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성장 곡선 그리는 카카오페이, 성공적인 ‘알리페이와의 동행’

손잡은 알리페이-카카오페이, 편의성 무기로 수요 이끌었다 “해외 파트너사 협력, 해외 관광객 유치 및 매출 증대에도 도움 될 것” 토스페이까지 진출한 앤트 그룹, 카카오페이 못잖은 시너지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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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8일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중국 내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의 해외 비즈니스 성장세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본격화한 해외여행을 계기로 결제, 보험 등에서 단기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카카오페이의 압도적인 성장 곡선엔 알리페이의 조력이 숨어 있다. 알리페이와 카카오페이가 긍정적인 시너지 작용을 이어가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토스페이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반응도 보인다. 앞서 알리페이의 앤트그룹이 토스페이먼츠의 2대 주주로 오른 바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해외결제 상승세, 보험 비즈니스서도 ‘가시적 성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9월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해외결제는 올해 3월 대비 사용자 수(MAU) 248.9%, 거래 건수는 489.7%, 거래 금액은 434.8% 증가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본격화되기 시작함과 동시에 사용량·거래액이 폭발한 것이다. 해외결제가 늘어남에 따라 사내 매출 비중도 성장했다.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 매출 중 해외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분기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카카오페이 내에서 해외결제가 갖는 무게감이 상당히 커진 셈이다. 2분기 결제 서비스 매출 총액이 1,08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페이는 올해에만 최소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해외결제에서 올렸다.

카카오페이는 9월 기준 아시아, 유럽, 미주, 오세아니아 등 50개에 육박하는 해외 국가·지역과 결제 서비스를 연동 중이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사용이 가능한 해외 국가에 체류하게 될 경우 결제 바코드가 자동으로 해당 국가의 해외 결제로 전환되는 등 편의성을 앞세웠다”며 “현재는 국내 간편 결제 서비스 중 유일하게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왔을 때 가맹점에서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로 결제할 수 있는 인바운드 결제 환경을 구축하는 등 소상공인들이 관광특수를 누릴 수 있도록 QR 인프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보험 비즈니스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이 역시 중심엔 해외가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해외여행보험은 6월 출시 이후 첫 달 1만877명이 가입한 데 이어 7월 5만2,735명, 8월 5만3,814명 등 월간 5만 명 이상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100일 만에 가입자 15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여기에 추석 황금연휴가 있었던 9월 한 달 동안 6만4,562명이 가입하며 여름휴가 시즌 이후에도 저력을 입증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해외여행보험 가입 부문에서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바짝 쫓는 2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며 “공항 등 오프라인 지점 하나 없이 오로지 모바일 채널로만 가입자를 모집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이끈 알리페이의 ‘힘’

카카오페이가 공격적으로 해외결제 서비스에 나설 수 있었던 건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덕분이다. 카카오페이는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망인 ‘알리페이플러스’의 협력 파트너사로, 지난 2018년부터 중국 간편결제 사업을 준비해 왔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후 중국 국경 개방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알리페이플러스와 중국 전 지역 결제 연동 테스트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페이의 조력으로 카카오페이는 큰 공을 들이지 않아도 영향력 확대에 힘쓸 수 있게 됐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중국 내 수천만 개에 달하는 중국 전역 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앞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해외 관광객들의 간편결제 수요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국내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로 결제할 수 있도록 알리페이(중국), G캐시(필리핀), 터치앤고(말레이시아), 트루머니(태국), 티나바(이탈리아), 페이페이(일본) 등과 기술 연동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페이는 “소상공인들이 관광 특수를 누릴 수 있도록 간편결제에 필요한 QR코드 키트 보급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은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은 국내 사용자들의 해외 결제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국내 가맹점의 해외 관광객 유치와 매출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알리페이 ‘앤트그룹’, 토스페이먼츠 2대 주주 올랐다

한편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를 동력 삼아 해외 진출에 성공한 만큼, 업계에선 앞으로 토스페이의 전진도 기대해 볼만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알리페이의 앤트그룹이 토스페이먼츠에 1,000억원대 지분 투자를 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해당 투자로 앤트그룹은 토스페이먼츠의 2대 주주에 올랐다. 토스페이먼츠 이사회 이사 5명 중 2명이 앤트그룹 측의 인사로 선임되는 등 내부적 변화가 가시화되기도 했다. 앤트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이 토스페이먼츠의 해외 사업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업계 내에서도 토스페이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쏟아진다.

앤트그룹의 알리페이는 전 세계 13억 명의 가입자를 바탕으로 200개국 이상에 결제망을 보유하고 있다. 앤트그룹과 협력한다면 향후 토스페이먼츠도 앤트그룹이 보유한 해외 가맹점과 온라인 결제 등의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자주 쓰는 ‘해외직구’ 이용자를 토스의 다양한 결제·금융 서비스로 끌어오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해외 결제 서비스가 확대된다고 해서 토스페이먼츠의 수수료 수익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은 낮지만, 이용자를 모아 플랫폼 내 다른 금융 서비스로 매출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