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M3.0 시대의 시작, K-POP 글로벌 도전의 본격화

SM 이수만 총괄, 공식적으로 SM 경영과 결별 SM3.0 시대 선언, 카카오엔터의 인수도 가시화되는 상태 주가 상승, 엔터 업계 구조적 변경에 대한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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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 전 총괄프로듀서(PD)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결별한다. 공식적으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은 2010년이지만, 지난해까지 프로듀서 계약을 통해 SM의 이익 상당액을 받아가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와 CJ ENM이 인수전을 이어갔던 끝에 지난 1월 카카오엔터가 중동 및 싱가포르의 국부펀드들로부터 1조2천억원의 투자금을 받으며 SM인수전의 막바지에 다다른만큼, 이수만 총괄이 비공식적인 개입을 하는 것도 올해가 끝일 것이라는 예측이 돌기도 했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PD)/사진=SM

이수만 시대의 종말,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전환점?

3일, SM은 공식 발표를 통해 이수만 총괄이 가졌던 앨범 기획 전권을 다수의 전문가와 제작 부서로 분산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수만 총괄이 SM의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는데 활용됐던 프로듀싱 계약이 공식적으로 종료됐고, ‘팬과 주주를 위한 글로벌 엔터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수만의 1인 리더십이 따라 운영됐던 SM의 과거를 ‘SM1.0’, ‘SM2.0’으로 명명하면서, 사실상 ‘SM3.0’시대가 왔음을 밝히는 보도였던 셈이다.

카카오엔터의 인수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대중음악계에서는 SM이 기존의 1인 의존형 구조에서 카카오엔터 방식의 기업형 구조로 변경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사람의 퇴사지만, 넷플릭스의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CEO직에서 물러나는 것과 달리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수만 총괄이 남긴 K팝 성과로 대표적인 것이 아이돌 육성 및 캐스팅 시스템이었으나, 여전히 이수만 총괄의 직접적인 개입이 크게 있었던 것과 달리, 이제 좀 더 전문화된 인력이 투입되면서 시스템 자체가 구조적으로 변경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수만 총괄의 육성 시스템은 성악 발성, 물구나무 서며 노래 부르기 등으로 업계에서도 이미 유명세를 갖춘 독특한 시스템이다. 캐스팅 구조도 보아, H.O.T. 등으로 성공한 길거리 캐스팅을 도입하며 업계의 새로운 표준을 썼다.

당시 도전적인 시도였던 시스템 중 일부는 현재 타 엔터사에서도 활용하고 있기도 하고, 비난 속에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있으나, 업계 전반적인 잣대가 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성공한 프로듀서, 왜 매각을 선택했을까?

한류 문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창출한 성공한 프로듀서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경영 역량에 대한 물음표와 고령에 따른 업무 역량에 대한 의문은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SM의 소액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부터 이수만 총괄의 PD계약이 SM의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제기했고, 올해 1월에는 주주대표소송까지 예고한 상태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진 개인 회사 ‘라이크 기획’으로 프로듀싱 수수료를 SM 매출액의 최대 6%까지 챙기는 계약을 통해 약 1,600억원의 개인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것이 논란의 원인이다. 이수만 총괄의 개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논란 탓에 2010년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SM을 총괄하기 위해 작성했던 계약으로, 작년까지도 여전히 SM이 이수만 총괄 개인의 1인 체제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들어 ‘K-POP 대부’ 1명의 역량으로만 성공시킬 수 없는 아이돌 팬덤 문화의 성장에 이수만 총괄이 더 이상 유의미한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지 오래된 상태다. 아이돌 1개 팀에만 30억원에서 100억원의 투자금이 필요한 시대가 왔으나, 여전히 SM의 자금 활용 구조는 이수만 총괄 1명의 의견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3일 이수만 총괄의 공식 퇴진이 알려지면서 SM의 주가는 2.1% 상승했다. 퇴진이 사실상 공식화됐던 지난 연말대비할 경우, 지난해 11월 10일에 62,100원이었던 주가가 12월 말에 7만원 대로 상승했다가, 2월 들어 91,000원까지 뛰어 올랐다. 주가가 40% 이상 뛰어오른 것은 ‘라이크 기획’으로 가져가는 수익성 뿐만 아니라 SM의 성장 동력에 이수만 총괄이 더 이상 유의미하지 않다는 시장의 판단이 담겨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바뀌는 SM, 이제는 속도전

SM은 향후 5개 제작센터 산하에 소속 뮤지션을 분배하고, 독립 권한으로 앨범 기획과 뮤지션 관리 등을 전담시키게 된다. 이수만 1인 체제를 여러개 팀으로 구분하면서 각각의 팀끼리 경쟁에 뛰어들게 되는 셈이다. 과거 이수만 총괄에게 곡 최종 선정권을 줬던 ‘총괄PD’라는 직함도 사라진다. 전문가들은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에게 갔어야 할 직함이 시대의 흐름을 놓친 창업자에게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것이 하이브, JYP 등의 타 엔터업체에 비해 밀리는 주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자본의 논리가 도입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기존의 신인 데뷔 요건이었던 ‘3.5년에 1팀’에서 ‘1년에 2팀 이상’으로 빠르게 추진하게되면서 되려 완성도가 떨어지는 신인들이 시장에 대거 유입될 경우 한류의 위상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존의 시스템이 신인들을 매우 괴롭힌 것은 맞으나, 1년에 2팀 이상이라는 속도전에 뛰어들 경우, 완성도가 크게 낮아진 아이돌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카카오엔터의 인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양 사의 시너지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이른바 ‘포스트 이수만’ 체제가 SM 내부적으로 구축되기 전에 카카오엔터의 경영 전략이 내부 인력들과 부딪히면서 자칫 내흥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전설이 떠나가는 만큼, 큰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SM의 미래는 크게 움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