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넷플릭스 계정 공유 차단 후폭풍,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수도
넷플릭스 계정공유 요금제, 사용자 불만 크지 않아 기술적으로 공유 사용자 분리하는 고급 모델 활용 덕분 국내 이용자들에게 대안도 많지 않은 상태 남미에서도 예상 밖 불만 저조
넷플릭스가 오는 3월부터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광고형 요금제에 이어 계정 공유 금지가 주요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OTT 시장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었으나, 사용자들의 언급량은 그리 많지 않은 추세다.
국내 가입자가 1,200만 명에 육박하는 넷플릭스가 기존의 4계정 공유 가능 요금제를 변경해 추가 사용자에 미화 기준 2~3달러로 전 세계 시장에 가격 변동을 예고하면서 주요 시장에서 큰 관심사로 대두했으나, 넷플릭스에서도 가입자 이탈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는 반응을 내놓은 상태다.
넷플릭스, 한 가구 밖 계정공유금지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 적용해온 ‘계정 유료 공유’ 모델을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연초 밝힌 가운데, 국내에서는 3월부터 유료 공유 모델이 적용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중남미에서 우려했던 것보다 가입자 이탈이 줄었던데다, 유료 가입자가 소폭 증대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국내에서는 일부 2030 세대 주류의 커뮤니티에서 한 가구 밖 계정공유금지에 대한 불평이 몇 차례 관찰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한 가구 내에서는 공용 계정을 통해 콘텐츠 소비에 장애를 받지 않는 만큼, 일각에서 우려했던 만큼의 대규모 이탈 사례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족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활용되는 로그인한 디바이스의 IP주소, 디바이스 ID와 계정 활동 정보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실리콘밸리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활동한 바 있는 온라인 광고 스타트업 파비의 이경환 대표에 따르면 ‘크로스 디바이스 매칭(Cross-Device Matching)’ 기술을 활용하는 덕분에 가족들이 1개의 계정으로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더라도 구분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강화, 기술적으로 풀어낸다
국내에서 인터넷 강의를 판매하는 학원들이 기기에 고정해 계정을 정하는 것과 달리, 여러 기기를 쓸 수 있도록 열어놓은 만큼, 1개 이상의 기기를 활용하더라도 시청하는 콘텐츠의 유사성, 반복성 등을 이용하면 동일 계정을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기존에 크로스 디바이스 매칭 기술이 광고 시장에서 여러개의 기기를 통해 접속하는 사용자를 동일 인물로 판단하기 위해 활용되었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PC, 사무용 PC에 이어 스마트폰, 타블렛 등의 다양한 기기를 활용하는 사용자가 실제로는 1명의 사용자라는 것을 밝혀내는 것이다. 같은 기술을 이용해 여러 기기를 이용해 접속할 때 1명 이상의 사용자가 있음을 판단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어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없으나,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2016년부터 실험이 끝난 상태로, 2017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광고 회사들이 활용했던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우려 밖 조용한 국내 이용자들
㈜파비의 국내 빅데이터 여론 분석에 따르면, ‘넷플릭스’를 기준으로 한 관련 키워드들에서 계정 공유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내는 키워드가 언급되지 않고 있다. ‘공유’ 및 ‘요금제’ 등이 함께 언급된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지 않았고, 나타난 경우에도 ‘넷플릭스’, ‘공유’ (이상 붉은색 키워드) 이외에는 하늘색, 녹색이 ‘더 글로리’ 관련 사항, 아래 보라색, 노란색에 ‘일타스캔들’ 관련 사항이 두드러졌다.
아직 요금제 변경이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2월 말에서 3월 초에 다시 한번 사용자 반응을 확인해야 하지 않느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나, 사용자 숫자 계산 방식이 단순히 기기 기준, 주소 기준 등이 아닌 고급 기술력에 기반한 만큼 현실적인 기준으로 사용자들에 다가와 남미 등에서 이미 검증된 것과 같이 실제 이탈률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대두된다.
OTT 시청자층에 다른 대안이 없는 부분도 관심사다. 티빙, 웨이브는 유료 가입자는 전체 500~600만 중에 절반 남짓에 불과해 타 OTT 플랫폼으로 이탈하는 비율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요 인기 영화, 드라마 대부분이 넷플릭스에서 계속 출시되고 있어 OTT가 삶의 일부분이 된 시청자들이 월간 몇천 원씩 더 내는 부분에 큰 부담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