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AWS, 우리나라 클라우드 인프라에 7.85조 달러 투자

2027년 GDP에 15조원·1만2300개 일자리 창출효과 기대 목적 기반 인프라 및 교육 프로그램으로 생성 AI 도입 가속화 국내 반응은 ‘돈은 고맙지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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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WS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AWS는 2027년까지 5년간 58억8,000만 달러(약 7조8,500억원)을 한국 클라우드 인프라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도 포함된다. 이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유사한 사업에 투자한 2조7,300억원의 거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투자 확대의 원동력

이번 투자 규모 증가의 원동력은 경쟁사보다 앞서 나가려는 AWS의 전략적 의도에서 찾을 수 있다. 생성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한국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AWS는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는 것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 확장 경쟁에 뛰어든 경쟁사들을 더욱 압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함기호 AWS코리아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WS 인더스트리 위크 2023’의 오프닝 기조연설에서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AWS 서울 리전(region)의 데이터공급망 구축과 운영을 위해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7조8,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막대한 투자가 가져올 파급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탄탄한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자랑한다. 하지만 컴퓨팅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 지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등 상당히 뒤처져 있다. 김영훈 AWS코리아 정책협력실장은 국내 IT 업계의 수준을 지적하며 한국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함을 시사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날데이터코퍼레이션코리아(IDC)의 미래 전망도 이러한 평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IDC는 국내외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이 연평균 8.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7년에는 3조8,400억 달러(약 5,202조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 2조7,200억 달러(약 3,685조원)에 비해 약 40% 성장하는 셈이다.

출처=AWS

한국 비즈니스 환경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

업계에서도 이번 투자 효과에 대해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국가 외국인투자유치 전담조직 인베스트코리아의 김태형 대표는 AWS의 투자가 가져올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AWS의 한국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한국 비즈니스 영역에서 혁신을 촉진하고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이번 약속은 한국의 디지털 및 기술력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의심할 여지 없이 한국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촉진하며 지역 사회에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WS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그 흐름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질적으로 재정적 제약을 받는 스타트업들만 클라우드를 활용할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기존 대기업들은 직접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거나 임대해 운영하는 등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WS가 한국에서 집중하는 생성 AI

한편 AWS의 전략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생성 AI 인프라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KB인베스트먼트 및 새한창업투자와 함께 발표한 공동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과 같은 지원 정책에서 알 수 있듯이 생성 AI에 전문화된 지원과 리소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한국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올해 초 아마존은 ‘아마존 베드락’이라는 생성 AI 모델 서비스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AI21 랩스, 앤스로픽, 스테이블리티 AI, 아마존 FM과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통합을 돕는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실제 영향력은 아직 미지수다. 한국에서는 생성 AI가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 면밀히 검토되고 있을 뿐, 실제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 IT 스타트업 CEO는 “생성 AI에 지원을 해 준다고는 하지만 AWS는 비용이 많이 드는 서비스라는 것이 한국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서버 인프라를 직접 다루지 않는 이상 AWS에 익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단지 또 하나의 프로그래밍 기술일 뿐”이라고 전했다. 한국 기업 정서가 클라우드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AWS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