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로봇 사고파는 시대 ‘마로솔’ 98억 투자유치, 치열한 경쟁 속 우위 선점할까
흩어진 로봇 업계·시장 정보 담아 수요자와 연결하는 플랫폼 다양한 수요 충족 위해 중고 로봇 마켓플레이스까지 사업 확장 마로솔 外 국내외 경쟁 업체 다수, “이번 투자 통해 마케팅 집중해야”
로봇 공급자와 수요자를 이어주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마로솔(마이로봇솔루션)’을 운영하는 빅웨이브로보틱스가 98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인 KB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해 미래에셋캐피탈, 신한벤처투자, 위벤처스, 에이스톤벤처스 등의 신규 투자사가 참여했다. 마로솔은 이번 투자를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이 있는 로봇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출시한 플랫폼 홍보와 로봇 대중화에 앞장서기 위한 점차적인 사업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 해결에 앞장
로봇 업계는 정보 비대칭성이 뚜렷한 분야다. 식당, 편의점, 카페, 스포츠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활용되고 있지만, 정작 로봇을 원하는 수요자들은 어떤 로봇이 자신의 사업장 환경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쉽게 정보를 얻기 어렵다. 로봇 개발 및 생산 업체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로봇 산업은 이제 막 활성화되기 시작한 분야로, 애써 개발한 로봇과 자동화 솔루션을 니즈가 있는 사용자에게 공급할 적절한 판로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마로솔이 탄생했다. 마로솔은 로봇 시장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로, 단순히 시장의 흩어진 국내외 로봇 브랜드 정보들을 모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가 원하는 로봇 매칭부터 로봇 추천 컨설팅까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인력을 구할 수 없어 로봇을 쓰는 현실 속에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마로솔이 중개하는 로봇 모델은 500종이 넘는다. 이뿐만 아니라 단순한 상품 등록 차원을 넘어 로봇 모델에 대한 기존 도입 사례와 그 과정을 영상으로 담은 데이터 2,500종까지 합하면 총 3천 건의 로봇 모델 데이터를 보유한 셈이다. 현재 로봇 거래와 관련된 데이터로는 국내외 통틀어 최다 규모다.
중고 로봇 마켓플레이스까지 선점
마로솔은 지난해 ‘중고 로봇 마켓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중고 로봇 중개 플랫폼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기존 중고 로봇 시장의 부재를 해결하고, 고가의 로봇을 재자원화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로봇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취지다.
중고 로봇 마켓플레이스는 일부 모델에 특정하지 않고 국내외 모든 로봇 모델을 비롯해 그 주변기기까지 중고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다. 판매자는 로봇 전문가의 검수 및 마로솔이 인증한 매물만 등록할 수 있는 만큼 허위·과장 매물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중고 거래 특성상 안전하게 대금 지불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마로솔이 결제 대금을 예치하고, 구매자가 의사를 밝히면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장 및 설비의 자동화가 가속화하면서 중고 로봇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중고 로봇 시장의 매출 성장세가 연평균 40%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로솔 관계자에 따르면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됨에 따라 중고 로봇 마켓플레이스도 수혜를 보고 있다”며 “기존 마로솔 플랫폼으로 쌓은 인지도와 소비자 신뢰도를 기반 덕분에 새롭게 출시한 이번 서비스도 빠르게 시장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고 로봇 마켓플레이스가 이처럼 빠르게 사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로봇 모델과 그 활용에 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문성에 있다. 여타 일반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상품의 나열 형식에 그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마로솔은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검색 필터 기능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로봇을 제시한다. 마치 중고 자동차 중개 플랫폼과 같이 중고 로봇을 구매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을 찾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외 경쟁사들 다양한데
로봇의 산업화가 급속히 확산함에 따라 경쟁사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우리보다 로봇 기술 개발 보급이 빨랐던 유럽 등 해외에선 이미 로봇 모델 중개 플랫폼이나 중고 거래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로봇 제조 및 생산업체들이 자체 사이트를 통해 대량 납품 외에도 소매 판매를 위한 공급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 지마켓, 카카오쇼핑 등에서 로봇 제품 관련 카테고리를 새롭게 개설해 일부 제조사의 신제품과 중고 제품을 동시에 등록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마로솔의 최대 경쟁자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지목했다. 현재 이들 플랫폼이 제공하는 정보는 ‘가격 비교’, ‘리뷰’ 등의 분류로, 1차원적인 수준에 머물러있지만, 새로운 전문 산업 분야에 거리낌 없이 진출하는 공룡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하면 마로솔의 로봇 시장 점유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은 막대한 자본금을 활용해 기존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던 전문성을 뚝딱 만들어 새롭게 사업에 진출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활성화되고 로봇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온라인 로봇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사업 진출을 도모하는 때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다수의 사업자가 경쟁하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물량 확보는 물론 소비자 유치에 주력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수적인 만큼, 이번 투자 자금을 투입해 인플루언서 광고나 프로모션을 통한 이른바 ‘바람몰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