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친구 추가 차단’ 기능 내놓은 카톡, “편의성 제고·스팸 감소 기대”
‘프사 노출’ 줄인 카톡, 이용자들 “왜 이제야 추가했냐” 긍정적 반응↑ ‘카톡이지 프로젝트’ 이어가는 카카오, 이용자 끌어 모으기 나서나 ‘비만’ 우려 높아진 카톡, “간단한 채팅만 이용하고 싶은데”
카카오톡에 상대방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프로필 사진(프사)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자동 친구 추가’ 기능 차단이 가능해졌다. 이에 적지 않은 이용자들은 “프사를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유용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프사를 확인하지 못함으로써 또래 무리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톡 앱에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며 카카오톡 자체가 너무 무거워졌다는 반응도 있다.
카톡,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 허용’ 기능 추가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톡 앱에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 허용’ 기능을 추가했다. 그간 카톡 이용자들은 휴대폰 저장만 해도 자신의 프로필이 상대방 카톡에 노출됐는데, 해당 기능을 이용하면 불필요한 프로필 노출을 차단할 수 있다. 이에 이용자들은 “왜 이제서야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원치 않는 상대에게 프로필이 노출돼 불편을 호소하는 이용자들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피싱·스팸 등 불필요한 메시지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이용자 불안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본연의 기능인 ‘소통’ 서비스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엔 카카오톡 프로필에 공감 스티커를 누를 수 있도록 적용하기도 했다. 이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이외 카카오는 지난 3월엔 프로필 배경사진을 이모티콘 스티커로 꾸밀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고, 지난 5월엔 단체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24시간만 콘텐츠를 노출하는 ‘펑’ 등 신기능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는 카톡이 소통 기능보다 쇼핑·페이·OT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더 집중하는 게 아니냐는 이용자들 비판에 따른 대응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각에선 지난해 10월 사상 최장기간 ‘카톡 먹통 사태’를 계기로 부정적 반응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본격 대응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인스타그램 등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부상으로 국내에서의 독보적 입지가 점차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카톡 개편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실제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카카오톡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4,155만8,838명으로 1위를 기록했지만, 2위 구글의 유튜브(4,115만7,718명)와 격차는 40만1,120명에 불과했다. 이는 모바일인덱스 집계 이래 역대 최소 격차다. 5개월 연속 MAU 격차가 줄어들면서 지난 5월 50만 명대에서 두 달여 만에 40만 명대까지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위기 몰린 카카오, ‘소통 강화’ 전략 취하나
이번 기능 추가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카톡이지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의 대화 스트레스, 부담을 줄이고 일상 속 편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그동안 카카오톡 프로필 노출을 막기 위해선 연락처 앞에 특수기호 등을 추가해 저장하거나 친구 추가 후 멀티프로필을 따로 적용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해 불편함이 많았다. 이는 카카오톡 이용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고, 실제 카카오톡 이용자들 사이에선 “카카오톡보다 더 편리한 앱이 많지만 카카오톡이 가장 대중화돼 있어 어쩔 수 없이 쓰는 편”이라는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카카오 측이 이용자 수 늘리기에 ‘소통 강화’ 전략을 사용하는 건 정답에 가까운 행보라는 게 이용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일부 이용자들은 이번 기능 추가와 관련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새롭게 친구를 사귀는 과정에서 누구는 카톡 프사를 볼 수 있고, 누구는 프사를 못 본다면 또래 무리에서 소외감을 느끼거나 기분이 나쁠 것 같다”며 “이런 기능 자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기능 이용 시 친구를 추가하려면 별도로 상대방 카톡 ID를 입력해 친구로 저장하거나 친구 추가용 QR 코드를 스캔해야만 한다. 오히려 불편이 늘어났다는 비판이 공존하는 이유다.
“기능 출시 너무 늦었다, 너무 무거워진 것도 문제”
일각에선 카카오의 기능 출시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 페이스북은 친구 추가 요청을 받았을 때 동의해야만 프로필을 볼 수 있고 다른 부분은 비공개 설정을 따로 할 수 있는 등 비슷한 서비스를 이미 이전부터 제공해 왔다. 이에 이용자들은 “한국 1등 기업이라는 카카오가 왜 이 같은 기능을 이제서야 추가한 건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는 쏟아낸다. 사실상 실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는 뒷전에 둠으로써 이용자 편의성 제고에 무관심한 태도를 유지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앱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 이야기고, 이에 따른 부정적인 의견이 속출하기 시작한 것도 이미 오래됐다. 지난 2021년 카카오톡에 ‘쇼핑’ 탭이 새로 생길 당시 누리꾼들은 “또 기능이 추가됐냐”, “가벼운 채팅만 좀 할 순 없나”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낸 바 있다. 2010년 3월 출시된 카카오톡은 단순 메신저로 출발해 현재 페이(결제), 쇼핑, 뉴스, TV, 배달 등 온갖 기능을 망라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변모했다. 덕분에 삶의 편의가 증대된 건 맞지만 한편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카카오톡 앱이 부담스럽다며 피로를 호소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카카오톡 앱의 기본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파이썬(Python) 등 기초 언어를 기반으로 개발하다 나중에야 노드.js(Node.js) 등 고급 사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했는데, 이 때문에 ‘기초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앱이 지나치게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누리꾼은 “Python은 간단한 기능을 구현하기에 최적의 언어이지만, 반대로 복잡해질수록 답이 없어진다”며 “기능을 추가하고 최적화해도 Python 자체가 복잡한 기능 구현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