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재 육성 위해 회사 창업한 박세리, “해외 진출 성공 핵심은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환경”

160X600_GIAI_AIDSNote
바즈인터내셔널 공동대표 박세리, 에이스트림(A-STREAM) 참석해 창업 배경 밝혀
르브론 제임스, 샤킬 오닐 등 벤처투자와 창업에 적극적인 해외 스포츠스타들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에도 식지 않는 해외 스포츠 업계 스타트업 투자 열기

골프황제 박세리 감독이 7일 부산에서 개최된 ‘2023 마음 박세리 월드매치’에서 스윙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박세리 인스타그램

‘골프황제’ 박세리 감독이 국내 한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해 창업 배경과 해외 진출 성공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그는 이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성공한 운동선수로 멈추지 않고 창업 등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해외 스포츠 업계에선 유명선수들이 은퇴 후 벤처투자와 창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NFL이나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스포츠 리그 및 팀들도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박세리, 2019년 골프 교육 콘텐츠 기업 공동창업

23일 박세리 감독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와이앤아처 주최로 열린 글로벌 콘퍼런스 ‘에이스트림(A-STREAM)’에서 골프 교육 콘텐츠 기업인 바즈인터내셔널을 창업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지난 23년간의 골프선수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 건 어려웠다”며 “그럼에도 후배들에게 더 나은 운동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창업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주변 환경과 도전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 미국에 진출하고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고, 미국처럼 한국에서도 어디서든 쉽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었다”면서 “성공한 운동선수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선배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앞서 박 감독은 최근 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에도 출연해 사업에 관한 열망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사전 인터뷰를 통해 “만약 골프를 하지 않았으면 사업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하며 사업가의 꿈을 밝혔다.

박 감독이 2016년 은퇴 이후 골프 인재 육성을 위해 2019년 공동 창업한 바즈인터내셔널은 골프 관련 교육 콘텐츠 제작 및 주니어골프대회 주관을 비롯해 스포츠 프러퍼티 개발, 골프 인재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은퇴 후 벤처 투자자로 변신한 스포츠선수들

박 감독처럼 벤처투자와 창업에 대한 열망이 뜨거운 대표적인 국내 스포츠스타로는 박찬호가 있다. 은퇴 후 본격적으로 벤처 투자자로 변신한 그는 2019년부터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의 공식 벤처파트너이자 멘토로 합류해 스타트업 지원 및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그가 구체적으로 어느 기업에 얼마나 투자를 진행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당시 기자회견 발언에 따르면 야구와 골프, 농구 등 운동 분야에서 데이터를 이용해 공의 회전수를 측정하거나 비디오 판독 등 IT 기술을 접목하는 서비스 개발 스타트업 등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선 일찍이 벤처투자 업계의 큰손으로 나선 스포츠스타들이 적지 않다. 현역 선수 가운데 대표적인 투자자로는 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거론된다. 제임스는 첫 NBA 챔피언을 달성했던 2012년부터 패스트푸드 체인인 블레이즈 피자에 100만 달러(약 13억4,510만원)를 투자했고 이후 2,500만 달러(약 336억2,750만원)에 재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글로벌 오디오 브랜드 비츠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에도 일찍이 지분 투자를 진행해 오며 남다른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구글이 상장되기도 전에 주식에 투자했던 전 NBA 스타 샤킬 오닐이나, 2013년 벤처캐피털(VC) ‘멜로7 테크파트너즈’를 설립해 벤처 투자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카멜로 앤서니도 대표적인 셀럽 스타트업 투자자다. 이 밖에도 세리나 윌리엄스, 스테판 커리, 스티브 내쉬, 조 몬태나 등의 운동선수들이 상장 전 기업투자나 지분인수에 적극적인 걸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글로벌 축구 무대의 대표적인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도 스타트업 투자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메시는 지난 월드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는 물러났지만 벤처 투자 업계라는 새로운 필드에서 뛰기 시작했다. 그는 올해 초 피치덱의 발상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신의 새로운 VC 회사를 창업하며 그간 관심을 보였던 산업에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날두 역시 지난해 9월 스포츠 스타트업 드래프티(Draftea)의 2억 달러(약 2,689억원) 규모 시리즈 A에 참여하며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호날두, 메시에 이어 스포츠 리그와 팀까지 스타트업 투자 늘려가는 추세

메시와 호날두 같은 유명선수뿐만 아니라 스포츠팀과 리그 차원에서의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한 추세다. 지난해 크로아티아 출신 축구선수 루카 모드리치와 그의 클럽팀 레알 마드리드가 팬 소셜 미디어 앱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 대표적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웰니스 추적 스타트업 오우라 헬스(Ōura Health)와 계약을 맺고, 수면을 모니터링하는 사물인터넷(IoT) 장치를 선수들에게 장착하며 간접적으로 회사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내셔널 풋볼 리그(NFL)도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타이틀타운테크(TitletownTech)라는 이름의 자체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설립해 벤처 투자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해당 펀드에 조성된 자금 규모는 약 7,000만 달러(약 9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업계의 벤처투자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그간 스포츠 테크에 조성된 투자금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스포츠테크엑스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스포츠 테크 관련 기업에 투자된 자금은 39억 달러(약 5조2,510억원)에서 2021년 114억 달러(약 15조3,490억원)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에는 82억 달러(약 11조405억원)로 다소 줄었지만,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자본 시장의 유동성이 마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활황인 셈이다.

보스턴에 기반을 둔 한 VC 심사역은 “미국에선 VC 투자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은퇴한 운동선수 개인을 넘어 스포츠 리그와 팀들까지 특정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소유를 늘려가는 추세”라면서 “특히 스포츠 업계에선 건강 기술이나 스포츠 기술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는 스타트업들에 관심이 높고, 최근에는 Web 3.0과 NFT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e-스포츠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