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사이트 ‘프로필 사진’ 책임지던 마동석, 알리익스프레스 전속 모델 발탁
국내 최초 전속 모델로 마동석 발탁, 프로필 사진 ‘밈’기반으로 친근감 내세운다 ‘중국 셀러’ 등에 업고 국내 시장 진출한 아마존닷컴 전략 의식한 것으로 보여 ‘마동석 프로필’ 밈에서 읽히는 국내 소비자들의 배송 지연 불만, 알리가 해소할 수 있을까
알리바바그룹 산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가 국내 첫 전속 모델로 배우 마동석을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한때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강타했던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마동석의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하면 배송 서비스 질이 향상된다’는 밈(Meme)이 실제 광고 모델 발탁까지 이어진 것이다.
배우 마동석이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의 전속 모델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데뷔한 마동석은 영화 ‘이웃사람’, ‘부산행’, ‘범죄도시’ 등 히트 작품에서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우다. 터프한 외모 및 체격과 상반되는 매력으로 ‘마블리’, ‘마요미’ 등 애칭을 얻으며 친밀한 이미지를 형성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해외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국내 물류·결제 업체들과의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 ‘3~5일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수도권에 국내 사용자를 위한 고객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레이 장(Ray Zhang)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사업 총괄은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마동석을 한국 내 첫 전속 모델로 선정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가 가진 믿음직스럽고 친근한 이미지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지향하는 브랜드 가치와도 부합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번 전속모델 발탁을 시발점으로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고객들이 보다 쉽게 다가가고 신뢰할 수 있는 해외 직구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직구 서비스 국내 진출의 파급력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닷컴은 2021년 11번가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는 의류, TV, 영양제 등 미국 아마존의 인기 직구 제품 대부분을 구입할 수 있으며, 특히 11번가의 구독 서비스 ‘우주패스(Universe Pass)’에 가입하면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아마존은 중국 셀러들을 아마존의 ‘글로벌 셀러’로 대거 확보했고 이후 아마존 재팬, 아마존 독일, 스페인, 멕시코 전 세계 아마존 플랫폼에 중국산 아이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MARKETPLACE PULSE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4대 핵심 아마존 시장의 신규 셀러 중 중국 기반 판매자는 75%에 달했다. 이처럼 다수의 중국 셀러를 확보한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국내에 진출한 것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큰 파장을 불렀다.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서비스에 입점한 셀러들은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입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마존의 국내 진출을 통해 중국 생산자가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국내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중간 유통상이 챙기던 마진을 중국 셀러가 챙기고, 아마존은 ‘박리다매’ 형태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 같은 사례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가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마동석을 전속 모델로 발탁하고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힘을 싣기 시작한 배경을 읽어낼 수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며 빠르게 시장 영향력을 키운 아마존의 국내 진출 전략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운영되며, 중국산 제품 판매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유사 전략으로 국내 시장 영향력을 키우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해외 직구할 때 마동석 프로필 사진으로 효과 봤다는 이야기
마동석과 알리익스프레스의 인연은 ‘밈’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알리바바 등 해외 직구 사이트의 프로필 사진을 마동석으로 설정해두면 상품 발송 속도가 빨라진다는 ‘밈’이 유행한 바 있다. 본인이 마동석처럼 마초적인 인상을 지닌 사람이라는 점을 판매자에게 어필, 압박감을 줄 수 있다는 일종의 우스갯소리였다.
이 같은 밈은 각종 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에 더해 실제로 마동석의 사진을 프로필로 설정한 뒤 상품이 빠르게 배송되었다는 일부 이용자가 등장하며 파급력을 키웠다. 이후 마동석 외에도 박성웅 등 터프한 외모를 가진 배우의 사진을 직구 사이트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하는 유행이 생기기도 했다.
이 같은 밈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사며 널리 퍼졌다는 점에서 해외 직구 배송 지연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감을 읽어낼 수 있다. 실제 2020~2021년 11·12월에 접수된 해외 직구 온라인 물품 구매 관련 소비자 불만 3,230건 중 미배송·배송 지연 관련 불만은 615건(19%)에 달했다. 한편 가장 많이 접수된 불만은 취소·환불을 지연·거부하는 경우(26.3%)였으며 뒤이어 위약금·수수료·가격불만(19.5%) 순이었다.
아마존은 11번가와의 협력을 통해 이 같은 소비자 불만을 해결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마동석을 모델로 발탁하며 소비자에게 친근감을 어필하고, 불만을 해소하며 국내 시장 영향력을 키워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