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제작 SaaS에 GPT 도입한 ‘왈라’ 운영사, 시드 투자 유치
설문조사에 GPT 기능 도입한 폼빌더 SaaS ‘왈라’, 시드 투자 유치 성공 자피어·구글 폼 연동, 대시보드, 공동 작업 등 이용자 편의성 중심 서비스 제공 거대 서비스 대거 자리 잡은 설문 시장, 후발주자 성장 위해서는 독보적 차별화 필요
인공지능 폼빌더 서비스 왈라(Walla)를 운영하는 파프리카데이터랩이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이하 한투AC)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7일 밝혔다.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파프리카데이터랩은 이번 투자유치금을 활용해 제품 개발 및 해외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질 예정이다.
파프리카데이터랩은 올인원 폼빌더 SaaS(Software as a Service) ‘왈라(Walla)’를 운영하고 있다. 폼빌더는 설문 조사, 소비자 조사 등 다양한 조사용 질문지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서비스다. 파프리카데이터랩은 인공지능 모델 GPT를 도입하고, 전 세계적인 업무 자동화 도구인 ‘자피어’와의 연동을 지원하는 등 여타 폼빌더 서비스와의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김유빈 파프리카데이터랩 대표는 “왈라 출시 이후 매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한투AC의 투자가 왈라의 상반기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투자 유치를 통해 목표하던 지표보다 최소 2배 이상 목표를 상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범 대표는 “왈라가 GPT와 결부된 서비스를 내는 것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GPT를 활용한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고, 다른 기능들도 더 추가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설문 구성부터 인사이트까지 ‘올인원’
폼빌더 SaaS 왈라는 설문조사 과정 전반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먼저 전 세계적인 업무 자동화 도구인 ‘자피어’와의 연동, 기존 구글 폼 불러오기 등 9,000개 이상의 서비스와 연결되는 자동화를 지원해 편의성을 확보했다. 설문 구성 시에는 객관식, 주관식 등 전통적인 방식은 물론 이미지·영상 촬영, 실시간 위치 기록, 웹사이트 임베딩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기존 온라인 설문조사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길고 지저분한 설문 링크는 이미지 섬네일을 통해 해결했다. 이용자는 브랜드 이미지, 설문조사 주제 등을 이미지 섬네일에 담아 응답자에게 깔끔하게 전달 가능하다. 설문조사 응답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 왈라 내에서 설문에 적합한 응답자를 찾을 수 있다. 설문 보상도 외부 추첨 서비스 등을 거치지 않고 왈라에서 간편하게 지급 가능하다.
설문조사 진행 중에는 다양한 지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단순 완료율, 설문 응답 내용뿐만 아니라 조회 수, 이탈률 등 다양한 인사이트를 확인할 수 있다. 상기 과정에 다수의 팀원이 동시에 접근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실시간 협업에도 용이하다.
왈라의 가장 큭 특징은 인공지능 모델 ‘GPT’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최근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챗GPT에 활용되는 인공지능 모델 ‘GPT’를 폼 제작, 분석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 응답 모두 영어로 번역해줘”, “이 데이터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해줘” 등 자연어 명령을 입력하면 응답 옆에 알아서 결괏값이 추가되는 식이다. 현재 글로벌 대기업, 스타트업, 정부 기관 등이 왈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파프리카인사이트는 데이터 거래 플랫폼 ’캐다(cada)’를 운영하고 있다. 캐다는 개인이 손쉽게 데이터를 제공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구입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이용자는 캐다를 통해 본인이 수집 가능한 위치 데이터를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소정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일종의 ‘앱테크’ 형식을 채택한 셈이다.
경쟁 치열한 글로벌 설문 시장
문제는 설문 시장의 거대한 진입 장벽이다. 글로벌 설문 시장에서는 널리 사용되는 구글 폼부터 타입폼(Typeform), 서베이몽키(surveymonkey) 등 이미 쟁쟁한 기업들이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시장도 경쟁이 치열한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14개 언어로 190개 이상의 나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서베이몽키는 왈라와 상당히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설문 제작 시 다양한 템플릿과 함께 ‘질문 은행’을 제공한다. 특정 영역에서 자주 활용되는 질문들을 서베이몽키 측에서 제공하면, 이용자는 이를 커스터마이징해 간편하게 설문 문항에 추가하는 식이다. 왈라처럼 즐겨 사용하는 앱으로 설문 결과를 내보내거나 데이터를 연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설문 대상자 실시간 인사이트도 제공한다. 서베이몽키는 설문 결과를 차트화 혹은 그래프화해 제공하며, 남녀별, 연령별 응답자의 의견 차이를 살펴볼 수 있는 교차분석 기능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팀 공동 작업 기능, 동영상 및 이미지 질문, 질문·답변 파이핑 등 서베이몽키는 사실상 왈라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두 서비스 사이에는 단 하나의 극명한 차이가 있다. 서베이몽키는 이미 다년간의 검증을 거쳤고, 전 세계적으로 유저 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서베이몽키가 보유한 패널은 8,000만 명에 달한다. 2020년 12월 기준 월 활성 사용자 수는 2천만 명, 유료 사용자는 82만300명을 기록했다. 후발주자가 넘기에는 어려운 벽이다.
이처럼 후발주자가 선두 기업들로부터 소비자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는 독보적인 ‘특장점’을 내세워야 한다. 왈라가 차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GPT 기능 등 아직 타사가 접근하지 않은 방향에서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