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의 늪’ 빠진 토종 OTT, 수익성 확보 위해 발버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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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콘텐츠에 힘 싣는 티빙, 드라마·예능 등 화려한 라인업
기존 요금 인상, 광고 요금제 출시 등으로 수익 구조 변화 시도
자본잠식 빠진 왓챠, 건별 결제 서비스 강화하며 '생존 경쟁' 

‘적자의 늪’에 빠진 토종 OTT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 확충과 광고 요금제로, 왓챠는 ‘건별 결제’ 시스템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OTT 시장 전반이 ‘성장 정체기’에 돌입하며 점차 침체하는 가운데, 서비스 유지 및 수익 창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콘텐츠·요금제 개편으로 승부 거는 티빙

티빙은 2021년 1월부터 매월 평균 2개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며 글로벌 OTT와 경쟁하고 있다. 티빙에서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독점 콘텐츠 수는 에피소드 기준 6,000편에 달한다. 오는 24일에는 이성민·유연석 주연의 <운수 오진 날>을, 다음 달 15일에는 서인국·박소담 주연의 <이재, 곧 죽습니다>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로도 <환승연애3>, <여고추리반3>, <크라임씬 리턴즈> 등 인기 시리즈 예능을 다수 공개하며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한다.

요금 인상 및 광고 요금제 출시도 단행한다. 티빙은 오는 12월 1일부터 신규 가입자의 구독료를 인상할 예정이다. 웹 결제 가격 기준 인상률은 △베이식 요금제 20.3% △스탠더드 요금제 23.9% △프리미엄 요금제 22.3% 수준이다. 인앱 결제를 하지 않을 경우 요금을 깎아주는 ‘웹 결제 할인 정책’도 삭제한다. 전반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광고 시청을 통해 이용 요금을 낮출 수 있는 광고형 요금제(월 5,500원)를 출시, 이용자를 유인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까지 티빙은 누적 매출 2,265억원, 순손실 1,177억원을 기록했다.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적자’다. 하지만 티빙이 몸담은 CJ ENM은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74억원 흑자를 기록, “피프스시즌과 티빙 등 신성장 사업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음악 부문의 지속 성장에 힘입어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회사가 직접 나서 티빙의 ‘수익성 개선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왓챠의 유일한 활로 ‘건별 결제’

왓챠는 건별 결제 비디오(TVOD)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다. 건별 결제는 회원 가입 및 개별 결제만 하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매월 일정 금액을 납부하면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SVOD)와는 다른 형태인 셈이다. 쿠팡플레이도 건별 결제 전용관을 운영 중이며, 웨이브 역시 작품에 따라 건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왓챠는 치열한 OTT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체 건별 결제 전용관인 ‘왓챠개봉관’의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성인 영화’ 카테고리 추가다. 현재 왓챠에서는 소위 AV(Adult Video·성인 비디오)라 불리는 일본 포르노 영화 230여 편이 건별 결제로 서비스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OTT에선 좀처럼 다루지 않는 성인 장르에 손을 뻗은 것이다.

왓챠가 광고 요금제,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등 ‘일반적인 전략’을 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0년 155억원 수준이었던 왓챠의 영업손실은 2021년 248억원, 지난해 555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만큼 이렇다 할 콘텐츠 투자조차 사실상 어렵다. 엄청난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줄줄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는 여타 OTT 업체들과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에 업계에서는 ‘건별 결제’ 서비스가 현시점 왓챠가 띄울 수 있는 최선의 승부수였다는 평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