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업무에 혁신 불어넣는 인슈어테크, 국내 기업 ‘에임스’ 프리 A 유치 성공
보험 업무 자동화 ‘에임스’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투자 유치 글로벌 인슈어테크 시장,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50%가량 성장 전망 각종 금융규제에 발 묶인 국내 인슈어테크 기업, 성장 위해 규제혁신 선제돼야
21일 보험 업무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에임스’가 프리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서울대기술지주가 리드했으며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에임스는 이번 투자금으로 기술 고도화 및 서비스 역량 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인슈어테크 기업 에임스 “보험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
지난 2017년 3월 설립된 에임스는 아날로그 방식의 보험금 심사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슈어테크 기업이다. 인슈어테크란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보험 업무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을 융합한 혁신 서비스다.
에임스는 현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디지털 손해사정 구현을 목표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토딧 ▲오토캡처 ▲오토클레임 등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임종윤 에임스 대표는 “에임스는 신속하고 정확한 보험금 심사를 통해 보험소비자를 보호하고, 청구와 심사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상세 안내도’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보험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보험서비스 만족도를 향상시켜 보험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를 진행한 차인환 서울대기술지주 본부장은 “에임스는 손해사정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아날로그 중심의 보험산업을 혁신해 회사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있다”며 투자 이유를 밝혔다.
보험 혁신 이끄는 AI 기반 서비스 제공
에임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오토딧’은 복잡한 보험상품 약관을 자동으로 분석해 보험금 지급 조건과 계산식을 정형데이터로 추출해 준다. 오토딧을 통해 상품 담보의 보장 조건 정보 등록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으며, 상품 정보 시스템의 데이터 정합성을 체크하거나 착오 지급을 쉽게 점검할 수 있다.
또 다른 서비스인 ‘오토캡처’는 아날로그 방식의 보험금 심사 업무를 디지털화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다. 이는 보험소비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 보험사에 제출하는 서류에서 지급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데이터화해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제공해 준다. 현재 에임스는 보험사의 안내 자동화, 챗GPT 등의 플랫폼 제휴를 통한 개인 맞춤형 보상 상담 자동화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오토클레임’을 개발 중에 있다.
임 대표는 이같은 혁신적 보험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면 복잡한 업무 처리, 보험사와 보험소비자 간의 정보격차 등의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에임스는 지난해 기준 보험금 청구 건 100만 건 이상을 처리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현재 삼성 현대, 한화, KB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캐롯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도 협업을 맺은 바 있다.
인슈어테크 이미 글로벌 대세지만, 국내는 아직 초창기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인슈어테크의 시장이 2020년 약 25억3,000만 달러(약 3,397억원)에서 오는 2028년 약 609억8,000만 달러(약 8조1,884억원)까지 연평균 48.8%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 업계에서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보험 상품 제안, 보험 사기 방지, 개인 맞춤형 보험 서비스 진단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반 인슈어테크 트렌드가 적용됨에 따른 것이다.
대표적인 인슈어테크 기업으로는 지난 2015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설립돼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레모네이드’가 있다. 레모네이드는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고가 난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보험금을 신청할 경우 3초 만에 보험금 청구를 진행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타 보험사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20년 7월 나스닥에 상장한 레모네이드는 상장 첫날 주가가 2배로 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디지털 생명보험 플랫폼 스타트업인 ‘베스토우’나 자동차 보험 분야 인슈어테크 기업인 ‘메트로마일’ 등 역시 세계 인슈어테크 시장을 이끌고 있다.
다만 국내에는 유니콘 급의 대형 인슈어테크 기업이 전무하다. 현재 ▲인슈로보 ▲보맵 ▲보닥 ▲해빗팩토리 ▲카비 ▲에임스 등의 인슈어테크 기업이 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대해 김은석 고려대학교 겸임교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등 금융산업 규제로 인해 국내 인슈어테크 서비스가 위축된 것”이라며 “교보생명, 삼성생명 등 일부 국내 대형 보험사에서 인슈어테크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있지만, 소규모 지분투자나 특정 업무 솔루션 도입에만 국한돼 있어 인슈어테크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명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인슈어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업법 및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확대해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단 것이다.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만큼 보험 산업의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향후 동등한 디지털 기반 플랫폼 아래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