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이용자 수 회복세 이어갈 수 있을까?
MAU 회복세 보이는 토종 OTT들 TV 채널과의 협업·누누TV폐쇄 등이 긍정적 영향 미쳐 장기적 실적 개선 위해선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해야
최근 6월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토종 OTT 플랫폼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눈에 띄게 반등했다. 특히 티빙은 전월 대비 20만 명 이상 증가해 총 514만7천 명의 MAU를 기록했다. 이어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다른 토종 OTT 플랫폼도 상승세를 보였는데, 웨이브는 391만 MAU를, 쿠팡플레이는 0.47% 성장해 431만 MAU를 확보했다. 반면 왓챠는 MAU가 181만 명에서 179만 명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디즈니+와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도 한국 내 사용자 수가 감소했다. 디즈니+의 사용자 수는 4월 74만 명에서 72만 명으로 감소했으며, 넷플릭스 사용자 수는 1.7% 감소한 1,130만 명을 기록했다.
누누티비의 서비스 종료가 가져온 지각 변동
최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인 누누티비의 폐쇄는 의심할 여지 없이 OTT 환경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약 1,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누누티비는 유료 OTT 플랫폼 및 지상파 채널의 신작을 실시간 무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국내 수사가 이어진 끝에 누누티비는 지난 3월 23일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된 모든 동영상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힌 데 이어, 4월 14일 0시 서비스를 종료했다.
누누티비가 운영을 중단하자 OTT 플랫폼들의 사용자 수도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누누티비 서비스 종료 첫날 티빙은 전일 대비 일 사용자가 5%, 웨이브 6.6%, 쿠팡플레이는 무려 17.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OTT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티빙 관계자도 “거의 모든 K-콘텐츠가 불법으로 올라왔던 누누티비의 종료가 영향이 있었다”며 “티빙은 4월부터 5월까지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tvN·JTBC 등 채널 프로그램 독점, 수급 서비스가 시너지를 내면서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성장세가 다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누누티비의 폐쇄는 넷플릭스, 디즈니+가 91만 명, 27만 명 감소한 것을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OTT 플랫폼이 꾸준한 사용자 증가를 유지하고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홍보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OTT 플랫폼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이로 인해 토종 OTT의 손실까지 증가하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전반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진
넷플릭스는 올해 3월 전 세계를 강타했던 <더 글로리> 열풍과 영화 <길복순>의 활약에 힘입어 1분기에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2분기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용자 수는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진이 이용자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부진은 토종 OTT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리지널 콘텐츠 대신 TV와 함께 편성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차트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토종 OTT의 MAU 증가가 사실상 오리지널 콘텐츠 덕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지상파와 케이블 등 TV 채널과의 협업이 안정적인 성적을 내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다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토종 OTT가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성장은 누누티비의 서비스 종료를 비롯해 TV 채널과의 전략적 협업, 지상파 및 케이블 프로그램의 인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기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구독자 감소 추세가 다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구독 서비스가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앞으로 OTT 플랫폼, 특히 토종 OTT 플랫폼의 미래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하는 자세과 구독자 유치를 위해 혁신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새로운 전략과 협업, 신선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업만이 승리하는 OTT 플랫폼 시장에서 결국 ‘왕’은 이용자가 아닌 콘텐츠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