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기업턴어라운드 동행 프로그램’, 실효성 있는 정책 되려면

캠코, ‘기업턴어라운드 동행 프로그램’으로 경영난 빠진 기업 지원 확대 단, 과거와 달리 非제조업 업체들 경영 컨설팅은 업무 세분화로 복잡해 자금 지원이 필요한 기업들에 최종 대부자로 자리매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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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탤런트뱅크

13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기업턴어라운드 동행 프로그램’의 컨설팅 수행사로 탤런트뱅크를 선정했다. 탤런트뱅크는 기업·전문가 매칭 플랫폼을 운영하며, 검증된 전문가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업체다.

캠코는 그간 회생 기업만을 대상으로 자금을 대여해줬다. 1998년 IMF 구제금융기구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기업이 부도에 빠질 경우 정책자금을 통해 기업을 회생시켜주는 절차를 진행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이번 ‘기업턴어라운드 동행 프로그램’은 워크아웃에 돌입한 기업뿐만 아니라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한다. 이어 자금 대여는 물론, 지급 보증 및 경영 컨설팅도 함께 제공할 방침이다.

사진=탤런트뱅크

기업턴어라운드 동행 프로그램, 부실 징후 기업들 응원하는 정책

탤런트뱅크는 이 프로그램의 컨설팅 수행사로 참여하며, 캠코의 회생·워크아웃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총 1년간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경영 전반에 걸친 맞춤형 전문가를 매칭해 컨설팅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HR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전문 영역에 맞춰 실무 경력 최소 15년 이상의 맞춤형 전문가를 복수의 인력풀로 제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업이 주체적으로 전문가를 선정하고, 선정된 전문가는 해당 기업의 경영 상황을 면밀히 진단해 중장기 경쟁력 회복과 완전한 정상화를 돕는다.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캠코로부터 회생 자금을 대여한 중소기업 2개 사를 대상으로 컨설팅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경영정상화 컨설팅을 받았던 E사의 경우 과도한 연구·개발(R&D) 투자로 인한 유동성 위험이 현실화된 상황이었고, 신규 투자유치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의뢰했다. 이에 탤런트뱅크는 신규 투자유치를 위해 투자 자문회사 대표 출신의 전문가 매칭 서비스도 제공했다. 실제로 전문가를 통해 작성된 기업소개(IR) 자료를 기반으로 현재 국내외 벤처캐피탈(VC) 및 사모펀드(PE) 대상 기업소개(IR)를 진행 중이다.

사진=탤런트뱅크

실질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업무는?

그러나 기업회생 업계 관계자들은 캠코의 기업턴어라운드 동행 프로그램이 정상 작동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던진다. 기업들의 업무 분야가 매우 세분화된 만큼, 기업별 업무 분야에 대한 전문가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맥킨지(McKinsey), 베인&컴퍼니(Bain&Company), BCG(Boston Consulting Group) 등의 명문 컨설팅 회사들에서 전략 전문 컨설팅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놓은 한 기업인은 “2달 만에 우리가 20년 동안 해 왔던 업무를 완벽하게 파악한다고 주장하지만, 피상적인 껍데기만을 훑는 것이 전부”였다며 “컨설팅이 외부 전문가의 입을 빌려 오너의 목적을 반영하던 창구였던 사실을 감안할 때 외부인을 투입해 경영정상화를 하겠다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략 컨설팅보다 ‘오퍼레이션 컨설팅’을 하던 전문가라면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요즘처럼 기업별로 사정이 다양한 경우에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과거 ‘소·부·장’으로 불리는 제조업의 경우나 기타 전통산업의 경우에는 전문가를 찾기 쉬웠으나, 최근 들어 급성장한 IT기업들과 IT기술을 응용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수십 년 경력의 컨설팅 전문가보다 현장에서 업무를 뛰고 있는 30대 인력이 훨씬 더 회사 사정을 빠르게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전했다.

특히 “R&D에 실패한 회사가 당연히 자금난에 빠질 수밖에 없고, 결국 외부 투자금이 들어오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되도록 결정을 내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기업턴어라운드 프로그램이 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가능성이 대주주와 기업 경영진이 경영 실패한 점을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해서 외부 투자금을 받게 하고, 캠코가 금전적인 이득을 일부 얻는 구조로밖에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반면, 캠코가 경영난에 빠진 기업들에 대주주와 기업 경영진이 지분 희석을 감당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자금 투자를 적극 지원해 줄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최근 들어 자금난이 심각해진 경영 상황에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내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