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금지한다고? 어림도 없지”, 中서 대흥행 성공한 애플 아이폰15
‘공공기관 아이폰 사용 금지’ 본격적인 아이폰 견제 나선 中 정부 견제 조치 비웃듯 中 상륙한 아이폰15 시리즈, 사전예약 사이트 다운 ‘대흥행’ 애플 견제 반사이익 노리던 화웨이, 또다시 아이폰에 밀리나
아이폰15 시리즈 실물 최초 판매일이었던 22일, 중국인의 ‘애플 사랑’이 입증됐다.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가 ‘애국 소비’를 유도하는 중국 정부의 압박을 보란 듯이 꺾은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 애플 매장인 베이징 산리툰 매장은 물론, 베이징 전역의 애플 매장에서는 예약 상품을 받으러 온 고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근 중국 정부는 공공기관 아이폰 사용을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애플 견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애플의 중국 매출 타격에 우려를 표하며 주가와 시가총액이 동시에 미끄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애플은 당당히 중국 시장 내 저력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아이폰15 시리즈, 中 시장서 ‘매진 열풍’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 적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아이폰의 보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꾸준히 아이폰 사용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최근에는 중국 일부 공공기관에서의 아이폰 사용을 제한하기도 했다. 정부의 은근한 불매 종용으로 인해 아이폰15의 경쟁 모델인 화웨이 메이트60 시리즈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이폰의 중국 내 인기는 식지 않았다. 지난 15일 중국 아이폰15 시리즈 사전 예약용 공식 웹사이트는 판매 개시 10분 만에 접속자 폭주로 다운됐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의 공식 애플스토어에서는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제품이 매진되기도 했다. 애플은 이후 30분간 아홉 번에 걸쳐 재고를 추가 조달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닷컴은 총 300만 건 이상의 아이폰15 시리즈 선주문을 소화했다.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 흥행을 통해 인기를 입증,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지난 2분기 기준 중국 내 600달러(약 80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65%에 육박했다. 반면 중국 시장 내에서 애플의 경쟁사로 꼽히는 화웨이의 점유율은 18%에 그쳤다.
中 정부 ‘아이폰 견제’로 화웨이 뜬다?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이전, 중국 정부의 ‘아이폰 견제’ 소식은 애플에 거대한 악재로 작용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아이폰15의 중국 판매량이 저조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줄줄이 내놨으며, 일각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덩치를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미국 스마트폰 매매 사이트 뱅크마이셀(BankMyCell)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기업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 23.22%, 샤오미 8.04%, 비보 6.95%, 오포 5.15% 순이었다. 시장은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화웨이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작년부터 애플에 밀리던 화웨이가 날개를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2분기 중국의 400달러(약 53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4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1,000달러(약 133만원) 이상 제품을 의미하는 울트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지난해 동기간 대비 147% 급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애플과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해 온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1%까지 미끄러졌다.
견제 뚫고 ‘대흥행’ 기록한 애플
시장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자 투자자들도 애플에 대한 기대를 꺾기 시작했다. 애플이 전체 매출의 19%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아이폰 사용 제한 소식이 전해진 이달 초,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줄줄이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한때 3조 달러(약 4,013조원)를 넘어섰던 시가총액도 2조7,700달러(약 2,675조원) 전후까지 쪼그라들었다.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의 흥행도 악재로 꼽혔다. 3년 만에 깜짝 등장한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에 중국 소비자의 관심이 몰린 것이다. 해당 모델은 초기 물량이 몇 시간 만에 매진되며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의 규제 조치에 복수하고, 자국 기업 화웨이를 띄워주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은 ‘먹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는 모두 시장의 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이번 아이폰15 출시와 함께 드러났다. 중국의 아이폰 규제 전략은 일반 소비자 수요까지 묶진 못했고, 아이폰15 시리즈는 보란 듯이 중국 흥행에 성공했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은근한 제재만으로는 중국인들의 ‘애플 사랑’을 꺾지 못한 것이다. 아이폰15 시리즈 실물 판매 첫날, 번화가 애플 매장들 인근에 위치한 삼성전자, 화웨이 등 경쟁 브랜드 매장에는 찬 바람이 불었다. 애플 매장에만 인파가 몰리며 두 브랜드 매장에는 ‘파리만 날렸다’는 전언이다. 아이폰15 시리즈를 이기겠다는 화웨이의 꿈은 수포로 돌아간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