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환자 이어주는 ‘애프터닥’,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들 피봇 흐름 타고 시리즈 A에 5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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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서비스 확대해 병원들의 디지털 전환 돕는다
대형 병원들만 디지털 전환 진행된 상태, 개인 병원들은 아직도 주먹구구식 많아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들 속속 피봇 나서는 중

애프터케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애프터닥’ 운영사 메디팔이 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1일 밝혔다. 기존 투자자인 베이스인베스트먼트와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와 함께 신규 투자자로 KT인베스트먼트가 합류했다. 누적 투자액은 70억원이다.

2021년 출시된 애프터닥은 병의원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재진 환자와의 연결성을 높여주는 애프터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병원 측은 애프터닥을 통해 재진 환자의 △진료 후 처방 이행 확인 △정기적인 환자 상태 모니터링 △건강관리 컨설팅 △예약 관리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출처=애프터닥

초진 이후 비대면 의료 서비스 적합도 높아

이번 투자는 환자의 의료 소비 경험과 병의원 경영 혁신을 모두 만족시키는 애프터닥의 성장 모델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애프터닥은 대한응급의학의사회와 솔루션 도입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회사 측은 “재진환자에 대한 애프터케어 서비스가 병원의 실질적인 경영지표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장점”이라며 “애프터닥을 도입한 병의원의 초진 환자 재방문율이 평균 3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무영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애프터닥은 현 시점에서 국내 시장환경을 고려한 가장 완성도 높은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이라고 판단했다”며 “병·의원과 환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가치제안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강호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 상무는 “향후 당야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확장 기반을 갖춘 것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원균 KT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도 “국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메디팔 창업자인 강종일 대표는 “환자의 연속적인 치료 활동의 사이클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라며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7년 약 6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연평균 성장률 역시 18.8%로 추정되는 고속성장 시장이기에 유망하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출처=애프터닥

비대면 진료에서 병원들의 디지털 전환 지원으로 피봇 사례 늘어

애프터닥은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OS 소프트웨어를 만들 예정이다. 강 대표는 “병의원이 인프라 추가 투자 없이 디지털 전환을 이뤄낼 수 있도록 돕고 환자의 의료 소비 경험을 개선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디지털혁신센터장은 지난 2021년부터 진행된 원내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과거와 같이 인력과 예산, 시간을 쏟아 붓으려 관리하는 의료 시스템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디지털 전환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의미”라며 “이제 고민해야 할 부분은 이를 어떻게 이롭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지 가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디지털화가 내부 깊숙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한 VC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진료가 재진 이후로 한정되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이 소형 개인 병원들의 디지털 전환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대형 병원들은 이미 상당 부분 디지털화가 진행됐지만, 소형 병원들의 경우 여전히 외부 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되니 고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애프터닥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관련된 시장 변화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의료 관련 스타트업들의 피봇, 시장 적합도 높은 모델 찾아야

실제로 초진 이후 의료 서비스만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이 대부분 서비스를 포기하거나 변경하는 중에 애프터닥처럼 병원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방식으로 ‘피봇(Pivot, 스타트업이 사업 내용을 일부 혹은 전부 변경하는 것)’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영양제를 의사들이 추천해 주는 방식의 버티컬 이커머스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닥터나우는 지난달 30일 닥터잇츠 서비스를 출시, 의사 상담 영양제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이커머스로 연결해 수익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라이프케어 플랫폼 올라케어는 심리 상담, 라이트 루틴 관리 서비스로 확장하는 중이다. 소속 의사들이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직접 답을 해주는 방식으로, 의료진이 전원 현직 의사라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정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 종료 후 플랫폼 업체들의 일평균 진료요청 건수 합계는 지난 5월 5,000건에서 9월 265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진료 취소율은 11.7%에서 87.5%로, 진료 완료율은 88.3%에서 12.5%로 줄었다. 일평균 약배송 건수 역시 3,290건에서 3건 이내로 급감했다. 원산협 관계자는 “9월 이후 반등하는 게 보이지 않아 10월부터는 취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