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설립 수요 흡수하는 ‘기회의 땅’ 인도, 이번엔 ‘베트남 테슬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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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테슬라' 베트남 빈패스트, 인도에 20억 달러 공장 신설
내수보다 '글로벌 시장' 공략한다, 생산 기지 확대에 박차
'반짝' 나스닥 상장 후 꺾인 주가, 생산 확대로 재도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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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패스트의 전기차 VF e34/사진=빈패스트

베트남 전기차 제조업체 빈패스트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계획을 확대, 인도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이날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와 연간 15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전기차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판 테슬라’라는 별칭에 걸맞게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양상이다.

빈패스트 인도 투자, 미래 유망 시장에 걸었다?

빈패스트의 인도 투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로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 티투 투이(Le Thi Thu Thuy) 빈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내 공장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며 동남아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번 인도 공장에 투입되는 자금은 최대 20억 달러(약 2조6,320억원)며, 초기 투자액은 5억 달러 수준이다. 인도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한 작업은 올해부터 시작될 예정이나, 공장 가동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공장이 들어설 타밀나두주 정부는 빈패스트 공장 설립을 위해 공장 부지를 제공하고, 전기 및 인프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빈패스트가 굳이 ‘인도’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다. 인도 정부는 현재 2% 수준인 전기차 비중을 2030년 30%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 적극적으로 전기차 제조업체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신생 전기차 기업 입장에서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한편 빈패스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도 20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제조 단지를 설립 중이다. 베트남에는 연간 25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자체 전기차 공장이 위치해 있다.

전기차 시장 ‘게임 체인저’ 될 수 있을까

빈패스트는 베트남 대기업 빈그룹이 2017년 9월 설립한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흔히 ‘반값 테슬라’, ‘베트남판 테슬라’ 등의 별칭으로 불린다. 빈패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주요 이동 수단인 이륜차를 통한 내수 시장보다 해외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각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덩치를 불리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빈패스트는 2021년 첫 전기차를 출시한 이후 단 4년 만에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엄청난 성장세에 일각에서는 차후 주요 전기차 제조국의 경쟁 상대가 중국이 아닌 베트남이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치열한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빈패스트가 살아남은 비결은 ‘가격’이다. 빈패스트는 동남아시아 특유의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 전기차 시장 선두 주자 테슬라의 절반 수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자체적인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통해 가격 부담을 한층 낮췄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기차 가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에 주목한 것이다. 빈패스트는 고객이 배터리를 구입하는 대신 배터리를 월간 구독할 수 있도록 해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덜었다.

남다른 행보를 보여온 빈패스트는 지난해 8월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주요 완성차 업체의 시가총액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당시 빈패스트의 시총은 850억 달러(약 113조633억원)로 포드(480억 달러), GM(460억 달러) 등을 한참 웃돌았다. 하지만 상장 초기 주당 80달러를 웃돌았던 주가는 현재 7.02달러까지 미끄러졌다. 수많은 완성차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직 부족한 판매량 및 수익성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한 차례 쓴맛을 본 빈패스트는 세계 각지에 생산 기반을 다지며 도약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