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 밀어내는 국내 웹툰 시장, 강행돌파하는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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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제작 속도, 기존 10배" 라이언로켓의 생성 AI 솔루션 '젠버스'
웹툰 작가 과로 부담 줄인다, 생성형 AI의 작업 도구화
작가도 독자도 AI 반대, 폐쇄적인 국내 웹툰 업계 파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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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이언로켓

웹툰 생성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라이언로켓이 60억원 규모 브릿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스톤브릿지벤처스가 리드하고 지유투자가 참여했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140억원이다. 국내 웹툰 업계의 ‘생성 AI 반감’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라이언로켓은 자체 기술력을 앞세워 당당히 시장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생성 AI로 작가 노동 시간 경감한다?

현재 웹툰 작가 대다수는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지난 3월 발표한 웹툰 작가 노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가들의 하루 평균 노동 시간은 9.9시간, 마감 전날에는 11.8시간으로 나타났다. ‘건강 문제가 있지만 참고 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작가의 비율은 40.7%에 달했으며, 우울증(28.7%)과 불면증(28.2%)을 경험한 작가들도 상당수였다. 과로로 인한 건강 문제로 결국 작품 활동을 중단하는 사례도 다수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생성 AI가 웹툰 작가 과로 문제 해결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라이언로켓의 대표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 ‘젠버스(Genvas)’는 브레인부스팅 러닝 기술을 활용, 10장의 학습용 이미지만으로 고품질의 캐릭터를 고정 및 구현해주는 서비스다. 생성 AI 웹툰 투입 시 가장 중요한 ‘제어력’을 라이언로켓의 자체 기술력으로 구현한 것이다. 회사는 젠버스를 활용할 경우 웹툰 제작 속도가 기존보다 10배 빨라지며, 제작비도 약 50% 가까이 절감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라이언로켓은 지난 5월 크릭앤리버엔터테인먼트와 웹툰 제작 지원 솔루션 최적화 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확장한 바 있다. 최근에는 재담미디어와 함께 ‘이현세 AI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현세 AI 프로젝트는 이 작가가 지금까지 그려온 4,174권 분량의 작품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얻어내는 실험 작업이다. 라이언로켓은 내년 초 AI가 작성한 ‘카론의 새벽’ 1화(약 80컷) 분량을 공개할 예정이다.

“‘딸깍’ 눌러서 돈 버나” 생성 AI 부정하는 웹툰 업계

문제는 한국 웹툰 시장이 지속적으로 ‘생성 AI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웹툰 독자들은 작가의 AI 활용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작품에 AI를 활용하는 작가가 마우스를 딸깍(클릭)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그림을 그린다는 이유로 ‘딸깍이’라는 멸칭을 붙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네이버 웹툰 연재작인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이다.

당시 독자들은 해당 작품의 사물이나 옷의 세부적인 모양, 화풍 등이 미세하게 변하고, 인물의 손가락 등이 어색하다는 점 등을 들어 작품 전반에 생성 AI가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의혹이 기정사실화한 뒤에는 작품에 대한 평가를 낮게 주는 ‘별점 테러’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웹툰을 제작한 블루라인 스튜디오는 생성 AI를 활용한 것이 아니라 AI로 후보정 작업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독자들의 부정 여론은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는 한 웹소설이 생성 AI를 활용해 표지 일러스트를 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는 일부 일러스트 작가까지 ‘반AI 연합’에 합류했다. 지난 6월에는 네이버 웹툰 아마추어 작가 플랫폼에서 ‘AI 웹툰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나란히 생성 AI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웹툰 시장에 ‘AI 작업’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저작권 가이드라인, 독자가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만한 ‘고품질 결과물’ 등이 필요하다. 라이언로켓은 AI에 폐쇄적 태도를 보이는 웹툰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