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택시와 합병 결렬된 ‘타다’, 실적 악화에 인력 절반 구조조정까지

‘확대 중인 적자 규모, 무산된 사모펀드 투자 계획’ 등으로 협상 결렬 스윙, 향후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지만 ‘자금조달’ 쉽지 않아 보여 구조조정까지 진행하는 타다, 정치 논리에 혁신 기업 희생됐다는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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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타다 공식 홈페이지

아이엠(i.M)택시와 타다의 합병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타다가 다시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 후보군으로 스윙 등의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높은 몸값,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토스의 타다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브이씨엔씨진모빌리티 합병 결렬, 원인은?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VCNC)와 아이엠택시 운영사인 진모빌리티의 합병이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VCNC 관계자는 구체적인 결렬 사유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진모빌리티와 타다의 합병법인에 1,000억원 투자를 예고했던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오션프론트파트너스의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진모빌리티의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협상 결렬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모빌리티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138억3,676만원, 136억3,019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런 만큼 실적이 악화되는 마당에 높은 인수금액까지 들여 타다를 인수하는 데 내부적으로 많은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두 회사의 합병이 결렬되면서 스윙(운영사 더스윙), 포티투닷(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회사), 우티(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사)등의 기업들이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선 공유킥보드 기업 스윙을 유력한 인수자로 보고 있으나 진모빌리티와 비슷한 자금조달 문제로 인해 쉽게 진척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윙은 지난 3월 타다 인수전에 뛰어들며 최대 500억원의 투자금이 필요한 신규 사업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 매각 장기화될 가능성 높아

이에 전문가들은 타다 매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후보군 기업들도 스윙과 유사한 이유로 현재까지 별다른 제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씁쓸해하는 쪽은 브이씨엔씨의 최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다. 토스는 2021년 10월 타다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지만, 인수 이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모빌리티 업계에서 타다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2021년 토스의 인수 당시 10만3,146명이었던 타다의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12월 기준 11만3,777명으로 10.3%나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앱 서비스 ‘카카오T’의 월간 사용자수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카카오T의 월간 사용자수는 1,233만8,629명으로 타다보다 100배가 넘는 수치다.

타다의 적자가 오랜 기간 누적되고 있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지난해 브이씨엔씨의 영업손실은 약 262억원으로 2021년177억원, 2020년 112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당기순손실 역시 두 2021년과 지난해 각각 74억원, 27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지난 2020년 통과된 이른바 ‘타다금지법’의 여파로 브이씨엔씨의 적자 폭이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 돌입한 타다, 벤처 업계 관심 쏠려

현재 타다는 합병 결렬 이슈와 별개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타다는 오는 21일까지 전체 인원의 절반 정도인 80~90명 정도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자에게는 희망퇴직금으로 2개월 치 월급이 지급된다.

구조조정 사유는 누적된 적자와 향후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업계에선 “당초 기대와 달리 토스의 대출·결제 등 금융서비스와 타다의 택시호출 서비스가 생각보다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낮아 보인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때 운행차량을 1,500대 이상 늘리며 인기를 끌었던 타다는 지난 2020년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이 제정된 이후부터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택시 업계의 표심을 의식한 전 정권의 영향 아래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규제까지 등장하면서 핵심 사업모델이 중단됐고, 계속되는 적자 끝에 결국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일각에선 정치 논리에 희생된 혁신기업의 대명사로 타다를 꼽는다. 이해관계자 및 기득권자의 반대에 부딪힐 경우 정치권이 기업의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된 지금, 타다의 운명을 두고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혁신 특구’ 조성 등 규제 혁신을 강조하는 현 정부가 언제 돌변하게 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