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OTT, 新수익모델 없이는 ‘지속 불가능’

구독료 외에 마땅히 없는 수익구조, 국내외 OTT가 적자에 허덕이는 이유 OTT 후발주자 쿠팡플레이의 성공 방식: 쿠팡과의 연계 및 스포츠 독점 중계 굿즈제작, PPL 등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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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서비스의 수익성 보장을 위한 생존게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인해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OTT 가입자 증가세가 역성장세로 돌아서고,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를 위한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끝없이 투입되며 가입자 기반 수익모델에 한계가 찾아온 탓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콘텐츠 제작비에 수익모델 발굴 나선 OTT

지난해 11월 넷플릭스는 베이직 9,500원, 스탠다드 13,500원, 프리미엄 17,000원 등 3가지 요금제에 새로운 광고형 요금제를 추가했다. 시간당 평균 4~5분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월 5,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핵심이다. 이같은 넷플릭스의 시도에 업계의 시선은 엇갈렸다. 광고형 요금제가 향후 OTT의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와 소비자들이 갖는 광고형 요금제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공존한다는 이유에서다.

광고 요금제 도입에 이어 넷플릭스는 올 하반기 중 한국에서도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정책은 기존과 달리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 공유를 하기 위해서 계정 소유자가 월 구독료에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국 소비자들의 반감이 크다는 설문조사에도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도입하려는 목적은 결국 신규 수익모델 창출에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OTT의 수익구조 자체가 적자를 개선하기 힘든 구조라고 평가한다.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위해 최대 수천억원대의 제작비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갈수록 치솟는 콘텐츠 수급 단가도 적자폭을 키우는 데 한몫하고 있다. 만에 하나 콘텐츠가 대박 나더라도 투자비를 회수할 때까지 구독자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작해야만 한다. 제작하는 모든 콘텐츠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한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인 셈이다.

정통 아닌 ‘편법’ 통해 국내 OTT 시장 점유한 쿠팡플레이 

이런 가운데 쿠팡플레이만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독주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최대 이커머스 쿠팡이 지난 2021년 런칭한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는 정식 출시 1년 만에 MAU 350만 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달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쿠팡과 쿠팡플레이가 각각의 사업으로 따로 놀고 있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에게 이용권을 부여하는 식으로 시작했다. 서비스 런칭 초창기에는 예능 분야 오리지널 콘텐츠인 <SNL 코리아>를 통해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이후 손흥민·이강인·김민재 등 유럽파 축구선수 경기 온라인 독점 중계에 이어 2025년까지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경기 중계권 확보,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디지털 독점 중계권 획득 등 대형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 주력했다. 이에 쿠팡플레이는 OTT 산업의 후발주자임에도 이미 국내 시장을 점유한 넷플릭스나 티빙에 대항할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OTT 업계에서 일종의 ‘편법’을 사용한 것이다.

GS25 홍보 모델이 협업 상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GS리테일

한편 왓챠와 넷플릭스 등 일부 OTT는 편의점 업계와 손을 잡고 브랜드와 연관된 상품 개발 및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 온라인에만 국한된 OTT 브랜드와 콘텐츠를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으로 확장시키겠단 의도다. 지난 5월 왓챠는 이마트24와 함께 웹드라마 <좋좋소>에서 착안한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빡치주’, ‘개빡치주’ 2종을 출시했으며, 넷플릭스는 6월 GS25와 손잡고 ▲넷플릭스 콤보 팝콘 ▲넷플릭스 핫도그 ▲넷플릭스 제주라거 ▲넷플릭스 마카다미아 치즈믹스넛 등 협업 상품 4종을 선보인 바 있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협업 상품에 열광하는 모양새다. 이달 중순 GS25 측 관계자는 하반기 넷플릭스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D.P.2> 관련 신제품 출시를 전하며 “넷플릭스 점보 팝콘이 현재 전체 스낵 매출 1위에 올랐다.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OTT 업계가 쿠팡, 아마존, 편의점 업계 등에서 취하고 있는 간접 매출 구조를 벤치마킹해 새로운 수익모델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OTT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작품 추천, 검색 엔진 구조 등의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향도 제시했다.

‘PPL’이 OTT 적자 구조 타파할 현실적인 방안이란 평가도

반면 수익 연계 모델 발굴보다 ‘간접광고(PPL)’의 활성화가 OTT 수익모델 개선 방안의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9일 박혜경 연세대 박사과정생과 한윤 하얼빈공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디어 이용행태 변화에 따른 TV 광고 활성화 방안 연구’를 통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IPTV, 드라마 제작사를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한 콘텐츠 업체 대표는 “광고는 시청자들에게 본능적인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며 “결국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PPL”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최고 화제작 중 하나였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남자주인공의 트라우마가 발포비타민을 물에 넣을 때 나는 기포 소리를 들으며 안정된다는 설정과 함께 발포비타민 PPL을 진행했다. 당시 시청자들은 해당 장면이 PPL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며 호평을 쏟아낸 바 있다. 제품이 작품 속에 훌륭히 녹아든 덕에 발포비타민 제조사 바이엘코리아는 <더 글로리> 방영 후 전년 대비 브랜드 검색량이 약 6배 증가했으며, 온라인 매출도 전년 동기간 대비 약 5배 늘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OTT 대다수가 PPL을 활용하지 않는 ‘애드 프리(AD-Free)’ 정책을 내세워 구독자를 모집했던 만큼 작품 내 PPL을 삽입할 경우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한 누리꾼은 “이제는 시청자들도 제작비가 어떤 식으로 충당되는지 알고 있다”며 “제품을 러닝타임 내내 도배하거나 억지로 끼워맞추지만 않는다면 PPL을 활용하는 건 상관없다”고 반박했다. 얼마나 자연스럽고 정교하게 작품 내에 PPL이 녹아들어 가는지가 중요하단 얘기다. 이어 이미 넷플릭스에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 만큼 PPL을 이전보다 활성화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반감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덧붙였다.

이미 유료 구독 콘텐츠를 신설하거나 구독료 상승, 스폰서십 발굴 등의 플랫폼 내부적 정책은 한계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인수 합병 등의 방안도 OTT 플랫폼의 고질적인 적자 구조를 깨지 못하고 있다. 결국 광고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추구하는 OTT의 자존심과 적자 구조 개선이라는 두 가치의 충돌은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수익모델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콘텐츠가 곧 경쟁력인 OTT 시장에서 적자 구조를 해결하고 순이익을 개선해 내는 플랫폼만이 향후 OTT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