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점수는요” VC 리뷰 사이트 등장, 투자사 평판은 물론 심사역까지 평가

VC와 투자심사역 익명으로 평가 및 리뷰 서비스 ‘파운더밋츠브이씨’ 출시 10일만에 ‘누적 방문자 1만 명’ 넘어, 업계 평가도 긍정적 기존 경쟁사와 달리 심사역 개인별 평가로 보다 ‘정확한 정보 전달’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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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운더밋츠브이씨 홈페이지

‘누구머니’에 이어 투자사들을 평가하는 리뷰 서비스가 새롭게 런칭했다. 기존 서비스와 달리 투자사 전체가 아닌 심사역 개인을 리뷰하는 점과 가입 절차가 까다롭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출시 10일 만에 누적 방문자가 1만 명을 넘으면서 업계에선 전략적 결혼 관계로 불리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투자사의 정보 비대칭성이 해소될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평가 리뷰는 익명으로 진행, 다만 가입 절차는 까다로워

VC와 투자심사역 등을 익명으로 평가 및 리뷰하는 ‘파운더밋츠브이씨(파밋브)’가 지난달 26일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했다. 파밋브는 VC 리뷰 사이트가 가진 긍정적인 작용을 활용해 창업자와 VC 간의 정보력 차이를 좁히는 데 집중하는 서비스다.

파밋브는 창업자가 VC로부터의 투자를 단순한 자금조달 행위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파밋브 관계자에 따르면 ‘이 투자사의 투자 테마, 철학은 무엇인가?’, ‘이 투자사의 비전과 방향성이 우리 회사와 얼마나 일치하는가?’ 등의 질문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서비스를 출시했다.

파밋브의 평가 리뷰는 익명으로 진행된다. 다만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회원 자격을 얻기 위해선 사용자의 이름을 비롯해 소속 회사명, 이메일, SNS 계정 등의 인적사항을 입력하는 등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 특히 회사 메일을 통해 진행되는 인증 절차는 서비스의 신뢰도를 더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회원가입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가입 이후 리뷰 작성은 별도의 승인 절차 없이 가능하다.

누구머니와 달리 심사역 개인 리뷰에 초점

사실 파밋브 이전에도 국내에선 ‘누구머니’라는 VC 리뷰 사이트가 존재했다. 그러나 극단적이고 주관적인 리뷰가 주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 등 업계로부터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그런 누구머니와 달리 파밋브는 VC 전체가 아닌 VC 심사역을 평가한다. 파밋브 관계자는 “한 투자사를 통틀어 평가하는 것보다 심사역별 평가를 제공하는 것이 창업자에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VC 하우스마다 집중하는 투자 분야와 적용하는 철학은 일관된 경향이 있지만 직접 창업자들을 만나 평가하는 심사역들의 성향은 천차만별이다.

파밋브는 심사역 리뷰가 VC 심사역들에게도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심사역에 대한 긍정적인 리뷰가 그들의 홍보 수단이 되고 결국 브랜딩이 되기 때문이다. 파밋브 관계자는 “가공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선 구체적인 상황과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사 전체보다 심사역 개인에 대한 리뷰 조작이 훨씬 어렵다”고 강조했다.

누구머니와 차별점으로 꼽히는 또 한 가지는 바로 서비스 주체의 적극적인 관리다. 누구머니는 2021년 이후 기존 익명의 리뷰 체계에서 별다른 업데이트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파밋브는 작성된 리뷰의 암호화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리뷰는 삭제할 수 있다는 방침을 내거는 등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 사용자의 투자사 리뷰/사진=파운더밋츠브이씨 홈페이지

지속된 관리에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리뷰’ 쌓여

현재 파밋브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런칭 이후 2주 만에 누적 방문객 1만 명을 달성했으며, 최근까지 하루 방문자가 1천 명을 넘어섰다. 파밋브 관계자는 “현재 300명에 가까운 구독자가 생겼다”면서 “운영진의 예상보다 빠르게 VC 리뷰들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런칭 이후 리뷰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리뷰가 잇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VC 업계 관계자는 “기존 리뷰 사이트와 달리 가입부터 인증된 사용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순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사와의 미팅 상황과 평가에 대한 내용이 세부적이라 신뢰할 만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지금의 문화가 지속되기 위해선 리뷰 작성자에 대한 기본 정보도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결국 개인이 작성하는 리뷰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칫 투자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위주의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파밋브는 추후 실물 명함 업로드나 투자집행 여부 등의 항목을 추가해 간접적으로 작성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파밋브 관계자는 “리뷰 내 투자사의 댓글 기능을 추가하거나 실제 미팅 진행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창업자와 투자사 매칭 모델 등 통한 다양한 수익화 전략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