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성장 기록한 메타, 결국 넉 달 만에 ‘추가 감원’ 카드 꺼내 들었다
메타 수천 명 규모 감원 선언, 지난해 11월 1만1,000명 대규모 감축 이후 넉 달만 지난 8월부터 시작된 미국 IT 업계 ‘정리해고 칼바람’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구조조정 원인은 이어지는 수익성 악화·역성장, 직원들 사이 불만 고조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업체인 메타플랫폼스(이하 메타)가 수천 명 규모의 추가 감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 대규모 감원 이후 약 넉 달 만에 재차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메타는 지난해 메타버스 사업의 137억 달러 규모 손실, 주가 폭락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인력을 축소하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바 있다.
넉 달 만에 재차 대규모 감원 결정
메타의 이번 추가 감원은 저커버그 CEO의 발언으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1일 실적 발표에서 “여전히 조직이 느리고 비대하다고 느낀다. 올해를 ‘효율의 해’로 정하고, 중간 관리자와 실적이 부진한 프로젝트를 줄이겠다”며 추가 구조조정 의지를 드러냈다. 수평적 조직 구조를 위해 중간관리직을 축소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 도구를 사용하는 데 중점을 둬 적극적으로 비용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메타는 이미 지난해 11월 한 차례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상태다. 당시 메타는 전체 직원의 13%인 1만1,000명을 감원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은 메타뿐이 아니었다.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정보기술(IT) 업체들 사이에서는 정리해고 ‘칼바람’이 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만 명 이상을 정리해고한다고 밝혔으며, 아마존은 1만8,0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이미 이 두 회사를 포함해 최근 1년간 IT 기업들이 정리해고한 직원 숫자만 6만 명 이상에 달한다.
한편 메타 직원들의 불만은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11월 대규모 해고 당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더 이상의 해고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직원들을 안심시켰으나, 이 같은 발언이 무색하게 넉 달 만에 재차 감원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부 직원들은 이달 말 지급 예정인 상여금을 해고 후에도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규모 감원 소식이 전해진 이후 메타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추세다. 투자자들은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메타가 보여줄 ‘반전’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인력 감축, 원인은 결국 ‘수익성’
메타가 연이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다. 메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직원 수를 늘려왔다. 비대면 트렌드가 불러온 전자 상거래 급증은 엄청난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메타의 핵심 사업인 ‘온라인 광고’ 시장이 애플(Apple)의 ATT 여파로 큰 타격을 입으며 수익성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2021년 광고 목적의 사용자 추적을 제한하는 ATT(App Tracking Transparency)를 iOS 앱에 도입했다. 사용자 허락 없이는 검색 활동이나 앱 이용 기록을 추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온라인 광고로 대부분의 수익을 올리던 메타에는 치명적인 악재다.
소비자가 활자보다 영상·사진 중심 소셜미디어를 더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메타에 악재로 작용했다. 경쟁 플랫폼인 틱톡, 유튜브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페이스북의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숏폼 트렌드의 시초인 틱톡은 지난해 소비자 지출액 3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유튜브 쇼츠는 하루 조회 수가 300억 회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ATT, 거시 경제 침체 등 악재에 짓눌리며 수익이 예상보다 훨씬 떨어졌다.
메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21억7,000만 달러로 같은 해 2분기 이후 분기 역성장을 이어갔다. 순이익은 46억5,000만 달러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번 대규모 감원은 궁지에 몰린 메타가 비용 절감을 위해 꺼내든 일종의 ‘생존 수단’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