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누누티비 폐쇄 “전방위 압박에 운영 중단”
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 누누티비 폐쇄 “전방위 압박과 트랙픽 요금 문제로 운영 중단” ‘제2의 누누티비’ 대체재多, 원천적 해결 아니야
“겉잡을 수 없는 트래픽 요금 문제와 사이트 전방위 압박에 의해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백기를 들었다.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위와 같은 폐쇄 결정 입장문을 게재하고 14일 자정 운영을 중단했다. 사태의 심각성에 칼을 빼든 정부가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것에 압박을 느낀 것과 더불어 국내외 불법 이용자의 급증으로 인한 트랙픽 문제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021년 6월 개설된 누누티비는 국내외 OTT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작품부터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불법 복제 및 게재해 왔다. 한때는 불법 실시간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중단하기도 했다.
누누티비의 월간 사용자(MAU)는 1,000만명, 동영상 조회수는 15억 회 이상으로 알려졌다. 합법적인 OTT 플랫폼 규모보다 덩치가 불어나자 이를 두고만 볼 수 없던 OTT 및 방송-영화 업계는 지난 3월 9일 글로벌 불법복제 대응조직 ACE와 손잡고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구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앞서 업계는 여러 차례 누누티비의 서버 차단을 요구했지만, 해외(도미니카 공화국)에 서버를 둔 누누티비는 약을 올리듯 사이트 주소를 우회하며 운영을 지속했다. 3월까지 넷플릭스 <더 글로리><길복순>, 디즈니+ <카지노> 등 신작을 게재하며 여전히 이용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런 불법 콘텐츠 유통으로 인한 업계 피해액만 약 5조원으로 추산된다.
언론을 통해 유명해진 누누티비는 “국내 OTT 플랫폼의 피해에 수긍한다”면서 3월 24일 일부 콘텐츠를 삭제했다. 불법 이용자들이 존폐를 걱정하자 운영자는 “누누티비는 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며 정부 제재와 수사 압박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누누티비는 사법기관의 추적 및 언론의 집중 보도에 의한 스트라이샌드 효과로 국내외 불법 사용자가 몰리면서 트래픽 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담으로 서비스 종료를 선택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사이트를 이용하던 불법 이용자들은 대체 사이트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누누티비가 남긴 공지의 마지막 줄에 적힌 ‘서비스 종료 이후 파생된 사칭 사이트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문구도 의아함을 남긴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를 ‘제2의 누누티비’ 탄생으로 추측하고 있다. 운영자가 대체 사이트를 만들 거라는 암시라는 것.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차단한 누누티비 대체 사이트는 30여 곳에 달한다. 그만큼 누누티비의 폐쇄는 수많은 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 중 하나의 종료에 불과하다. OTT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의 폐쇄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원천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 대체 불법 사이트는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고, 불법 도박 배너 광고 시장이 살아있는 만큼 제2의 누누티비 탄생 가능성도 높다”면서 강력한 처벌 방침과 법적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