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화 기조에 아랑곳 하지 않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 VC와 손잡고 시장의 ‘새로운 변화’ 만든다

VC 업계는 지금 ‘소규모 투자’ 트렌드 스타트업 전반적으로 힘든 가운데, 기술 기반 창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세 전문가들,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VC 업계 협업 통해 선순환 만들어낼 것이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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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경제 하방 압력에 전체 창업자 수가 전년도 대비 감소하는 한편, 기술 기반 창업 기업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VC 업계에서는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소규모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규모 기술 창업 스타트업과 ‘새로운 트렌드’의 VC가 서로 합을 맞추며 벤처 투자 시장의 새로운 문법을 쓸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 위축에 전체 창업 기업 수는 감소하는 가운데 기술 창업은 우뚝 

지난 5월 31일 중소기업벤처부는 ‘2023년 1~3월 창업기업동향’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2023년 1분기 기술기반 창업이 62,299개로, 전체 창업에서 기술 기반 창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0.8% 상승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최근 금리 인상, 벤처투자 위축 등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기술 기반 창업의 열기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기술창업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업이 13.4%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오디오·영상 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의 창업이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렌드가 유튜브, OTT 플랫폼 등 영상매체 이용률 증가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밖에도 예술·스포츠·여가업(14.3%), 교육서비스업(9.0%), 사업시설관리업(7.6%)도 기술창업자 수의 증가를 이끈 것으로 집계됐다.

전 업종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새롭게 창업한 기업의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4%(15,360개) 감소한 33만3,372개로 나타났으며, 부동산을 제외한 창업은 5.8%(16,512개) 증가한 29만8,771개로 집계됐다.

큰 욕심 버린 VC 업계, 시드 및 시리즈 A 투자에 집중하는 분위기

지속되는 경제 하방 압력에 최근 벤처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밴처캐피탈(VC) 업계는 시드, 시리즈 A와 같은 소규모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기관을 포함한 주요 LP(출자자)들이 벤처투자 운용 한도를 축소하는 가운데, VC 입장에서는 시장 불황기에 리스크가 큰 도전을 하기보다는 과도한 밸류에이션이 적용되지 않은 스타트업에 소액 투자하면서 안전한 수익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3월 VC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프리 B, 시리즈 B, 시리즈 C 단계 투자를 받은 기업은 43곳으로, 전년 동기 기준 90곳의 절반이 채 안 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서 한 VC 관계자는 “벤처투자 시장 호황기에는 시리즈 B, C 단계 스타트업 중 투자 유치에 실패한 기업을 찾기 어려웠다”며 “현재는 업계 전반적으로 시드 및 시리즈 A에 투자처를 옮기면서, 액셀러레이터(AC)만 시리즈 A 단계 이하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도 옛날이야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추세에 소액 중심의 민간 LP로만 구성된 펀드도 등장했다. 민간 자금으로 조성된 벤처펀드인 ‘라구나 유니콘플러스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유니콘플러스펀드는 정부 예산이 포함된 정책자금, 금융권 자금, 연기금을 전혀 받지 않고 순수 민간 자금으로 결성된 펀드로, 약 263억원의 소규모로 결성됐다. 당시 정책 자금을 마중물로 펀드를 결성하는 일반적인 국내 벤처펀드와는 차별점을 두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유니콘 플러스 펀드는 현재 게임, ICT, 미디어·콘텐츠, 스타트업 분야 등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이제는 VC와 스타트업이 상생해야 할 시기 

이처럼 VC 업계 사이에서 ‘소규모’ 투자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VC와 스타트업이 서로 협업하며 성장하는 투자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전까지의 국내 벤처 시장의 활황이 코로나19에 따른 유동성 시장의 혜택을 본 ‘거품’에 가까웠던 만큼, 이제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VC가 ‘잠재 유니콘’ 스타트업의 창업 아이디어 구현과 사업 라인 구축을 돕고, 이로 인한 성장을 VC 및 경제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노코드 업무 자동화 솔루션 서비스 ‘아웃코드’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파워테스크’가 지난 6월 1일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이하 한투AC)로부터 프리 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파워테스크는 업무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과 다양한 데이터를 ‘코드 없이’ 자동으로 연결·처리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이탁림 한투AC 실장은 “자동화를 통한 업무 생산성 향상은 일에 대한 효율화 측면을 넘어 보다 중요하고 창의적인 것들에 집중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키워드”라며 “파워테스크 투자를 통해 한투AC와 투자 포트폴리오 대상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5월 31일 석유 유통업 관련 스타트업 ‘고미에너지딜리버리(이하 고미에너지)’는 더인벤션랩으로부터 7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고미에너지는 고미의 자회사로 석유유통 인허가 사업권을 확보해 국내 메이저 정유소로부터 석유를 공급받아 직영·가맹점·소매 주유소에 재공급하는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다. 장건영 고미에너지 대표는 “3년 후 상장을 기대할 정도로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ESG 및 전기차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기존 주유소의 변화될 역할에 초점을 맞춰 친환경 클린테크 산업군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