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넷플릭스, ‘광고 단가 인하’로 매출 저하 ‘돌파’?

넷플릭스, 매출액 증가 2.7%에 그쳐 수익 개선 실패한 넷플릭스, 광고 단가 손질한다 넷플릭스 수익 개선 역량,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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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수입 확대를 위해 작년에 도입한 ‘광고 연동 요금제’의 수익구조를 손질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기존 협력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수익 보장 규모를 줄이고 대신 그 외 파트너를 통해서도 광고를 팔기 위해 예비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불황 속에 광고 단가 인하 등 수익 개선안을 단행하는 기업이 다수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수익 개선 역량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WSJ “넷플릭스, 광고 판매 경로 다양화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지금은 광고주가 넷플릭스나 MS를 통해서만 광고를 살 수 있는 구조를 띠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앞으로 트레이드데스크나 미국 최대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의 프리휠 같은 광고 기술 업체에도 광고 공간 판매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고 판매를 위한 경로를 더욱 다양화하겠단 전략이다.

앞서 지난해 말 넷플릭스는 광고가 붙는 대신 가격을 낮춘 월 6.99달러(약 8,933원)짜리 신규 요금제를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요금제 도입에 있어 넷플릭스는 MS와 협력했는데, 당시 MS는 넷플릭스에 서비스를 위한 기술을 제공하고 광고를 파는 대신 거액의 수익 보장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MS의 광고 판매 능력은 넷플릭스의 기대 이하였고, 이런 가운데에서도 MS는 이미 보장된 최대 수익을 넷플릭스로부터 지급받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요금제 도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넷플릭스가 내놓은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입자는 589만 명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넷플릭스 주가는 증시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8%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당초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 들어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그날 장 마감 때까지 62% 오른 상태였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은 데 따른 투자 불안 증폭으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광고 연동 요금제, 수익 개선에 도움 됐나

넷플릭스는 한국에서도 지난해 말 ‘월 5,500원으로 만나는 넷플릭스’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광고 기반 저가형 구독서비스를 적극 홍보했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였던 ‘베이직’보다 4천원 더 저렴한 대신 1시간짜리 콘텐츠에 4~5분 분량의 광고를 도입한 게 광고 연동 요금제의 골자다.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도입 배경엔 OTT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구독자 및 매출액 감소가 있었다. 지난해 4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넷플릭스의 유료가입자 수는 지난 분기 대비 약 20만 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첫 감소세를 보이면서 주가도 즉각적으로 하락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이미 포화 시장에 근접한 OTT 시장에서 2030세대 신규 가입자들이 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찾고 있을 것이라 판단, 광고 연동 요금제를 신설한 것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유튜브와 비교하면 광고 인벤토리가 상당히 협소하다. 부득이하게 프리미엄 가격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제약이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 광고 연동 요금제의 명확한 한계점이다. 특히 영화와 드라마의 특성상 중간광고에 대한 시청자의 거부감은 넷플릭스가 상상한 것보다 더 컸다. 광고 연동 요금제 신설을 통해 비즈니스 아이디어 확장을 노릴 수 있었단 점에선 긍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결국 실질적인 수익 개선엔 광고 연동 요금제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주된 평가다.

실패의 기로에 선 넷플릭스가 선택한 건 광고주로부터 받는 광고비를 손질하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일부 광고주는 넷플릭스와 시청자 1천 명당 39∼45달러를 지급하는 데 동의했다. 당초 넷플릭스는 이전까지 같은 조건에 45~55달러의 광고비를 부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비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광고주 풀을 넓히고 광고 효과를 제고하겠다는 게 넷플릭스의 계획이다.

변경된 트위터 로고/사진=트위터

트위터 등 빅테크 기업도 ‘광고 단가 인하’

사실 광고 단가 인하는 넷플릭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러 빅테크 기업들이 경기 악화 등 상황 아래 광고 단가 인하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지난 25일엔 트위터가 광고 가격 인하에 나섰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는 일부 광고주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비디오 광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히 오는 31일까지는 신규 광고 예약에 대해 50%까지 할인도 제공한다. 트위터가 이 같은 파격적인 할인을 시작한 건 최근 트위터의 광고 수익이 약 50%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는 조만간 긍정적 현금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내놨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부터 수년간 이미 손실을 지속해 온 만큼 회복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불황기가 오면 통상적으로 광고비는 비용 삭감의 주요 타깃이 된다. 넷플릭스나 트위터 등 빅테크 기업이 광고료 할인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저렴한 광고비를 통해 광고주의 마음을 돌리겠단 취지다. 다만 일각에선 “광고비가 줄어든 만큼 여러 기업들이 광고 전광판에 오르내리게 되면 결국 특정 기업의 광고 효과는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광고비가 저렴해진 만큼 다양한 기업들이 몰려들면 그만큼 한 기업이 받는 스포트라이트는 적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격 인하에도 전략과 역량이 필요한 법이다. 넷플릭스의 단가 인하 전략이 어디까지 먹혀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