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신비’ 꿈꾸는 스타트업의 도전, IP 시장 유망주 ‘실감 미디어’ 노린다

‘실감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 닷밀, 158억원 규모 프리 IPO 투자 유치 미디어아트 내세운 ‘미드웨이 테마파크’ 운영, BTS·평창올림픽 무대 연출하기도 대중성 찾으며 급성장하는 실감 미디어 시장, IP 활용·확보처로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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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닷밀

실감 미디어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 닷밀이 약 158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고 1일 밝혔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에 참여했으며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S&S인베스트먼트, 서울신기술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SBA서울경제진흥원, 기업은행 등이 투자사에 이름을 올렸다.

닷밀은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2024년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VR(가상현실)·AR(증강현실)·XR(혼합현실) 등으로 대표되는 실감 미디어 시장이 새로운 IP 활용 및 확보 경로로 주목받기 시작한 가운데, 닷밀은 상장 이후에도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까.

미디어아트 테마파크로 역량 입증

2015년 설립된 닷밀은 홀로그램, AR, VR 등 실감 미디어 기술을 기반으로 ‘미드웨이 테마파크(도심 기반의 중소형 테마파크)’를 제작 및 운영하는 기업이다. 그중에서도 닷밀은 홀로그램, 프로젝션 매핑, 일루미네이션(장식용 조명) 등 최신 기술로 작품을 표현하는 ‘미디어아트’ 테마파크를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다.

현재 △제주 ‘루나폴’ △서울 ‘신비아파트 미디어 어드벤처: 봉인된 퇴마서’ △안성 스타필드 ‘글로우 사파리’ 등을 운영 중이며, 오는 11월에는 베트남 푸꾸옥 내에 실감 미디어 테마파크 ‘아이스 정글’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닷밀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MAMA 어워즈 BTS 스테이지, 삼성 갤럭시S9 부르즈 할리파 미디어파사드, 실감 미디어 테마파크 통영 디피랑 등의 제작 및 연출을 맡으며 포트폴리오를 축적해 왔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나이스평가정보의 ‘투자용 기술평가(TCB)에서 ‘TI-2’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TCB는 기업의 시장성과 기술성, 사업성, 경영 역량 등 4개 항목을 평가해 ‘TI-1’에서 ‘TI-10’까지 총 10개 등급으로 분류하는 제도다. TI-1 등급 부여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TI-2 등급이 최우수 등급으로 통한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닷밀은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전 세계 주요 거점의 특성에 맞는 다수의 중소형 테마파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투어형 실감 미디어 전시 등을 통해 입지를 확보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사진=닷밀

‘IP 활용’ 수단 된 실감 미디어

닷밀의 주력 사업인 실감 미디어는 IP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커머스 전문기업 콘랩컴퍼니는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그랜드 조선 부산 별관에 ‘라이언 홀리데이 인 부산’을 오픈했다. ‘라이언 홀리데이 인 부산’은 카카오프렌즈 인기 캐릭터 라이언 IP를 활용한 콘텐츠 기반 실감 미디어 체험 공간으로, 둥둥섬을 탈출한 라이언이 부산에서 휴가를 보내는 컨셉으로 기획됐다.

K-팝 아이돌 역시 실감 미디어 도입을 통해 IP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K-팝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XR과 VR 기술을 활용, ‘맵 오브 더 소울 원(BTS MAP OF THE SOUL ON:E)’ 온라인 콘서트를 4면 LED 정육면체 공간에서 360도로 즐길 수 있는 실감 영상으로 구현해 냈다. 관객들은 무대 배경인 가상 공간 속에서 방탄소년단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공연하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실감 미디어를 통해 자체 IP를 확보하는 경우도 있다. 콘텐츠 제작 기업 쉐어박스는 △캐릭터 강사 링티와 루키를 활용한 ‘우주야 놀자’ △인터랙션 체험형 XR 콘텐츠 ‘우주 탐험대’ 등을 통해 실감 미디어 자체 IP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우주야 놀자’는 VR·AR 기기를 활용한 360도 천문 관측 학습 콘텐츠이며, ‘우주 탐험대’는 이용자가 우주로 보내진 수행원이 돼 우주정거장에서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컨셉의 메타버스 콘텐츠다.

사진=unsplash

대중화하는 실감 미디어, 차후 전망은?

실감 미디어의 대표주자로는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메타버스’가 꼽히지만, 닷밀처럼 전시형 실감 미디어를 선보이는 사례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의 ‘빛의 시어터(Theatre des Lumiere)’ 극장에서는 ‘살바도르 달리:끝없는 수수께끼’, ‘안토니오 가우디:상상의 건축가’ 전이 진행되고 있다. 두 거장의 작품 세계를 미디어 아트와 다양한 첨단 영상으로 선보이는 전시다.

빛의 시어터를 운영하는 티모넷도 ‘아트 포 에브리원(Art for Everyone)’이라는 슬로건 아래 2018년부터 누구나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는 몰입형 디지털 아트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제주 ‘빛의 벙커’에서 고흐, 모네, 샤갈, 르누아르, 칸딘스키 등 거장의 작품을 담은 실감 미디어 전시를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서울에서도 거장들의 작품을 디지털 아트로 선보이고 있다. 5년간 티모넷의 전시를 관람한 방문객은 약 230만 명에 달한다. 실감 미디어의 가능성을 입증한 대표적인 국내 사례인 셈이다.

글로벌 실감 미디어 시장은 급격히 덩치를 불려 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글로벌 VR 및 AR 시장 규모가 연평균 75.7% 급성장, 2026년 8,676억 달러(약 1,145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동시에 국내 시장 규모 역시 연평균 11.2%로 성장해 오는 2026년 1조8,078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감 미디어가 시장에서 영향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가운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발을 내딛을 준비를 마친 닷밀은 과연 실감 미디어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주역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