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보고서 통해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진단

미국 GDP 견고하지만, 고물가 여전해 주택가격 하락, 소비위축,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 ‘경고’ 신호 IMF 외 국제기관들, 한국 경제 성장 전망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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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회입법조사처

국회입법조사처는 「미국은 경기침체에 직면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3일 발간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동향을 살펴보고, 경제 위험 신호들을 분석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전망·평가한다. 세부적으로는 물류, 노동시장, 부동산시장, 가계부채, 장단기 국채 금리차, 소비자신뢰지수 등을 통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따져본다.

주요 경제지표 동향, GDP와 물가

지난해 5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통화 긴축 기조로 전환함에 따라 미국의 경기침체 위험을 전망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 또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008년 금융위기 및 팬데믹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1.7%로 전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지 여부를 살펴보기 전에 국내총생산(GDP)과 물가 등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지난해 미국의 GDP는 상반기에만 두 개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을 했지만(표1), 하반기에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 속에서도 연속 플러스 성장하며 한 해 전보다 2.1%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지난해 경기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였으나 탄탄한 모습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물가 지표의 상황은 다르다. 지난 2020년 초, 팬데믹 발현 시 미 연준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려난 유동성이 경기를 부양하고 자산 가격을 상승시킴에 따라 물가의 상방을 높였다. 그 영향으로 22년 초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9%까지 치솟았고, 현재는 연준의 목표치를 웃도는 5% 수준에 머물고 있다(그림1).

사진=국회입법조사처

 경기침체 위험 시그널, 세부지표 대부분에서 두드러져

경기침체 가능성은 물류, 노동시장, 부동산시장, 가계부채, 장단기 국채 금리, 소비자신뢰지수 등 세부지표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먼저, 물류 지표는 경고 신호를 보낸다. 21년 하반기에 심각한 물류대란을 겪은 미 서부 롱비치항(Port of Long Beach)의 경우 최근 1년간 출입 물류량이 27.9%나 감소했다. 이 중 수입 적재 화물량이 32.6% 급감했는데, 이는 수입업자나 화주들이 미국 내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반영된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내수 침체를 알리는 일종의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

반면 노동시장은 견고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연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연준의 고강도 긴축 시행 이후부터 꾸준하게 늘고 있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실업률이 3% 중반을 유지하며 안정된 수준을 보였다.

한편 높은 위험 신호로 분석된 분야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 부채였다. 팬데믹 경제 위기 이후 대폭 상승한 미국 주택 가격은 연준이 긴축으로 돌아선 지난해 5월부터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문제는 향후 연준의 긴축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은 내수 소비가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또 그러한 연준의 긴축 기조가 가계 부채 상환 부담을 가중함에 따라 금융 시스템의 불안전성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결국 주택 가격 하락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가 동반되면 담보 가치 하락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고 추가 차입이 어려워져 소비 여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미시간대학교가 매월 발표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급락하며 지난 6월 50.0을 기록 후 크게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소비 심리 위축이 심화한 결과로 경기의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결정적으로는 현재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보다 높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다. 21.5월 1.47%를 기록한 이후 계속 축소되며 최근 -0.67%로 벌어진 장단기 금리차는 85년 이후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과거 네 번의 경기침체기 가운데, 세 번 모두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벌어졌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최근 추세는 향후 경기침체 위험을 알리는 신호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F 세계경제전망 발표, 한국 전망은 어떤가

지난 31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수정된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전망보다 0.2%P 오른 2.9%로 전망했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가 우려보다는 후퇴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는 점이다.

반면 한국의 성장률은 지난 전망보다 0.3%P 낮은 1.7%로 점쳤다. 2%를 하회하는 저성장 전망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진 않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반기 들어 뚜렷해진 경기 둔화 신호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IMF 외에도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한국 경제성장률 모두 1.8%로 전망한 상황이다. 미국 경기침체 위험성이 커짐에 따라 국내 경제 또한 불안이 커질 전망이다. 추가로 국내 전기 및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 또한 지속될 것으로 보여 경제가 다시 한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