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차 안에 들어간다, 벤츠-MS 손잡고 시범 탑재

벤츠, 챗GPT 탑재한 차량으로 운전 중 검색, 예약 등 비서 업무 강화 자율주행과 맞물려 차량 내에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경험 가능 GM도 뛰어들어, 자동차 인공지능 경쟁은 자율주행에서 AI 비서로 이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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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손잡고 미국 내 차량에 챗GPT 시험 탑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시범 운영 뒤 서비스 확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벤츠는 ‘헤이 메르세데스’로 명명한 음성 비서를 통해 챗GPT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챗GPT가 자동차에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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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에도 챗GPT 시대 열리나?

CNBC 보도에 따르면 챗GPT 서비스는 미국 내 약 90만여 대의 벤츠 차량을 대상으로 16일부터 시작된다. ‘메르세데스 미’ 앱을 통해 신청하면 원격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에는 음성 비서가 에어컨 작동, 음악 재생 등에만 활용됐지만, 챗GPT가 탑재되면 운전 중 목적지에 대한 상세 정보를 알아보거나 관련 검색을 하는 등으로 음성 비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는 “대부분의 음성 비서는 미리 정해진 작업이나 응답을 하는데 한정되지만, 챗GPT는 대형 언어 모델을 활용해 명령의 이해도를 높여 응답할 수 있는 주제가 대폭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도 MS와 협력해 챗GPT 활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생성형 AI 챗GPT가 외부 서비스와 더 폭넓게 연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S의 에릭 보이드 AI 플랫폼 담당 부사장은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특정 명령을 요구하는 기존의 음성 비서와 달리 챗GPT는 후속 질문을 처리하고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운전자는 복잡한 질문을 하거나,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차례에 걸쳐 대화하면서 상세하고 적합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캘리포니아에서 벤츠의 자율주행차가 공개된 가운데, 챗GPT 기능 탑재 소식이 알려지자 ‘핸즈 프리’ 운전 경험을 넘어 ‘아이즈 프리’ 경험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량이 비서가 된다?

지난 3월 GM은 MS와 협력을 통해 향후 출시되는 차량에 챗GPT를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콧 밀러 GM 부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챗GPT를 모든 차량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자동차 업계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관점의 핵심에는 자율주행 구현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GM은 캘린더 통합, 이동 경로 탐색, 충전소 예약, 차고 문 개방 등의 업무에 챗GPT가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자율주행을 넘어 고객 경험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에도 인공지능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밀러 부사장은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음성 명령의 발전과 같은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미래 자동차에 대한 첨단 기술과 관련하여 소비자들이 더욱 많은 기대를 가져도 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고객들로 하여금 미래 자동차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출처=MS Bing 홈페이지 갈무리

챗GPT와 연계, 어디까지?

전문가들은 챗GPT가 업계의 인공지능 활용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완전 자율주행의 실현이 장벽에 부딪힌 만큼 당분간은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관점에서 챗GPT와 차량 및 전자기기들 결합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S의 보이드 부사장도 이번 벤츠와의 협업뿐만 아니라 향후 차량 전반과 전자기기들에 단순한 챗봇을 넘은 고급 비서 기능을 연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빙(Bing)에 검색 기능과 광고 기능을 강화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던 챗GPT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애플의 시리(Siri), MS의 코타나(Cortana) 등으로 촉발됐던 챗봇 및 음성인식 기반 비서 기능이 이제 컴퓨터를 벗어나 다양한 전자기기, 나아가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만큼, 챗봇 기반의 비서 기능이 한층 더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데이터 보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미국의 대형 IT 회사들이 사용자들의 검색 데이터를 광고 타깃팅에 활용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벤츠와 MS의 협업 모델에서 남겨진 검색 결과물도 광고에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운전자의 음성 명령 기록은 벤츠의 인텔리전트 클라우드에 모두 기록될 전망이다. 벤츠는 개인 데이터 보호에 대해 어떤 자료가 저장되는지 상세 사항을 모두 고객들에게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