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사람 안 뽑습니다” 이어지는 경기 혹한기, 몸 사리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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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채용 주저한다? 2024년 고용 시장 전망
2022년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 올해 국내 고용 시장은 '널뛰기'
20대·40대 위주로 취업자 감소 이어져, 내년 전망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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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내년 채용 규모 축소 및 채용 중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원 채용보다는 현재 구성원의 성장 및 근속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 성과관리 플랫폼 클랩(CLAP) 운영사 디웨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 세계를 덮친 경기 침체의 안개가 좀처럼 걷히지 않는 가운데, 국내 고용 시장의 ‘널뛰기’ 역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 74%는 “채용 줄이거나 멈추겠다”

2023년은 포스트 팬데믹과 경제 불안정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았던 해였다. 직원과 기업은 잠재적인 퇴사와 해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협력해 왔다. 디웨일은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각 기업들이 수립한 기업 성과 관리 전략을 알아보기 위해 10월 4일부터 11월 말까지 두 달간 설문을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스타트업·중소·중견·대기업 인사담당(HR) 팀장 2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채용 규모를 축소하거나 채용을 중지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74%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채용 규모를 줄인다’는 42%, ‘채용을 중지한다’가 32%, ‘작년과 유사하게 유지한다’는 21%로 나타났다. ‘채용을 늘린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에 그쳤다.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중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채용 대신 소속 직원들의 성장과 근속 유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불황과 포스트 팬데믹 시기에 걸맞은 인적 자원 운용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내년도 HR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는 ‘회사 내 일대일 미팅 제도를 도입해 임직원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답변이 45%로 가장 많았다. 구성원들의 근속년수를 높일 HR 전략을 묻는 질문에서도 ‘회사 내 일대일 제도를 도입한다’는 답변이 54%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기존 획일화된 HR 전략을 넘어 구성원 개개인과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와 함께한 2023년 고용 시장

지난해 연말에도 유사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사람인HR 산하 사람인 HR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더플랩 HR서베이: 2023 경제상황 인식과 HR 동향’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응답 기업의 50%가 내년(2023년)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약간 심각하다’는 답변도 46.2%에 달했다. 당시 경기 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해당 조사에서 전체 기업의 36.7%가 올해보다 채용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올해 수준을 유지한다’고 답한 기업은 36.4%, ‘확대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7.9%였다. 9%는 ‘미정’이었다. 그리고 현재, 해당 조사 이후 1년이 지났다. 2023년 취업자 수 증가세는 설문대로 출렁이기 시작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69만8,000명으로 1년 전 대비 27만7,000명 늘었다. 7월 21만 1,000명에서 10월 34만 6,000명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하던 취업자 증가폭이 결국 꺾인 것이다.

특히 사회 초년생인 20대, 경제의 ‘척추’ 역할을 수행하는 40대 취업자 수는 1년 넘게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청년 취업자의 경우 지난해 11월 이후 13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실정이다. 11월 40대 취업자는 6만2,000명, 20대 취업자는 4만4,000명이 줄었다. 2022년부터 이어진 ‘경기 한파’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가운데, 내년에도 고용 시장의 널뛰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