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본격화한 中 전기차 시장, ‘꽉 찬’ 내수시장서 ‘도망’ 친 격

해외 진출 나선 中 전기차, 이게 다 ‘기술력’ 덕분? 경기 악화, 내수 경쟁 과열 등이 해외 진출 원인된 듯 ‘가성비’ 앞세웠지만, 여전히 모자란 ‘기술력’과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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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야디(BYD)의 전기차 모델 ‘한’/사진=비야디

중국 전기차의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었다. 중국은 지난해 전기차 68만 대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는 불과 두 달 만에 17만 대를 수출했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중국의 전기차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중국 전기차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제작 방식을 갖췄다는 소문이 들리는 등 위기감이 높아진 탓이다. 다만 여전히 중국의 기술력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타 국가의 기술력을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급성장’ 이룬 中 전기차 시장

최근 중국의 전기차 기술력은 나날이 늘고 있다. 미국 포드의 빌 포드 회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전기차로 중국과 경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중국차는 언젠가 미국에도 올 것이고 우리는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중국 자동차 경쟁력 상승에 우려를 나타냈을 정도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약 120% 증가한 67만9,000대로 집계됐다. 또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전기차 수출 대수는 8만7,000대로 전월 대비 5.3%, 전년 동월 대비로는 79.5% 급증했다. 올해 1~2월 전기차 수출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62.8% 증가한 17만 대에 달한다.

中 기술력이 저변 확장 요인이다?, “글쎄”

다만 중국 전기차 수출량 증가가 중국의 기술력 증대에 따른 결과라는 데에는 이견이 갈린다. CATL, BYD를 주축으로 한 중국 전기차 산업은 애초부터 자국 시장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실제 지난해 기준 이들 제품의 약 60% 이상에 중국 내부에서 소비됐다. 이들 기업은 저변을 넓히기 위해 수년간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진출을 타진했으나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전폭 지원하고 나선 바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중국 전기차 시장에 있어 치명적인 약점이 됐다. LFP는 우리 주력인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매우 낮아 전기차에 사용되는 일이 적다. 중국이 LFP를 선택한 건 우리 기업들이 강하게 쥐고 있는 NCM 기술 특허를 피하기 위해서였는데, 결국 이는 자충수가 됐다. 테슬라는 LFP 배터리 적용 범위를 2년 전과 비교해 더 이상 확장하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자본에 먹힌 벤츠를 제외한 기업에선 LFP 배터리를 탑재하겠단 제조사도 나오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LFP 배터리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중국 증권일보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메이드인 차이나’가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실상은 중국 경기 악화, 중국 내 전기차 시장 경쟁 과열 등이 겹쳐 중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영향이 크다. 쉽게 설명하자면 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해외시장에 어떻게 해서든 적극적으로 전기차를 내보내려고 시도하고 있단 것이다.

일본 토요타의 bZ4X/사진=토요타

‘가성비’ 강조한 中 전기차, 당면 과제는?

이런 중국 전기차 시장의 도전과제는 단연 ‘가성비’다. 실제로 가성비를 앞세운 비야디는 이미 태국 시장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얻어낸 바 있다. 비야디는 지난해 10월 말 아토3 주문을 받기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수입하기로 했던 물량 1만 대를 모두 팔아치웠다. 아토3는 동급 전기차로 분류되는 일본 토요타 ‘bZ4X’에 비해 약 2,770만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디는 우리나라 진출에도 가성비 전략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의 대표 세단인 ‘실’의 중국 현지 가격은 약 4,300만원 선이다. 여기서 국내 전기차 보조금이 들어가면 한국 소비자들은 약 3,000만원대 중반 가격으로 비야디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내 업체들에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는 이유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중국의 기술력은 여전히 뒤떨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탄 말곤 다 터지는’ 중국이란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는 점이 중국의 전기차 사업에 방해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잖아도 최근 전기차 시장은 ‘배터리 폭발 및 화재’ 이슈에 상당히 민감한 상태다.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업체가 이를 어떻게 타파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