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규모 예산 배정된 모태펀드 문화계정 ‘경쟁률 3.2대 1’, 운용사 50곳 몰리며 경쟁 치열

출자요청 금액은 7,875억원으로 모집 7개 분야 전체 경쟁률 3.2대 1 기록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예산, 출자 분야 다양화’ 등 VC 업계 관심 끌어 한편, 문화콘텐츠 전문 분야 아닌 VC들 몰렸다는 지적과 함께 심사 공정성 우려하는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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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태펀드 문화계정 1차 출자사업에 펀드 운용사 50곳이 몰렸다. 출자요청 금액은 7,875억원으로 3.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를 통해 제안한 펀드 결성예정금액은 1조4,770억원이다.

올해 모태펀드 문화계정 출자사업 접수 현황

한국벤처투자가 6일 발표한 ‘2023년 모태펀드 문화계정 1차 정시출자 사업 접수 현황’에 따르면, 이번 출자사업의 신청 금액 기준 전체 경쟁률은 3.2대 1을 기록했다. 악화된 경기 상황에도 문화콘텐츠 투자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모태펀드 문화계정은 ▲K-콘텐츠 IP ▲K-문화 M&A ▲K-유니콘 ▲K-밸류 ▲K-문화상생 ▲K-문화일반 ▲아시아 문화 중심도시 육성 등 총 7개 분야에서 펀드를 결성한다. 이 가운데 문화콘텐츠 지적재산권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콘텐츠IP’ 분야가 3.7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콘텐츠의 펀더멘털 분석(가치평가)을 받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K-밸류’ 분야 경쟁률은 2.0대 1로 가장 저조했다.

한국벤처투자는 이번 출자사업을 통해 2,475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아울러 민간자금을 포함해 4,300억원 이상의 벤처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문화계정 출자사업을 두고 투자 분야를 다변화하는 등 시장의 다양한 자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 예산에 따른 치열한 경쟁

모태펀드 문화계정 1차 정시 출자사업의 관심은 VC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바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475억원이 예산으로 배정됐기 때문이다. ‘21년 1,540억원, ‘22년 1,741억원에 비해 전년 대비 약 30% 이상 투자를 확대한 셈이며,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1차 정시 출자사업 예산인 1,835억원보다 약 640억원 더 많다.

특히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문화계정 출자 사업을 1차와 2차로 나눠 진행한 것과 달리, 올해부터 1차 정시 출자사업에 모든 예산을 배정하기로 개정한 점도 VC들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이에 따라 1차 정시 출자사업 문화계정 예산이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소관 계정 예산을 초과하게 됐다. 아울러 출자 사업 분야를 이전보다 더욱 세분화한 점도 지난해와 다르다. 지난해 출자는 제작초기 및 소외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나 일부 신설 펀드 강화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출자 분야를 7개로 나눠 각 분야에서 고르게 위탁운용사가 모집되도록 조정하며 시장 수요를 다방면으로 수용했다.

문화계정에 VC들 몰린 이유 살펴봤더니

전문가들은 이번 문화계정 출자사업 신청 경쟁이 치열한 이유를 두고 현재 얼어붙은 투자시장의 분위기를 꼽았다. 경기불황에 대비해 투자를 늘려가는 기업이 줄었고, 고금리로 투자 환경이 180도 달라진 벤처시장에 ‘돈맥경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기부가 올해 모태펀드 출자사업 예산을 삭감함에 따른 현상으로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지난해 중기부는 “민간 주도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가겠다”는 의도로 예산 감축을 점차적으로 단행해왔다. 대내외적 경제 여건과 더불어 정부 정책마저 바뀌며 시장의 유동성이 더욱 말라버리게 된 셈이다.

한편, 문화계정 출자사업에 VC들이 몰림에 따라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VC 관계자는 “늘어난 예산 덕분에 본래 문화콘텐츠 전문 분야가 아닌 일반 PE와 VC들마저 출자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심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간 문화콘텐츠 관련 업력을 쌓아온 VC들이 최종적으로 지원을 받아야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업계에선 정부와 관련 기관의 공정한 대상자 선정과 함께 무너진 투자 심리를 되살릴 정부의 지원이 있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