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에 맞춘 건강관리 앱 ‘필라이즈’, 120억원 실탄 장전
필라이즈, 캡스톤파트너스 주도로 시리즈 A 마무리, 누적 투자액 150억원 영양에 관심 많은 소비자 겨냥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앱 운영 중 건강기능식품 시장, “2030년까지 25조원 성장할 것”
22일 개인 맞춤형 영양·식단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필라이즈(Pillyze)가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캡스톤파트너스의 주도로 삼성전자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삼성 넥스트와 KB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라이즈는 이번 투자를 통해 건강관리 시장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플랫폼 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개인 건강관리 시스템, 필라이즈
2021년 설립된 필라이즈는 사명에 약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Pill’과 분석을 뜻하는 ‘Analyze’가 담긴 초개인화 영양제·식단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기술을 통해 이용자의 건강 상태에 맞는 영양제를 골라 추천해 주는 건강관리 앱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4월 출시한 건강관리 앱은 직관적인 그래픽과 쉬운 앱 사용성 등으로 출시 14개월 만인 지난 6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75만 명을 달성했다. 영양제 조합 분석 횟수는 누적 85만 회에 이른다. 이같은 성과에 필라이즈 측 관계자는 “소비자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열풍과 코로나19를 거치며 건강관리에 집중하는 소비자들의 기조가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창업자인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는 앞서 호텔 예약 서비스 스타트업인 ‘데일리호텔’을 8년간 운영하다 ‘야놀자’에 매각한 이력이 있다. 신 대표는 “지난 8년간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몸이 많이 망가졌다”며 “성공적인 엑시트 후에도 만성 피로나 수면 장애 등 후유증이 오래가 건강관리에 관심을 두다 보니 필라이즈가 탄생했다”고 창업 배경을 밝혔다.
시드 투자에 이어 시리즈 A 투자까지 성공적으로 유치한 필라이즈의 누적 투자금은 총 150억원이다. 필라이즈는 이번 투자금을 통해 플랫폼 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고, 초개인화 AI 기술을 고도화해 국민 건강관리 플랫폼 레벨로 성장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건강관리에도 슈퍼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초개인화 서비스 포트폴리오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관리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용자를 중심에 둔,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
필라이즈에서 운영하는 건강관리 앱에서는 ‘영양제 조합 분석’ 기능을 통해 복용하고 있는 영양제 성분 분석, 추천 영양 성분 효과, 부작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식단 맞춤 관리’ 기능을 통해 개인의 키, 체중뿐만 아니라 기저질환 등 건강 데이터와 목표에 맞는 맞춤 식단을 추천받고, AI 영양사의 식단 점수 피드백을 통해 쉽게 건강한 식단 관리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약사와 영양사 등 전문가와의 상담 ▲수분 섭취량 피드백 ▲운동 관리 기능 ▲영양제의 효과나 부작용 등이 기재된 리뷰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타 건강관리 플랫폼과 달리 식단과 영양제로 섭취한 영양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용자에게 과다하거나 부족한 영양소를 안내받을 수 있으며, 당·나트륨·콜레스테롤과 같은 주의 영양소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기능은 현재 고객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다. 신 대표는 “영양제 연구를 하다 보니 수요자들의 질문이 상당히 섬세했다”며 “임산부, 어린이, 알레르기 유무, 특정 약 복용 여부에 따라 소비자들이 영양제를 고르는 기준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개별 이용자 단위로 기술을 구현하는 까다로운 서비스 개발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기술특허 5개 이상을 등록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국내외 2만4,000여 개에 달하는 영양제와 일반 의약품 정보를 간편하게 검색하고, 건강검진 기록이나 개인의 건강 데이터(PHR)를 기반으로 영양제, 식단, 운동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추천·관리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같은 마그네슘 계열의 영양제를 추천한다고 하더라도 PHR에 따라 한 이용자에게는 A사의 제품을, 다른 이용자에겐 B사의 제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건강관리에 힘쓰는 시대, 성장 가능성 충분
해외 영양제 직구가 간편해지며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건강식품도 다양해졌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 이력이 있는 국내 소비자는 82.6%에 달한다. 전체 10가구 중 8가구가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 셈이다.
아울러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도 날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총 6조1,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성장했다고 전했다. 2019년 4조8,936억원에 비해 25%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나아가 오는 2030년에는 25조원까지 팽창할 것이란 예측도 더했다. 글로벌 시장리서치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 역시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2019년 약 1,784억 달러(약 235조8,600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7.9%씩 성장해 오는 2025년 약 2,758억 달러(약 364조6,300억원)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시드 투자를 리드한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는 “한국 시장만큼 전 국민이 건강과 영양에 관심 있는 나라가 드물다”며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시리즈 A 투자를 리드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도 “필라이즈 팀은 카테고리 1위의 플랫폼 빌딩 경험이 있다”며 “이미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건강관리 시장에서도 슈퍼 플랫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저력이 있음을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