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도 없는데 판매 1위라고? 이커머스 ‘트래픽 어뷰징’, 처벌만으로 잡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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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어뷰징 금지' 네이버쇼핑, 어뷰징 행위 처벌 수위 높인다
"안 팔렸는데 왜 상단에",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신뢰 훼손 가능성
처벌 강화는 정답이 아니다? 알고리즘 활용해 어뷰징 '예방'해야

네이버 쇼핑이 내달부터 트래픽 어뷰징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은 최근 트래픽 어뷰징 제재 강화에 대한 공지를 입점 판매자들에게 전달했다. 트래픽을 임의로 조작하거나, 허위 리뷰를 작성하며 e커머스 시장의 질서를 해치는 ‘트래픽 어뷰징’을 근절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업계에서는 단순 제재만으로 어뷰징을 막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검색 알고리즘 개선 등 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어뷰징 막아라’, 관련 페널티 강화

트래픽 어뷰징은 높은 트래픽을 확보하는 만큼 상품 노출 순위가 높아지는 플랫폼 특성을 악용, 상품이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도록 유도하는 불법 행위를 뜻한다. 주로 ‘슬롯’, ‘리워드’ 등의 어뷰징 프로그램을 사용, 일정 기간 정해진 횟수만큼 상품을 검색·클릭해 트래픽을 높인다. 소액으로 매출 향상 효과를 낼 수 있다 보니 최근 들어서는 어뷰징이 일종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주장하는 판매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네이버 쇼핑은 트래픽 어뷰징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플랫폼 내에서 어뷰징 행위가 적발될 경우에는 상품 순위 하락, 카탈로그 매칭 해제 등 각종 페널티를 부과해 왔다. 내달 19일부터는 페널티 기간을 최소 30일에서 90일로 확대하고, 영구 페널티 적용 기준도 적발 누적 건수 3회에서 2회로 강화한다. 쇼핑 검색 신뢰를 훼손하는 트래픽 어뷰징을 ‘근절’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네이버 쇼핑은 어뷰징 근절을 위해 상시 트래픽 신고 채널을 운영, 접수되는 사례를 확인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 판매자가 불법·사기 어뷰징 대행사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스토어 가입·등록 단계부터 안내하기도 한다. 또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허위 리뷰·위조 상품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어뷰징 대응책 마련을 위한 ‘이용자 보호 및 자율규제위원회'(가칭)를 출범하기도 했다.

구글에는 어뷰징이 없다? 문제는 ‘알고리즘’

네이버 쇼핑의 트래픽 어뷰징은 플랫폼 자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다. 결제 건수·리뷰·평점이 하나도 없는 어뷰징 이용 상품이 최상단에 노출될 경우, 소비자가 검색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심’을 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심각성을 인지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 초부터 트래픽 어뷰징을 통한 상품 검색 순위 조작을 집중적으로 감시, 제재에 나서고 있다. 트래픽 어뷰징이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도 관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필터링 로직을 개선할수록 프로그램도 점차 발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고 창구인 ‘네이버 트래픽 어뷰징 신고’ 채널마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고 후 조치가 미진할뿐더러, 신고 처리의 결과 역시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이 아닌 조회수와 같은 단순 기준값을 사용해 어뷰징 문제가 발생한다고 본다. 구글과 같이 자체적인 고성능 알고리즘을 사용할 경우 어뷰징 악용 사례 자체가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어뷰징 서비스 사이에서 공정한 쇼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어뷰징 행위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는 ‘기술적 개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