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쇼핑부터 틱톡샵까지, 세계로 뻗어나가는 ‘소셜 커머스’
‘소셜 커머스’ 틱톡샵 美 공식 론칭, 현지 기업과 협력으로 성공적인 첫발 ‘우연’한 수요 노리는 인스타그램 쇼핑, 개인화된 쇼핑 콘텐츠 제공해 경쟁력 확보 애플 ATT 기능 도입 이후 광고 수입 급감한 SNS들, 줄줄이 이커머스 시장으로
틱톡이 미국에서 이커머스 서비스인 ‘틱톡샵(TikTok Shop)’을 공식 론칭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IT 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틱톡의 운영사 바이트댄스는 미국 틱톡 서비스에 틱톡샵을 정식 출시, △홈 화면에 전용 상점 탭 노출 △라이브 커머스 쇼핑 △쇼핑 및 광고 크리에이터 제휴 프로그램 등 기능을 제공한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플랫폼들이 속속 이커머스 시장으로 뛰어드는 가운데, 틱톡의 활주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틱톡샵, 성공적인 미국 진출
틱톡샵은 현재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6개 국가와 영국, 미국까지 총 8개 국가에 출시된 상태다. 이용자는 틱톡샵 추천 피드인 ‘포 유’에서 제품이 태그된 영상과 라이브를 시청하고, 브랜드 프로필 페이지에서 곧바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브랜드들은 ‘샵’ 탭을 통해 자사 제품을 소개하거나, 프로필 페이지에서 기획전 등 상품을 큐레이션할 수 있다.
틱톡샵과 같은 ‘소셜 커머스’ 생태계에는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 역시 포함된다. 틱톡샵 내에서 크리에이터는 제품을 소개하는 숏폼 영상을 업로드하거나,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는 등 브랜드·셀러와의 제휴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외에도 틱톡은 셀러 대상 틱톡 내 광고 프로그램인 ‘샵 애즈’, 틱톡이 물건 보관과 배송까지 맡는 물류 서비스, 믿을 수 있는 제3자 결제 등을 추가 도입한다고 밝혔다.
한편 틱톡은 미국 틱톡샵 론칭을 위해 대형 이커머스 기업인 쇼피파이(Shopify)와 파트너십을 체결, 쇼핑 관련 기능을 개발해 왔다. 아울러 세일스포스(Salesforce), 위비(Weebee) 등 미국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결제·CS·배송 기능을 확보했다. 서비스를 꾸준히 고도화한 결과, 미국 틱톡샵은 현지인의 이목을 끌며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미국 틱톡샵에 제품을 등록한 판매자는 20만 명 이상이며, 이 중 90% 이상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 기반을 둔 판매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SNS와 이커머스의 결합, ‘인스타그램 쇼핑’
최근 들어 SNS 플랫폼이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메타의 인스타그램은 ‘인스타그램 쇼핑’을 론칭, 개인 맞춤형 이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들이 팔로우하는 브랜드 계정이나 ‘좋아요’를 눌렀던 사진의 해시태그를 분석해 개인 취향에 맞는 상품이 담긴 피드, 스토리, 릴스, 라이브 방송 등을 노출한다.
홈 화면에 있는 쇼핑 탭에서도 개인의 취향에 맞는 쇼핑 콘텐츠가 제공된다. 이 같은 개인화된 상품 추천은 인스타그램 쇼핑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정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접속한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기존 SNS 서비스를 사용하던 이용자가 취향에 맞는 상품을 발견해 ‘우연히’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은 채팅방을 통한 쇼핑 기능까지 구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프로페셔널 계정으로 등록된 브랜드 및 셀러는 채팅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메타페이(meta pay)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채팅으로 원하는 상품과 관련해 문의하면 브랜드가 채팅으로 상품 구매를 제안하는 식이다. 이용자가 구매를 희망할 경우 채팅방 내에서 메타페이 링크를 공유하는 것만으로 거래가 완료된다. 이용자는 채팅방을 통해 배송 현황 등 주문 상태를 간편하게 추적할 수 있다.
이커머스는 SNS의 광고 수익 보완책?
일각에서는 SNS 플랫폼들이 기존 주요 수익원이었던 ‘광고 수익’의 빈자리를 체감, 이를 메꾸기 위해 이커머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2021년 애플이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을 적용한 이후 대다수 SNS 플랫폼의 광고 매출이 급감한 바 있다. ATT 도입 이후 개별 사용자 승인 없이는 개인정보 추적이 금지된 탓에 검색 기록을 활용한 맞춤형 광고 노출 역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다수의 SNS는 탄탄한 이용자층을 무기로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 추가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X(구 트위터)는 캐나다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와 파트너십을 체결, 이용자가 관심 항목을 클릭하면 판매자 쇼피파이 웹사이트 연동되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쇼피파이는 X에 앞서 틱톡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협업해 소셜 미디어 내 쇼핑 기능을 제공해 온 바 있다. 이 밖에도 스냅챗은 앱에서 의류를 가상으로 착용해 볼 수 있는 ‘AR(증강현실) 트라이온’ 기능을 제공하며 커머스 이용자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SNS와 이커머스 서비스의 시너지가 인스타그램 등의 사례를 통해 입증된 만큼, SNS 플랫폼의 커머스 행보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사 엑센츄어는 소셜 커머스 시장이 2025년 1조2,000억 달러(약 1,59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SNS 플랫폼의 사업 확장 및 이커머스 신규 진출이 이어질수록 시장 경쟁 역시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현재 시장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대다수 소셜 커머스가 접근성, 기능 등의 면에서 서로 닮아 있다는 점이다. 눈에 띄는 차별화가 어려운 시장인 만큼, 차후 이들의 성장 동력은 ‘이용자 유치 역량’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