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바람 타고 ‘급성장’ 이룬 뽀득, 녹색 기조 확산에 덩달아 ‘웃음’

뽀득, 식기 세척 기술력 인정받아 “친환경 기조에 맞는 기술 개발 이뤘다”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앞장서는 뽀득, “ESG에 딱 맞아떨어져” 폭발적 성장 이룬 뽀득, “고객 락인 효과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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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뽀득

식기 렌탈·세척 스타트업 뽀득이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뽀득의 시리즈 B 투자 유치 규모는 총 510억원이 됐다. 앞서 뽀득은 지난해 6월에도 330억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번 투자엔 IBK투자증권-유암코와 넥스트랜스, 이지스자산운용,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화투자증권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뽀득, 최초 식기 렌탈 서비스로 ‘성황’

2017년 8월에 설립된 뽀득은 국내 최초의 식기 렌탈·세척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살균 소독된 식기를 렌탈해 주는 ‘뽀득 키즈’와 요식 사업장에 설거지 및 식기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뽀득 비즈’, 일회용품을 대체할 다회용 식기를 제공하는 ‘뽀득 에코’ 등 세 가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국내 대형 급식 업체를 대상으로 식기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사 2,000개를 돌파,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번 투자에서 뽀득은 기술력과 수익성을 인정받았다. 뽀득은 효율적이고 빠른 식기 공급을 위해 기업부설연구소 ‘클린테크센터(CTC)’에서 세척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고,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정밀 검수 시스템 ‘비전 검수’를 도입해 식기의 품질 관리 수준을 높였다. 특히 이 같은 세척 자동화 기술과 세척 공정의 효율화는 제조 원가의 절감으로 이어졌다. 뽀득에 따르면 각 식기 세척 라인에 필요한 근로자가 기존 14명에서 4명까지 줄었고, 물류비용도 고객사 증가로 지역별 고객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감소하는 추세에 접어들었다.

뽀득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영역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전문인력 채용을 포함한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고 대규모 세척 팩토리를 증설해 서비스 범위를 비수도권까지 넓힌다는 방침이다. 뽀득은 현재 자체적으로 구축한 배송망으로 수도권 전역에 식기를 공급하고 있다. 박노준 뽀득 대표는 “대학 시절 창업 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바쁜 나날을 보내며 밤늦은 시간 자취방에 돌아오면 쌓여 있는 설거짓거리가 나를 맞이하더라”며 “이를 대신해 줄 서비스는 왜 세상에 없을까 고민하다 창업 아이템으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표는 “연구개발(R&D)를 통한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공정 효율화가 수익성 증가라는 성과로 나오고 있다”며 “이번 투자 자금은 R&D와 서비스 지역 확장을 위한 팩토리 건설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기업·지자체서 관심↑, 지자체와 업무협약 체결하기도

뽀득은 당초 B2C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사업성이 크지 않아 B2B 사업모델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뽀득에게 있어 터닝 포인트를 제공했다. 뽀득의 세척 솔루션이 최근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맞물리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한 심사역은 “설거지는 대표적 기피 업무로 기존 노동 인구의 은퇴에 따른 인력난 심화로 업계 난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뽀득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인다는 점에서 ESG 기조에도 적합한 기업”이라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이 같은 배경 아래 뽀득은 지난해 11월 경기 광명시와 다회용 컵 사용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당시 업무협약을 계기로 뽀득과 광명시는 △다회용 컵 관련 정책 발굴 및 추진 △캠페인을 비롯한 홍보 활동 진행 △다회용 컵의 위생 및 공급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광명시는 당시 ‘광명형 다회용 컵 공유’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었는데, 공공시설 이용객이 다회용 컵 ‘오늘의 컵’을 이용한 뒤 회수함에 반납하면 이를 뽀득이 수거·세척해 재공급하는 방식이었다.

광명시와의 업무협약은 충청북도 청주시, 인천광역시에 이은 뽀득의 세 번째 지자체 협업이라는 점에 의미가 깊었다. 뽀득은 지난해 9월엔 충북 청주시의 ‘일회용기 없는 축제 만들기’ 시범 사업에도 동참해 청원생명축제 내 일회용기 절감을 위해 식당에 총 12만 개의 다회용기를 제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뽀득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의 다회용 컵 시범 사업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많은 사람이 다회용 컵 사용에 친숙해지고 함께 힘을 모아 깨끗한 도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022년 11월 4일 식기 렌탈 세척 스타트업 뽀득이 경기 광명시와 다회용 컵 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뽀득

ESG 경영 기조 확산, 뽀득 영향력↑

국내에서 ESG 경영 기조가 확산됨에 따라 뽀득의 성장 잠재력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다회용 식기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내부에서 세척까지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다수다. 뽀득 입장에서는 잠재 고객이 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ESG 테마로 펀드를 운영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뽀득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뽀득은 식기 렌탈과 세척 분야에서 최초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ESG 경영 기업이 늘고 있는 만큼 성장 여력도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뽀득이 내놓은 사업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 ‘락인(잠금)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투자 전문가는 “투자를 검토하면서 뽀득의 고객들도 만났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면서 “외식업계에서는 설거지가 고된 일이다 보니 인력 채용에 애로사항이 많다. 뽀득 서비스를 이용해 본 곳은 다시 인력을 뽑고 설거지 공간을 만들고 식기를 구매하는 등의 일을 다시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뽀득의 사업 부문 확장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지난 2021년 1월 36만 개였던 월간 세척 식기 수량은 그해 12월, 월 350만 개가 됐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1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연초까지만 해도 기여도가 미미한 수준에 머물던 비즈 부문이 12월 141만 개를 돌파하며 키즈 부문(159만 개)에 준하는 수준까지 올라 성장성을 담보했다. 에코 부문도 12월에만 50만 개를 기록하며 독립적인 사업 부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연간으로 보면 전체 부문이 총 2,300만 개의 식기를 세척했다.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뽀득은 앞으로 사업 부문별 세부 전략을 세워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키즈 사업부의 경우 자체 역량을 십분 활용해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현재는 지역단위로 포진한 중소형 식판 세척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지역업체에서 식판을 세척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광명의 세척 허브에서 위탁 세척하는 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비즈 사업부는 구내식당, 요양원 등 고객사를 늘리는 것은 물론, 대형 급식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에코사업부의 경우 대중시설들과의 파트너십이 특히 중요한 만큼 사업 확대를 위해 식음료 업체와 적극적인 제휴를 하고 IT 역량을 갖춘 파트너사와 함께 체계적이고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ESG 흐름에 잘 올라탄 뽀득이 폭발적인 성장성을 보여주면서 이들의 사업 모델이 후발주자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