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수익은 3천억 세금은 33억만?
수익에 비해 낮은 세금 논란 넷플릭스 저가형 광고 요금제 도입 국내에서 연간 3,000억원의 광고 매출 예상
한국에서 33억원의 세금을 낸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로 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 성장세가 정체되자 그에 대한 대책으로 저가형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다. 저가형 광고 요금제는 한 달 구독료 6.99달러(한화 9,213원)로 콘텐츠 앞이나 중간에 광고가 삽입되는 형식이다. 현재 신규 가입자의 25%가량이 저가형 버전을 선택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OTT 구독자의 약 58%가 하나 이상의 광고 요금제를 이용하는 중이며 가입 구독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넷플릭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저가형 요금제가 출시 6개월 만에 전 세계 월간 활성 사용자(MAU) 500만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광고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던 넷플릭스의 태도와 완전히 뒤바뀐 전략이다.
이런 넷플릭스의 뒤바뀐 전략에 국내 광고비가 해외 OTT 플랫폼으로 유출될 것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21일 한국언론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된 「OTT광고요금제 도입의 효과 전망」을 통해 넷플릭스의 국내 광고 매출 규모가 향후 3~5년간 연간 최소 2,687억원에서 최대 3,7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변 교수는 기존 TV 및 디지털 광고의 광고비가 넷플릭스 광고비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유료화에 따른 광고 요금제 가입 규모를 예상한 그는 “온라인 광고 매출이 1억원 증가할 때 국내 광고 매출은 68.9% 증가하지만, 지상파 광고 매출은 33.8% 감소한다”며 “OTT 플랫폼의 광고 요금제 도입으로 인해 국내 방송광고 시장이 더욱 타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최근 10년간 4.9% 감소한 지상파 광고 매출이 향후 700억원~1,200억원의 추가 하락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TT와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한국 방송 광고 시장의 위기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진행한 ‘2022년 광고주 현황조사’에 따르면 향후 광고비 집행 증가 예상 매체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꼽은 답변이 79.5%, 감소 예상 매체로는 지상파TV가 35.6%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한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제작 과정에서 만나는 투자자 중에 대 놓고 방송에서 틀지 말고 OTT로 공개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가장 큰 투자자인 광고주들의 관심이 지상파 방송에서 OTT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넷플릭스를 시작으로한 OTT의 광고 시장 진출은 국내 OTT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지난해 넷플릭스가 국내에서만 7,73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토종 OTT 업체인 티빙, 웨이브, 왓챠의 3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였지만, 한국에서 낸 법인세는 매출의 0.4%인 33억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에 낸 법인세는 7억 7,200만 달러로 전체 매출(316억 1,555만달러)의 2.4%에 달한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2019년~2021년까지 총 3년간 1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매출 원가를 올리는 식으로 이익을 줄여 58억원의 법인세만을 냈다. 지난해 10월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에서도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책정해 세금을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저가형 광고 요금제를 사용해 OTT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구독자들과 그들을 타깃으로 하려는 광고주들의 니즈가 맞물리면서 방송 시장 전반에 OTT 광고 시장의 영향력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절한 규제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