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빨간불, 허정민 강판 논란부터 스태프 막말까지 ‘눈살’

허정민 ‘효심이네’ 캐스팅 이슈 저격+사과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스태프 막말 논란 K-콘텐츠 세계화 이전에 해결해야 할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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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허정민 인스타그램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된 한국 콘텐츠에 잡음이 들려온다. 캐스팅 번복으로 나타난 강판 논란과 촬영장 스태프의 막말 논란까지 고질적인 문제들이 아직까지 몸살을 일으키고 있는 것. K-콘텐츠의 세계화를 위해 한 시라도 더 움직여야 할 판에 되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배우 허정민은 KBS2 새 주말극 <효심이네 각자도생> 캐스팅 무산에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16일 새벽 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의 출연이 불발된 것에 대해 “작가님의 입김으로 강제로 하차당했다”고 주장한 것. 그는 “두 달 동안 준비했던 작품인데 작가님이 싫다고 그냥 까버렸네? 참으려다가 발설합니다. 나 이 바닥에 더 이상 흥미 없어”라고 폭로했다.

허정민 강판 논란에 대해 <효심이네 각자도생> 제작진 측은 허정민과 미팅은 한번 밖에 없었다고 전하며 “미팅 후 제작진 회의 결과 작품과 배우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캐스팅이 불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작진은 캐스팅 불발 소식을 지난 4월 소속사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히며 “캐스팅 문제에서 작가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허정민 배우의 입장에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허정민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정리를 하자면 처음에는 캐스팅이 되었는데 이후 제작진의 판단으로 무산된 거네요. 작가님의 개입은 없었고. 저는 이 소식을 뒤늦게 통보받고 미친x처럼 글 올리고 난리를 친 거네요. 제작진과 배우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제가 많이 모자랐습니다. 제작진의 깊은 유감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저격과 입장 표명, 사과 끝에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네티즌들은 “허정민은 아역배우 때부터 활동한 사람인데 제작진이 얼마나 무례했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싶다”, “촬영이 시작됐는데 배우가 바뀌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허정민을 옹호했고, 제작진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이번 해프닝으로 지난달 허정민이 SNS를 통해 폭로한 연예계 관련 내용도 주목을 받았다. 후배들과의 친목 자리를 가지며 콘텐츠 제작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그는 “욕설이 난무했던 촬영 현장과 캐스팅에서 나타나는 온갖 비리, 밤샘 촬영, 스태프 사망 같은 이야기는 지금과는 멀지만, 이런 문제로 제가 예전에 저주했던 이들은 지금 윗선에서 군림하고 있다. 아닌 척하지만 아직 이 바닥은 더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진=티빙

K-콘텐츠의 고질적인 문제는 ‘전통적인’ TV 방송에서만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영화 <닭강정>의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보조출연자의 부상 사고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마스크걸> 등의 ‘민폐 촬영’ 논란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데 이어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인 서인국, 박소담 주연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의 촬영 스태프가 행인에게 막말을 시전해 논란이 된 것.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외국인에게 사진 요청을 받아 찍어주고 있었는데, 촬영 스태프가 촬영장 배경이 찍힌다면서 사진을 찍지 말라며 손짓을 하고 내쫓았다. 그에게 ‘왜 성질을 내냐’고 말했더니 째려보면서 ‘x가냐’고 욕을 하더라”는 글이 개제됐다. 스태프의 욕설에 글쓴이는 불쾌감을 호소했다.

이에 <이재, 곧 죽습니다>의 제작사 측은 지난 15일 “촬영 장소 정리 및 안내를 위해 해당일 고용됐던 보조 스태프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음이 확인됐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 방문하셨을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전하며 “앞으로 현장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효심이네 각자도생>과 <이재, 곧 죽습니다> 두 작품 모두 올해 하반기 방영, 공개 예정인 작품이다. 시작 전부터 불거진 잡음에 아쉬움도 크다. 특히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을 집필한 조정선 작가와 <태종 이방원>을 연출한 김형일 PD가 의기투합했고, <이재, 곧 죽습니다>는 동명의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두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논란에 대한 반응도 클 수밖에 없다.

‘한류’로 시작된 K-콘텐츠는 현재 OTT 등 글로벌 채널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며 그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연이어 발생하는 현장 이슈, 캐스팅 논란 등의 잡음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K-콘텐츠의 미래는 밝을 수 없다.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위해 더 완벽한 작품, 스포일러 유출 방지, 촬영 현장 세팅 등을 위한 것이라지만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이어지는 문제들을 참아야 할 이유는 없는 것. K-콘텐츠의 세계화보다도 콘텐츠 제작 환경 내 고질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