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티비 운영진, 또다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운영한다? 끊어지지 않는 ‘불법 수익’의 고리

‘누누티비 후신’ 자처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등장, 3개월째 운영 중 최신 OTT 오리지널 흥행작 당당히 불법 배포, 사이트 차단 지속적으로 회피 처벌 수위 낮아 검거돼도 돈 번다? 미흡한 대처가 유사 범죄 키웠나

160X600_GIAI_AIDSNote


폐쇄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의 아류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정부 감시망을 이리저리 빠져나가며 3개월째 운영 중인 불법 사이트 ‘티비위키’는 기존 누누티비 운영진 일당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불법 수익 대비 미약한 처벌로 유사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위법 행위자 검거 및 처벌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OTT 흥행작도 당당하게 ‘불법 스트리밍’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티비위키’에는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웨이브 등 인기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 대다수가 불법으로 게시돼 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 디즈니+ 오리지널 <무빙> 등 흥행작을 무료로 볼 수 있는 링크를 메인 페이지에 당당하게 내걸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 이외에도 TV 방영 프로그램, 영화 등 수많은 콘텐츠가 불법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페이지 상단에는 ‘배너 문의 연락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다수 노출돼 있고, 바로 옆에는 불법 도박 광고 배너가 게시돼 있다. 현재 비어 있는 불법 광고 배너 자리를 채울 광고주를 찾고 있는 것이다. ‘배너 광고’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다는 점, 광고가 대부분 불법 도박 사이트로 연결된다는 점 등은 누누티비와 매우 유사한 특징이다.

사진=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티비위키’ 캡처

실제로 티비위키는 기존 누누티비 운영진이 개설한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한때 업계 주목을 받았던 ‘누누티비 시즌2’ 사이트는 기존 누누티비 운영진이 개설한 사이트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티비위키에는 기존 누누티비에 불법 업로드됐던 자료가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현재도 최신 흥행작들을 공개되기가 무섭게 무단 재배포하고 있다.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는 가운데, 일부 불법 이용자는 오히려 누누티비의 복귀를 반기는 모양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DC인사이드에는 ‘티비위키 마이너 갤러리(전용 게시판)’이 생성되기도 했다. 해당 게시판에서는 “(티비위키 이용을) 나라에서 막았던데 언제 풀리냐”, “게임할 때 볼 콘텐츠를 추천해달라”, “비슷한 사이트를 알려 달라” 등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관련 소통 및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꼼수’ 동원해 정부 단속망 벗어나

티비위키는 지난 6월에 오픈됐다. ‘누누티비의 후신’을 대놓고 자처했음에도 불구, 석 달째 멀쩡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사이트의 도메인을 바꾸는 것은 물론, 접속 차단 우회 방법을 이용자들에게 공유하는 등 정부의 감시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종 ‘꼼수’를 동원하고 있다.

실제 티비위키 사이트 최상단에는 ‘접속 방법이 변경된다’는 제목의 공지사항이 노출돼 있다. 해당 게시글은 “정부에서 (서비스 이용을) 수시로 차단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DNS 서버 주소를 변경, 우회 접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본 통신사 DNS 서버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 이를 악용하는 양상이다.

차단을 우회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해당 게시글에는 특정 브라우저의 설정 활용, 응용 프로그램 설치 등 여러 가지 우회 수단이 안내돼 있다. 모바일 이용자를 위해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 등 운영 체제에 따른 우회 가이드도 상세하게 작성했다. 이용자들에게도 불법 행위를 종용하며 정부의 차단 정책을 보란 듯이 피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사이트 차단보다 위법 행위자 검거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고 있어 수사가 쉽지 않은 편이다. 실제 티비위키의 서버 역시 네덜란드 소재로 알려져 있다. OTT 업계는 해외 소재 불법 업체 처벌을 위해서라도 ‘국제 공조 수사’ 전문 수사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티비위키의 우회 가이드/출처=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티비위키’ 캡처

처벌보다 수익이 크다, 우리나라의 미흡한 대처

한편 일각에서는 불법 사이트의 운영자를 검거해도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비관적 의견도 제기된다. 범죄 수익금을 사실상 제대로 환수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사 범죄가 지속적으로 재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누누티비가 불법 도박 광고로 333억원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리나라에는 불법 이익을 환수하거나, 과징금을 제대로 물릴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

박 의원은 이와 비슷한 사례로 2018년 검거된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 ‘밤토끼’ 사례를 들었다. 밤토끼는 웹사이트에 불법 도박 광고 배너를 걸고 9억6,0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제 수익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범죄 수익 환수금은 6억원에 불과했다. 처벌보다 수익이 더 큰 셈이다. 제2, 제3의 누누티비를 막기 위해서는 광고 수익을 차단하는 것이 해답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범죄 수익은 차후 또 다른 범죄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크다. 처벌보다 경제적 혜택이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모방 범죄가 줄줄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불법 도박 사이트와 손을 잡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증가하는 현 상황은 미흡한 처벌의 위험성을 방증한다. OTT 업계가 침체기에 들어선 만큼 이제는 미흡한 불법 스트리밍 범죄 대처 수준을 끌어올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