에 비해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의 신용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피플펀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용평가모형 등 리스크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주최한 금융업권 머신러닝경진대회 ‘AWS GameDay 2022′에서 인터넷은행, 금융기관, 테크 기업과 경쟁해 우승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피플펀드 고객 대부분이 지난 2021년 말 기준 연체율을 2.78%를 기록했다. 이는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인 4.2%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고객의 절반 이상(56.1%)이 제 2금융권 대환대출 고객이다. 피플펀드에 따르면 ‘대출 갈아타기’로 불리는 대환대출(대출을 받아 이전 대출금을 갚는 방식)을 한 고객들은 기존 대출에 비해 평균 4.5%p 금리 인하 효과를 얻었고, 평균 1,225만 원의 대출 한도 증액의 혜택을 받았다. 피플펀드는 개인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소매금융상품도 플랫폼에서 투자 상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피플펀드는 지난 2021년 6월 국내 처음으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기관’으로 등록됐다. 이전에는 P2P(개인 간 대출) 업체가 플랫폼 형태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P2P 연계대부업체가 차주에게 대출을 내주는 형태로 운영됐지만, 지난 2021년 세계 처음으로 시행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이 제정되면서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제도권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에 따라 사업 명칭도 과거의 개인 간(P2P) 금융에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으로 바뀌었다.

부진 겪은 P2P업계에서 자본금 수혈 ‘파란불’, 부실 리스크는 꼼꼼히 따져봐야

지난해 P2P 업계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온투업(온라인투자 연계금융업체)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국내 온투업 등록 업체 48곳의 지난해 11월 기준 대출 잔액은 1조3,808억 원으로 전달보다 2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8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하며 총 300억원 줄은 것이다. 업체 48곳 가운데 2021년에 흑자를 거둔 곳은 6곳뿐이고, 흑자 규모도 4,000만~5억원으로 영세한 수준이었다. 이 분야 1위 업체인 피플펀드도 지난해 10월 10~12%의 인원을 감축하고,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피플펀드는 자본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며 업계 1위의 지위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리스크 관리 실패에 따른 부실 우려는 P2P 업체들의 고질병으로 지목된다. 개인을 묶어 돈을 빌려주고 갚는 구조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신뢰 등급이 높은 전문 금융기관에 비해 부실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P2P 관계자는 “업체에서 부실 리스크를 측정하고 상품을 내놓는다고 해도, 허위나 불량 채권을 거르지 못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며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에 반응하기보다, 투자 상품을 꼼꼼히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P2P 금융은 대부업에 속하기에, 수익에 대하여 은행 이자 세율인 15.4%가 아닌 27.5%의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피플펀드는 다양한 금융기관에게 맞춤형 디지털 여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비은행권뿐만 아니라 여신산업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리스크 관리 기술을 고도화하고, 신용평가모형의 핵심 알고리즘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