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2천억원 유상증자 결의 “한국투자캐피탈, 홈앤쇼핑 등 신규 주주사로 참여”
은행 출범 후 7번째 유상증자, 총 자본금 1조6,500억원으로 확대 증자 계속됨에 따라 ‘비바리퍼블리카’ 등 주요 주주 추가 자본조달 부담 늘어날 것 주주구성 복잡해진 ‘케이뱅크’ 전철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토스뱅크가 지난 16일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한국투자캐피탈과 홈앤쇼핑이 신규 주주로 참여한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는 금융과 유통·커머스가 결합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복되는 증자로 주주구성이 복잡해지면 향후 토스뱅크가 추가 증자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출범 후 벌써 7번째 유상증자, 왜?
토스뱅크의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 2021년 10월 출범 이후 7번째다. 지난해에만 다섯 번에 걸쳐 총 9천억원의 증자를 진행했고, 이번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총 자본금은 1조6,5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토스뱅크가 증자를 늘려온 건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적정성과 관련이 있다. 토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여신 포트폴리오 내 중저신용자(4~6등급) 대출 비중이 높다. 이때 이들 대출을 확대할수록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도 늘어난다. 토스뱅크와 유사한 카카오뱅크도 수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키워왔다.
아울러 사업 초기와 달리 해를 거듭할수록 대출 상품의 연체율 증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과 여신 규모 확대 등이 불러온 자본금의 빠른 소진도 추가 유상증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이 40%를 넘어가면서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왔는데, 인터넷 은행이 가장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이 바로 자본금이기 때문이다.
추가 자본조달 부담 점점 커지고 있어
유상증자가 빠른 속도로 반복된다면 추가 자본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현재 실적 악화로 고전 중인 대주주 비바리퍼블리카의 출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치를 통해 토스뱅크에 자금을 투입 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2021년에만 1,79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손실도 총 1,672억원을 내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토스뱅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토스뱅크 출범 이후 꾸준히 하락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장외주식 주가 추이가 이를 대변한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비바리퍼블리카 기준가는 41,750원이다. 출범 한 달여 만에 17만원에 육박하는 고점을 갱신했지만 현재는 지난해 11월 대비 -75.4% 하락하고 말았다.
향후 유상증자가 반복된다면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향상 등을 통해 토스뱅크의 성장성을 추가로 입증해야 하지만, 주주단이 납득할 수 있는 실적을 내기도 전에 투자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위험가중자산이 높은 중저신용자대출 특성상 BIS비율이 추가 하락할 우려로 도전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복잡한 주주구성으로 인해 증자 ‘난항’ 겪는 케이뱅크
아울러 토스뱅크가 유상증자를 수차례 추진해오면서 주주가 늘고 주주구성도 다양해졌는데, 이 같은 상황은 향후 원만한 증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터넷은행 제1호’ 케이뱅크도 유사한 문제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과거에도 몇 차례 자본증자를 시도했지만 복잡한 주주구성 탓에 실패한 바 있다. 사업 확장에 대한 여러 주주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대규모 증자 추진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회장 교체 논란이 커지며 일부 주주 간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의 BIS 비율은 13.94%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4% 떨어지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계획했던 IPO마저 연기했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추가증자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주주단의 의견이 엇갈려 의사결정에 난항을 겪을 것 같다”고 말하며 “특히 차기 회장이 전임자 색깔 지우기에 나설 경우 KT와 타 주주 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