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샘 알트만 “재택근무는 실패한 실험”

샘 알트먼 “기술 업계가 오랫동안 저지른 최악의 실수 중 하나” 재택근무 폐지하자 노조 가입률 치솟은 카카오 지난해 재택근무 근로자 수 96만 명, 전체 근로자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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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도래는 전 세계 직장에 변화의 물결을 불러일으키며 전통적인 사무실 기반 업무에서 원격근무, 즉 ‘재택근무’로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사무실 칸막이에서 집구석으로 갑작스럽고 불가피하게 이동하자 편리함의 매력과 창의성의 필요성이 맞부딪히며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두 팔 벌려 환영했던 이러한 변화는 이제 직원과 고용주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옴과 동시에 새로운 업무 모델의 효과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도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언뜻 보기에 재택근무는 바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완벽한 솔루션처럼 보인다. 지루한 출퇴근 시간을 없애고, 직장 내 스트레스를 줄이며, 개인 생활과 직장 생활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눈부신 장점의 그림자에는 무시할 수 없는 잠재적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Sam Altman)과 테슬라 및 SpaceX의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를 비롯한 최고 경영진은 원격근무가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창의성과 같은 생산성의 중요한 요소를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샘 알트만에 이어 일론 머스크까지

재택근무에 대한 논쟁은 기술 업계의 거물급 인사들의 귀에도 들렸다. 샘 알트만 OpenAI CEO는 원격근무를 “실패한 실험”이라고 부르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알트만은 “기술 업계가 오랫동안 저지른 최악의 실수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이 영원히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스타트업은 직접 대면할 필요가 없었고, 창의성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에 대한 실험은 끝났다고 말하고 싶다”며 “특히 스타트업에서 사람들이 영원히 원격으로 일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OpenAI의 공동 창립자인 일론 머스크도 알트만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2022년에 테슬라와 SpaceX에서 원격근무 모델을 폐지하고 직원들이 주당 최소 40시간은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시 더 유연한 근무 방식을 선호하는 세계적인 추세를 정면으로 거스르며 상당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재택근무에 반대하는 머스크의 입장은 애플, 에어비앤비, 쇼피파이와 같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계속 지원하는 시대에 매우 유난스러웠다는 평이 많았다.

전환의 어려움과 직원들의 불만

이러한 논란은 재택근무의 축소가 아니라 원칙 없는 근무 체계 변경에 대한 문제로 바라볼 수도 있다. 일례로 지난 1월 카카오에서 갑작스레 재택근무 중단을 통보하자 카카오 본사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이 50%에 육박했다. 당시 카카오 노동조합은 갑작스러운 재택근무 중단에 반대하며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카카오 경영진은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이는 직원들의 날선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사무실 근무로의 전환이 상당한 저항에 부딪혔다. 재택근무 인원도 지난 4년간 계속해서 증가 추세였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재택근무 활용 근로자 수는 96만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4.4%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만5,000명(0.5%)에서 3년 새 1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일부 IT 및 게임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이 사무실 근무로 복귀를 결정하면서 직원들의 불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전사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직원들의 선호도를 파악한 뒤, 그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공유해 직원들의 찬사를 받았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재택근무와 사무실 복귀 사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는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애플, 테슬라,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은 재택근무 프로그램을 폐지했으며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은 여전히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경영진의 명령과 지시가 더 이상 직원들에게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직원들이 원격근무 옵션을 제공하는 회사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임에 따라 애플, 테슬라와 같은 회사에서 구글, 메타로 인재가 이동하고 있는 만큼, 기업은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직원들이 사무실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은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가장 적합한 업무 모델을 결정해야 한다. 객관적인 논거와 구체적인 결과가 없는 토론은 무의미한 갈등과 오해로 이어질 뿐이다. 근무 방식에 대한 직원의 관점을 이해하고 체계적인 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각 업무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분석하는 것은 조직의 성과를 향상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계속되는 논란

일부 빅테크 기업들이 입장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사이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 절약, 직접적인 감독 부재, 불필요한 사교 활동을 피할 수 있는 기회 등을 열거하며 재택근무의 이점이 단점보다 크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장점은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고 직원들이 가족과 개인 생활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명백한 단점도 무시할 수 없다. Zoom이나 WebEx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는 데다, 서로 마주하며 이루어지는 상호 작용이 부족할 경우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의 비효율성, 공동체 의식의 약화, 고립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이분법이 재택근무 논쟁의 핵심이다. 고용주와 업계의 카리스마적 인물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감정과 선호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재택근무 폐지에 대한 카카오 노동조합의 반응이 대표적인 사례다. 노조의 반대는 근본적으로 재택근무 축소가 아니라, 원칙 없는 근무 체계 변경에 대한 반대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주관적 효능에서 과학적 연구까지

재택근무가 조직의 경쟁력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방해가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답은 없다. 지금까지 이 주제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수행됐고, 그중 다수는 재택근무의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러한 연구 대부분 직원 설문조사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는 한계가 있다. 소모적인 갈등과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논거와 구체적인 결과 도출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근무 환경을 지속적으로 탐색하는 가운데, 최상의 업무 방식에 대한 논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샘 알트만이나 일론 머스크와 같은 업계 거인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이는 방정식의 일부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최선의 접근 방식은 효율성 및 혁신에 대한 기업의 요구와 유연성 및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직원의 요구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팬데믹을 겪으며 재택근무가 실행 가능한 옵션이라는 사실이 입증됐지만, 그렇다고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은 두 가지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에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