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이끄는 시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어떻게 투자하는가

생성형 AI 기술 접근성 등 ‘AI 기술’ 접목한 회사로 투자 대상 변화 ‘LBO’ 등 자본집약적 투자 방식은 줄고, 소규모 추가인수는 늘어 AI 시대 미 증시 낙관론도 있으나, ‘정부 규제’ 등 불확실성 높다는 지적도

160X600_GIAI_AIDSNote
지난 12일(현지 시간) 포브스 이코노클라스트 정상회의/사진=Forbes 유튜브 갈무리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하 골드만삭스)이 AI 시대의 투자 방식과 투자 대상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 기술을 접목한 기업들만을 투자 대상으로 삼으며 자본집약적인 투자는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의 핵심 가치를 생산성 향상에 두며 향후 산업 전반은 물론 증시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기술을 통한 운영 효율성 향상 여부가 관건

“AI는 모든 기업의 운영방식을 완전히 바꿔버리거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투자하는 대상을 바꾸고, 투자 방식마저 바꾸는 이유다” 줄리언 살리스베리(Julian Salisbury)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지난 12일 열린 포브스 이코노클라스트 정상회의에서 꺼낸 말이다. 생성형 AI로 대변되는 AI 기술이 우리 주변에 변화를 일으키는 지금, 세계 최고 투자은행도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포브스 이코노클라스트는 세계적인 기업의 리더 등 혁신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모아 혁신적인 아이디어, 트렌드, 산업의 가능성을 논의하고 탐색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캐나다 연기금 CIO인 에드 캐스 등 글로벌 자산운용기관 책임자 4명이 참석했다.

먼저 살리스버리는 AI 도구를 사용하는 기업들로 투자 대상을 옮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 및 교육 분야에서 챗GPT 등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운영 효율성을 향상 시킨 기업들이 그 대상이며, 앞으로 AI 기술을 회사 운영에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 있어 AI의 가치는 투자 대상 회사의 운영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AI 도구를 통한 (제품 등의) 성능 개선, 챗GPT와 같은 기술의 접근성 여부, 그리고 이러한 도구에 대한 산업의 인식 증가 등이 기업 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LBO 대신 소규모 추가인수선호 추세로 투자 방식도 달라져

AI 시대는 자산운용사들의 투자 방식에도 변화를 만들어 냈다. 투자기관들은 AI를 통해 다방면의 기업평가가 가능해지자 과거와 달리 투자 대상을 여러 군데로 넓히고 있다.

살리스버리는 “골드만삭스와 같은 자산운용사들은 현재 사금융 시장(Private Market)에서 레버리지 바이아웃(LBO)과 ‘자본집약적인 거래’를 지양하고 있다”며 “대신 다양한 기업을 소규모로 추가 인수하는 등 분산투자를 통해 비교적 낮은 위험을 가진 기회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BO는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투자자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한 후 투자 및 기업 재정비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려 추후 재매각해 차익을 남기는 투자 방식이다. 글로벌 운용사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 낮은 자본비용 시기를 활용해 LBO와 같은 저비용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집중투자를 선호했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LBO 투자는 줄고 있다. 글로벌 벤처투자 정보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사금융 시장의 PE 거래 활동 가운데 18.6%만이 LBO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대비 4.1%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 미국 시장 대부분의 PE 거래는 애드온(Add-On, 추가 인수) 전략이었다.

줄리언 살리스베리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사진=Forbes 유튜브 갈무리

향후 10, 생성형 AI가 미 증시 이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생성형 AI 등의 기술이 10년간 증시를 끌어올릴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기업들의 수익성을 크게 향상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가도 지속 상승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골드만삭스의 벤 스나이더 전략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 AI의 핵심은 AI를 통해 산업 생산성을 크게 증진시키는 것”이라며 “산업 전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직접적으로 AI 기술을 개발하는 AI 업체들의 순이익과 생산성 향상이 향후 미증시의 대표지수 S&P500을 30% 이상 상승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낙관론에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직 기술의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데다 정부의 규제가 어떻게 적용될지 모르는 상황에 기술적 진보를 낙관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캐나다 연기금 CIO 에드 캐스는 “아직 기술의 효과가 기업의 수익에 이어질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AI에 대한 과대평가를 우려하기도 했다. 지금의 AI 열풍과 반대로 실제 기술의 가치와 투자자 및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 사이의 큰 격차가 있을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살리스버리도 이 같은 우려에 공감하며 다양한 분산투자를 통한 능동적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향후 기술의 진보가 누구에게(어떤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항상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스스로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