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혹한기 속 ‘훈풍’ 분 프랑스, VC 국내 진출도 활성화
VC 혹한기 지속, 올해 2분기까지 혹한기 이어질 듯 프랑스 스타트업 투자 건수, 10년 만에 최대치 달성 ‘코렐리아캐피탈’ 등 프랑스 VC 국내 진출하기도
벤처투자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적 변수들이 빠르게 개선되지 못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2024년까지 최장 18개월 이상 벤처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유럽 스타트업 대부분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벤처투자 시장은 오히려 거래 건수가 반등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며 유리한 1분기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VC 혹한기에도 투자 건수 오히려 늘어
1일(현지 시각)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뤄진 프랑스 벤처·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453건으로, 10년 만에 분기별 최고 투자 건수를 기록했다. 1분기 투자금액은 25억 유로(한화 약 3조5,000억원)로 이전 최고치보다 다소 낮긴 하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보면 38.9%나 늘었다.
특히 1분기 프랑스 후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 비중은 전체의 6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업가치 고평가 이슈로 인해 다른 나라에서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얼어붙은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이는 지난 3월 암호화폐 스타트업 레저(Ledger)가 4억6,080만 유로(한화 약 6,465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에 성공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IT) 하드웨어 산업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프랑스 IT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투자 규모는 총 7억 유로(한화 약 9,800억원)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특히 IT 하드웨어 부문의 1분기 거래 가치는 이미 지난해 연간 총액보다 20.3%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청정 기술 거래에 대한 투자자의 욕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부문 또한 작년의 총거래 가치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얼어붙은 VC 시장
프랑스에 벤처투자 훈풍이 분 반면 세계적으로는 벤처투자 시장의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다. 글로벌 불확실성의 확대로 전 세계 벤처캐피털(VC) 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지난 4월 발간한 ‘2023년 1분기 VC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VC 투자 규모는 2022년 4분기 860억 달러(9,619건)에서 2023년 1분기 573억 달러(6,030건)로 상당 부분 감소했다.
지역별론 미주 지역에서 331억 달러, 유럽 지역에서 98억 달러 규모의 VC 투자가 이뤄졌다.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아시아 지역에선 135억 달러 조달에 성공했으나, 이는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나마 대체 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벤처투자 시장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는 모습이다.
프랑스 VC 시장 성장세, 국내 진출도 ‘본격적’
올해 2분기에도 글로벌 VC 투자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프랑스 VC 투자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프랑스 스타트업의 국내 진출은 더욱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코렐리아캐피탈’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유럽의 VC 중에선 최초로 국내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코렐리아캐피탈은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해 유럽 진출을 돕고 유럽 스타트업의 한국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 스타트업들은 협업할 수 있는 대기업들이 있고 명품 등 소비자 시장이 큰 한국에 관심이 많다”며 “특히 (한국이) 소비 트렌드에 있어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코렐리아캐피탈의 투자 대상은 어느 정도 시장에서 검증된,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스타트업들이다. 시리즈 B 단계의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 중 시장에서 검증된 스타트업 위주로 투자하겠단 구상이다. 이는 벤처투자 시장이 혹한기에 접어든 상황을 역이용해 스타트업 지분을 저가에 사들여 투자 이익을 최대화하겠단 코렐리아캐피탈의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