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진출하는 콘텐츠 IP, “시청하고 맛보고 즐겨요”

넷플릭스 드라마 끌어안은 유통업계, ‘GS25-D.P.2’ 콜라보 상품 출시 메이플스토리,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 IP 콜라보 성공적, 게임 팬 수요 흡수 ‘넷플릭스’ 그 자체도 IP다? IP 활용 방안의 다변화

160X600_GIAI_AIDSNote
사진=GS25

OTT를 비롯한 콘텐츠 IP들이 유통업계의 ‘마케팅 상품’으로 속속들이 변신하고 있다. 재미와 경험을 내세운 유통업계의 ‘콜라보 마케팅’ 수요와 콘텐츠 시장의 IP 활용 수요가 결합되면서다. 인기 게임, OTT 플랫폼의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는 물론 OTT 플랫폼 그 자체까지 실생활 속에서 ‘IP’로 활용되는 등 관련 경쟁 역시 치열해지는 추세다.

편의점에서 만나는 넷플릭스 드라마?

최근 편의점 업계는 젊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콜라보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24가 제주도 핫플 ‘더클리프’와 손잡고 △시그니처 메뉴를 활용한 ‘선셋에일맥주’ △더클리프 클럽버거 △더클리프의 현무암 치킨을 소재로 한 ‘더빅현무암치킨마요삼각김밥’과 ‘현무암치킨마요덮밥’ 등 제품 4종을 단독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마트24는 이전부터 MZ세대를 겨냥해 인기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한스델리’, ‘캔모아’와 이색 협업 상품을 출시했으며, 이달에는 보양식 라멘집으로 유명한 ‘라무라’와 찜닭도시락, 레드치킨을 소재로 한 버거와 삼각김밥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편 특정 브랜드뿐만 아니라 인기 콘텐츠 IP를 활용한 콜라보 마케팅도 급증하는 추세다. GS25는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시너지 확대를 위해 지난 5월 넷플릭스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최근 넷플릭스와 ‘D.P.2’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였다. 협업 상품은 △매콤슈넬치킨마요덮밥 △슈넬치킨마요덮밥 △맛다시나물비빔밥 △맛다시&바비큐바주먹밥 △슈넬치킨마요김밥 등 총 5종으로 드라마 <D.P.2>의 배경인 해군 PX 상품을 기반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게임 팬들 사로잡는 ‘게임 IP 콜라보’

게임 IP를 활용하는 마케팅 사례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GS25는 지난해 넥슨의 인기 RPG 게임 ‘메이플스토리’와의 콜라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오프라인에서 콜라보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온라인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정판 ‘메이플 몬스터 티켓’을 지급, 해당 게임 IP의 열성 팬 고객을 대거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메이플 몬스터 티켓’은 모은 수량에 따라 게임 내 ‘코디 아이템’으로 교환 가능했으며, 스탬프 20개를 모으면 메이플스토리의 마스코트 캐릭터 실물 피규어를 수령할 수 있었다.

이달 GS25는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와 콜라보 행사를 진행했다. ‘오늘 저녁은 치킨25닭’ 할인행사는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유저들이 게임에서 최종 승리했을 때 주로 사용하는 문구인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을 GS25의 즉석 치킨 브랜드인 ‘치킨25’에 적용한 기획이다. 행사는 7월 한 달간 GS25에서 10대 소비자가 치킨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시간대인 매일 오후 6시~9시에 진행되며, 해당 시간대에는 치킨25 상품 3종을 500원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사진=GS25

콜라보 행사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공식 ‘굿즈’도 제공한다. GS25는 지난 13일부터 GS페이로 치킨25 전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 중 약 3,000명에게 △ Razer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세트 △배틀그라운드 티셔츠 △우리동네GS클럽한끼 구독권 등을 증정하는 ‘치킨25 먹고 배그 굿즈 파밍하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IP가 되는 세상

유통업계의 콘텐츠 IP 활용은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게임, 드라마 등 보편적으로 활용되던 IP는 물론, 콘텐츠 플랫폼 자체가 IP로써 활용되는 경우까지 등장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5월 넷플릭스와 협업을 시작하며 넷플릭스 자체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넷플릭스 대표 오프닝 사운드 ‘투둠’을 플레이버명에 담는가 하면, ‘콘텐츠 향유’라는 넷플릭스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팝콘을 콘셉트로 한 ‘솔티드 밀크 크런치 △땅콩을 콘셉트로 한 ‘커피 땅콩 앤 카라멜’ 등 신규 플레이버를 출시하기도 했다.

GS25도 맥주, 오징어튀김, 견과류 등 넷플릭스를 콘셉트로 한 다양한 자체 IP 상품을 출시, 꾸준히 O4O 전략을 강화해가는 추세다. 특히 넷플릭스 내 콘텐츠를 몰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정주행족’을 겨냥한 대용량 ‘넷플릭스 점보팝콘’은 큰 인기를 끌며 스낵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GS25는 플래그십 스토어 ‘도어투도어’에서 넷플릭스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주말마다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했으며, 기존 7월 15일이었던 종료 예정일을 7월 20일까지 연장한 바 있다. GS리테일 대변인은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효과적”이라며 “특히 2030세대에게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콘텐츠 IP의 상품화는 온라인 환경에서만 접하던 콘텐츠를 실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신선함’을 안겨준다. 관련 상품의 유행은 △새롭고 신선한 상품을 찾는 청년층 소비자 △획기적인 마케팅 포인트를 찾는 유통업계 △IP를 활용한 부가 수입을 노리는 OTT 업계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