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뉴빙에 광고 기능 삽입, “챗봇 신뢰성 떨어질 것” 우려↑

마이크로소프트 챗봇 서비스 ‘뉴빙’에 광고 기능 삽입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MS 파트너만 고려하고 있다”는 지적도 구글 선두에 있는 MS ‘뉴빙’, “이대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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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서치 부문 개발자 데발가 다스(Debarghya Das)의 게시글/사진=트위터 캡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뉴빙(Newbing)’ 서비스에 광고를 붙이기 시작했다. 뉴빙은 MS의 검색 엔진 ‘빙(Bing)’에 챗GPT를 연동한 챗봇 서비스다. 당초 뉴빙은 상업화된 검색 엔진 사이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출시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광고가 붙으면서 타 포털과 다를 바 없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히려 ‘포털보다 더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익화 초침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MS와 오픈AI가 막대한 초거대 AI 운영 비용 부담을 메꾸기 위해 매출 증대에만 너무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뉴빙 광고 기능, 콘텐츠 크리에이터 고려한다는 점에서 고무적

4일 업계에 따르면 초거대 AI 자연어 모델(LLM) 챗GPT를 적용한 AI 검색 엔진 뉴빙에 광고가 적용됐다. 앞으로 뉴빙 채팅창의 게시자 링크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해당 게시자의 링크가 더 많이 표시된다. 이를 통해 게시자의 웹 사이트에 더 많은 트래픽을 유도하겠다는 게 MS의 전략이다.

뉴빙 검색 엔진을 이용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와 연동된 링크에 광고 정보를 노출하는 방식도 이용한다. 뉴빙은 대화처럼 생성된 검색 결과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일부 정보값에 링크를 붙인다. 다만 광고주의 페이지 링크를 챗봇이 자연스럽게 찾은 것처럼 속일 수는 없기 때문에 해당 정보가 광고일 경우 링크에 ‘ad’ 표시가 나타나게 된다. 네이버의 ‘파워링크’를 생각하면 쉽다. 네이버는 상품을 검색했을 때 광고가 집행된 사이트를 상단에 노출시키는 파워링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MS는 뉴빙에 광고 기능을 적용한 이유에 대해 “앞으로 새로운 검색 세계에서 광고의 미래를 개척함으로써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더 많은 트래픽과 수익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와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조성하겠단 것이다. 앞서 MS는 지난 2월 자사의 블로그를 통해 “AI 기반의 MS Bing과 엣지는 소비자뿐 아니라 우리의 광고주를 위한 것”이라며 “심층적인 대화 참여에 맞춤화된 경험을 주고 광고주의 ROI(투자수익률)를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뉴빙의 광고 기능 적용은 MS가 콘텐츠 제공자에 대한 수익 공유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Bing의 경우 아무런 보상 없이 게시자들의 콘텐츠를 수집·요약해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수익을 얻을 가능성을 Bing이 빼앗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페이지를 방문해 광고에 노출되면 이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Bing이 정보를 요약해 집약적으로 제공하면 사람들이 웹사이트에 방문하지 않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결국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창출 기회를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같은 부분을 MS가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광고 달기엔 일러, 챗봇 신뢰성 잃을 수도”

그러나 IT 업계에선 뉴빙이 광고를 적용하기엔 지나치게 이른 시점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출시된 지 고작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챗봇 서비스에 광고를 적용하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이다. 외신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이용자들이 새로운 검색 방식에 온전히 적응하기도 전에 수익화를 시작해 광고와 콘텐츠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MS를 힐난했다.

광고로 노출된 결과를 다른 내용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당초 포털에선 광고가 붙은 검색 결과뿐 아니라 광고가 붙지 않은 결과도 일일이 나열한다. 때문에 광고가 붙지 않은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러나 뉴빙은 광고를 중심으로 단 하나의 답변만을 제공한다. 물론 이용자가 다른 응답을 요청할 수 있겠으나, 하나의 맥락에 20개로 질의가 한정되어 있는 만큼 이용자가 같은 질문을 두 번 물어볼 가능성은 현저히 적다.

이뿐만이 아니다. MS가 자사와 협력하는 약 7,500개의 파트너들만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또 한 번 실망감을 표출했다. 물론 MS와 관계를 맺지 않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구태여 MS가 챙겨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약 7,500개의 MS 파트너 외 다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창출 기회 자체를 막아서는 것과 이들을 챙겨주지 않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뉴빙의 광고 기능이 챗봇에 대한 신뢰성을 하락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보통 챗봇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AI가 자신 대신 수많은 인터넷의 정보를 취합해 최적의 답변을 내어 줄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챗봇이 가져온 정보의 일부가 광고주에게서 얻어온 광고라면, 이용자는 챗봇의 답변이 오염됐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ad’ 라벨이 붙어있다 한들 이용자들의 기시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ad’ 라벨이 오염의 낙인이 될 수도 있다.

사진=pexels

MS 뉴빙, 제2의 ‘구글 바드’ 될라

섣부른 판단이 어떤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을지, 우리는 지난 ‘구글 바드’ 사태를 통해 알고 있다. 앞서 구글은 지난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자체 행사를 열고 맛보기 방식으로 바드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바드는 부정확한 답변을 내놨다. ‘9세 아이에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태양계 외부 행성을 최초로 찍었다’고 답한 것이다. 태양계 외부 행성을 최초로 촬영한 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아니라 2004년 칠레 파라날 천문대의 VTL이다. 바드의 저열한 성능이 만천하에 드러나자 이날 구글 Alphabet(알파벳) 주가는 전날 대비 7.68%나 급락했다. 섣부른 판단이 불러온 1,000억 달러(한화 약 126조2,200억원)짜리 재앙이었다.

현재 MS의 Bing은 구글 검색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챗봇 ‘뉴빙’은 구글보다 선두에 진입해 있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백만 명에 달하는 뉴빙 이용자 중 3분의 1가량이 챗봇 플랫폼을 처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구글을 앞서가고 있는 MS는 광고 기능을 삽입해 새로운 이용자를 차단하기보단 신규 이용자를 더 모집할 방안이 무엇일지 고려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초기 페이스북이 이용자가 플랫폼에 적응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린 후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수익 창출과 이용자 간의 균형이 맞춰지기 시작하자 점차 광고의 수를 늘린 것처럼 성공의 공식은 이미 나와 있다. 초거대 AI 운영 비용이 적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관련 업계에서부터 광고 적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뭔지, MS는 충분히 고심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