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급감’ 위기의 스레드, 화려한 입소문과 부실한 내실?
나흘 만에 ‘1억 가입자’ 신화 쓴 스레드, 최근 들어 MAU 급감 SNS 필수 기능 부재, 인플루언서·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 스레드 흥행에 촉 곤두세우는 트위터, 광고 수익 확보 ‘각축전’ 벌어질까
출시 나흘 만에 ‘1억 가입자’를 달성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메타(구 페이스북)의 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레드(Threads)’ 열풍이 한풀 꺾였다. 과도한 인플루언서·마케팅 관련 게시물이 초기 서비스 경험을 해침은 물론, SNS 핵심 기능이 부실해 이용자를 잡아둘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트위터 등 여타 SNS 서비스는 스레드의 매서운 성장세에 주목, 본격적으로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트위터가 콘텐츠 크리에이터 광고 수익 배분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과연 스레드가 촉발한 서비스 경쟁은 SNS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급감하는 DAU, 원인은 ‘인플루언서’?
웹 분석 전문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Similar web)에 따르면 전 세계 스레드 DAU(일일활성사용자)는 지난 7일 4,900만 명에서 14일 2,360만 명으로 일주일 만에 절반 이상 급감했다. 1인 평균 일일 스레드 사용 시간은 지난 7일 약 21분에서 14일 6분으로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유사한 형태의 SNS인 트위터 사용 시간은 25분 안팎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사용자 역시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스레드 DAU는 출시 6일 차인 지난 11일 25만8,453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 16일 16만8,565명까지 급감했다. 신규 설치 건수도 지난 7일 13만628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16일 1만3,927건까지 쪼그라들었다.
스레드 초기 서비스의 주축을 이룬 것은 연예인, 인플루언서, 정치인, 기업인 등이었다. 현대자동차·삼성전자·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도 스레드 열풍에 합류했다. 하지만 유명 인사 및 기업이 초기 서비스를 점령하자 스레드는 SNS 이전에 ‘마케팅 수단’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스레드만의 고유한 이용자 문화가 형성되기도 전에 마케팅 게시물이 급증했고, 이에 피로감을 느낀 초기 사용자가 대거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명인’ 홍보 먹혔지만 실상은 부실
‘트위터 대항마’로 도전장을 내민 스레드는 △유명인들의 서비스 이용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최고경영자)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결투 예고 등으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인스타그램 계정 기반의 손쉬운 가입 절차로 출시 나흘 만에 1억 가입자를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SNS 이용자들은 스레드에 대해 ‘형태는 트위터, 감성은 인스타그램’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스레드가 높은 익명성과 자유도 등 트위터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DM(다이렉트 메시지)·해시태그(#)·실시간 트렌드 등 인스타그램의 핵심 기능 역시 빠져 있다. SNS 서비스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기능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일각에서는 추후 DM·실시간 트렌드 같은 기능이 출시되기 전까지 스레드 성패를 논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스레드는 18일(현지 시간) 출시 후 최초로 △자신의 팔로워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팔로우 탭(follows tab) △구독 옵션 △언어 번역 등 신규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저커버그가 스레드 출시 첫날 “아직 추가할 많은 기능이 있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업데이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 출시 여부도 흥행의 관건 중 하나다. 스레드는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문제 등으로 아직 유럽에서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했다. 이에 업계는 유럽 출시 이후 스레드 가입자가 다시 한번 폭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위험하다’ 대립각 세우는 트위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레드 열풍’은 트위터를 비롯한 경쟁사의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트위터가 일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광고 수익의 일부를 배분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올해 2월 머스크가 수익 배분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후 처음 실제 배분이 이뤄진 것으로, 트위터는 지난달 크리에이터를 위한 첫 배분 금액이 총 500만 달러(약 63억3,750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크리에이터에 지급하는 금액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등 정확한 배분 방식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스레드와의 경쟁에 직면한 트위터가 이용자 이탈 방지 전략으로 ‘수익 배분’을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스레드는 광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계정을 만들고 홍보를 하는 것은 자유지만, 광고주가 메타 측에 광고 비용을 납부하고 홍보 콘텐츠를 전달하는 ‘광고 도구’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후 스레드가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하던 광고 도구를 일부 변경해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트위터 입장에서 광고 수요 분산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머스크는 15일 트위터를 통해 “광고 수입이 50% 떨어진 데다 과도한 채무 부담으로 현금 흐름이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차후 시장에서 메타와 트위터 측의 광고 수익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