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1위 ‘BYD’, 올해 기술개발 인력 3만명 신규 채용, “경쟁사와 기술격차 확대한다”

왕촨푸 회장 “향후 2~3년간 대규모 연구개발 인력 바탕으로 기술 혁신하겠다” ‘배터리, 자동차 모터, 전자제어장치’ 등 자체 개발 능력이 차별화된 경쟁력 국내 시장서도 채용인력 확대,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전기 승용차’ 출시

160X600_GIAI_AIDSNote
비야디 전기차 ‘탕’/사진=비야디 코리아 홈페이지

중국의 전기차 기업 BYD가 올해 대규모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3년간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해 저가형 모델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설립 이후 꾸준히 기술개발에 집중해 온 BYD는 전기차 배터리부터 완성차에 필요한 자동차 모터 및 전자제어장치 등의 주요 부품까지 자체 개발에 성공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해전술통해 기술격차 확대

중국 경재매체 차이신은 BYD가 올해 3만 명이 넘는 대학(원) 졸업생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국내 직원수가 약 7만2,689명, 기아가 약 3만5,847명인 것과 비교할 때 ‘BYD가 인해전술을 편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세부 계획을 살펴보면 BYD가 기술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전체 신규 채용 인재 가운데 기술개발 인력 비중은 80.8%, 석·박사 비중은 60% 이상에 달한다. 주요 채용 부문 또한 전자,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등의 사업부문에서 기술연구 및 R&D 직종에 해당한다.

2021년 이후 BYD의 연구개발 인력과 연구개발 비용은 급증하는 추세다. 2021년 4만400명이던 연구개발 인력은 2022년 6만9,700명으로 2년만에 1.6배 증가했다.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은 202억2,000만 위안(약 3조6,236억원)으로 2021년보다 무려 90.3%나 급증했다.

과감한 투자에 힘입어 BYD는 지난해 폭스바겐을 제치고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매출도 3년 전 1,566억 위안(약 28조643억원)에서 지난해 4,240억 위안(약 75조9,85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왕촨푸 BYD 회장은 지난 3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BYD는 인해전술 전략을 통해 향후 2~3년간 대규모 연구개발 인력을 바탕으로 기술혁신 능력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랜 기술개발의 성과, ‘배터리부터 완성차 주요 부품까지직접 제조

1995년 휴대전화 배터리 제조회사로 시작한 BYD는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2002년 전기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꾸준히 자동차 기술력을 쌓으며 2008년 세계 최초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를 출시했고, 2012년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토대로 전 세계 완성차 업체 가운데 최초로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현재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1위에 오른 BYD는 단순히 저렴한 전기차로 성공한 회사가 아니다. 테슬라가 아직 전기 버스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BYD는 전기 버스는 물론 지게차, 트럭 등을 포함한 다양한 차종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기술개발에 지속적으로 엄청난 투자를 진행함에 따라 얻은 차별화된 기술력이 BYD의 주요 성공 배경이다.

특히 세계 어느 완성차 업체도 가지지 못한 배터리 자체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폭발 안전성이 뛰어나고 생산 단가도 낮다. 기술 개발을 통해 기존 LFP 배터리의 구조를 간소화했고, 짧은 배터리 수명이라는 단점도 보완하는 데 성공했다.

배터리 외에도 자동차 모터나 전자제어장치 등도 직접 만들 수 있는 기술력도 갖췄다. 일례로 BYD는 전기차의 배터리와 모터를 제어하는 주요 부품으로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반도체 IGBT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 기술력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의 효율화를 통해 지난해 기준 BYD의 전력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며 독일의 인피니언(점유율 5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사업 초기부터 차량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해 온 BYD는 최근 수직 계열화된 생산 구조를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BYD 왕촨푸 회장, 2008년 워런버핏으로 부터 10% 지분 투자를 이끌어냈다/사진=BYD 홈페이지

지난 4월 전기 트럭 출시 이어, 올 연말 본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 준비

현재 BYD는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준비에 나서고 있다. 2019년 10월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온 이후 다음 해인 2020년에 목적 사업을 대거 늘렸고, 지난해 10월 환경부로부터 1톤 전기 트럭 인증을 받은 이후 국내 주요 도시 위주로 사업 지점을 늘리고 있다.

그러다 지난 4월에는 1톤 전기트럭 ‘티포케이(T4K)’를 출시하며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BYD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판매력을 입증받은 전기트럭을 시작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류쉐량 비야디(BYD) 아태자동차판매사업부 총경리는 “전 세계 70여 개 나라에서 운행되는 비야디 전기차는 지난 28년 동안 기술이 왕이고 혁신은 기본이라는 이념을 기본으로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다”면서 “특히 이번 SK텔레콤·카카오모빌리티 등의 한국 기업과 공동으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한국 전기차의 미래를 봤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국내 전기 승용차 출시 계획에 대비해 인력 채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채용 부문은 승용차와 상용차의 안전 및 환경 인증 직무 위주로, 국내 환경부 인증 통과하기 위한 인력 충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BYD의 국내 전기 승용차 출시 계획이 이르면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