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B 성공한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자체개발한 이중항체 기술로 FDA 임상 나선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시리즈B 170억원 투자 유치 이중항체 의약품, 전 세계적으로 후보물질 600여 개지만 승인은 단 6개 연평균 34%까지 성장할 ‘이중항체 시장’ 바이오테크 관심 한 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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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자가면역질환·암 질환에 대한 면역조절 항체신약을 개발하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유치에는 기존 투자자인 KB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가 후속 투자자로 참여했고, 신규투자자로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신한벤처투자, 유안타증권, 프로디지인베스트먼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우신벤처투자, 타임폴리오캐피탈·신한캐피탈, 킹고투자파트너스, 우리은행, 아드파트너스, LSK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시리즈 B 투자 유치로 현재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누적투자 금액은 370억원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투자금을 현재 개발 중인 ‘IMB-101’의 미국 임상1상 시험 수행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 아이엠바이오로직​스 ​하경식 대표이사/사진=한국바이오협회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치료용 이중항체 개발 성과로 투자 유치 성공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8월에 설립된 항체신약 연구개발 바이오벤처로,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가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에서 개발하던 신약 과제를 이전받으면서 시작됐다. 지난 2021년 1월 시드투자를 받았으며 같은해 8월 시리즈 A 투자로 170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핵심 기술은 이중항체 기술로, 대표 파이프라인은 ‘IMB-101’다. 이는 OX40L 단백질과 특정 종양 괴사 인자(TNF)를 이중 타깃해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후천성 적응면역(Adaptive Immunity) 관련 면역세포를 동시에 제어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이중항체다. 현재 미국 임상1상 시험 수행을 앞두고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ePENDY’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ePENDY는 결합기 10개를 보유해 세포막에 위치한 타깃 단백질에 강하게 결합할 수 있는 항체 백본(backbone)이다. 항체의약품 제조에 쓰이는 기존 IgM 방식 대비 체내 반감기를 늘리고 정제 공정 용이성을 높여 효능 극대화 및 잠재적 부작용 위험을 줄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하경식 대표는 “현재 다양한 면역항암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그중에서도 특이적 T세포 활성화 컨셉의 과제개발에 속도를 내 후속 파이프라인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시리즈 B 투자로 재무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IMB-101의 글로벌 임상 결과를 빠르게 확보하고 후속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개발에 성공해 내년까지 의미 있는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중항체 기술: 하나의 항체로 두 개의 효과를

이중항체 기술(Bispecific Antibody)은 두 개의 다른 항원을 동시에 인식하는 항체로, 한 번에 하나의 항원에만 결합할 수 있는 단일 항체보다 치료 효과가 높아 차세대 항암 치료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중항체 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한쪽 측면에서는 암세포를 제거하고, 다른 쪽 측면에서는 면역세포를 강화할 수 있다. 즉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기능을 동시 수행해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작용 기전 구현이 가능해 암 외에 다른 질병에도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안정적인 항체 결합과 약효를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만큼 개발장벽이 높아 생산효율이 떨어진다는 점과 인공적으로 만든 항체의 특성상 인체 면역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이중항체 후보물질이 600여 개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은 이중항체 의약품은 2023년 기준 단 6개에 불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파이프라인인 이중항체 ‘IMB-101’/사진=아이엠바이오로직스

시장 전망 확실한데, 아직 선두그룹 없는 이중항체 시장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이중항체 기술 관련 시장은 2021년 약 40억 달러(약 5조원)에서 연평균 32%씩 성장해 2027년 약 190억 달러(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 기관인 루츠 애널리시스도 전 세계 이중항체 의약품 시장이 연평균 34%씩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시장 잠재력이 확실한 기술인 셈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대형제약사 사노피(Sanofi)의 파이프라인(SAR442970)을IMB-101의 경쟁제품으로 꼽고 있다. 이외에도 로슈, 애브비, 화이자, 종근당, 셀트리온, 에이비엘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적극적으로 이중항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종근당은 폐암 표적항암제 부작용 해결을 위한 이중항체 ‘CKD-702’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셀트리온은 지난해 9월 20일 미국 바이오테크 ‘에이비프로(Abpro)’사와 유방암 타깃의 이중항체 치료제 ‘ABP102’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 9월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을 출시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말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임상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했다. 하 대표는 이번 임상1상이 건강한 성인과 류마티스관절염(RA) 환자에게 IMB-101의 단회투여 및 반복 투여에 따른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이중항체 기술에 주목하는 가운데, 가파른 성장세가 예고되는 만큼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시리즈 B 투자를 통해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IMB-101가 세계에서 7번째로 미국 임상실험 승인을 취득할 수 있을지 바이오테크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