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프로보다 퀘스트3가 낫다” 메타 CEO의 도발, 빅테크 ‘VR 경쟁’ 본격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인스타그램에 '비전 프로 체험기' 게재 "비전 프로보다 우리가 낫다" 메타 퀘스트에 대한 자신감 내비쳐 비전 프로 출시 이후 함께 주목받는 퀘스트, 시장 경쟁 시작됐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MR(혼합현실) 기기 ‘비전 프로(Vision Pro)’에 대한 직접적인 견해를 밝혔다. 14일(현지 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비전 프로와 메타의 VR(가상현실) 기기인 ‘메타 퀘스트3(Meta Quest 3, 이하 퀘스트3)’를 비교하는 영상을 게재, 메타의 퀘스트3이 한층 우월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비전 프로 출시 이후 소비자의 VR 시장 주목도가 높아진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비전 프로, 괜찮긴 하지만” 저커버그의 도발
13일(현지 시각) 저커버그 CEO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비전 프로를 사용해봤다”며 퀘스트3로 촬영한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저커버그는 “비전 프로를 써보기 전에는 퀘스트가 훨씬 비싼 비전 프로보다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발언했다. 약 500달러(약 67만원) 선에서 판매되는 퀘스트3가 비전 프로(최저가 3,500달러) 대비 ‘가성비’ 있는 기기이기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실제 사용해 보니 퀘스트3가 비전 프로보다 나은 제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개인적 평가를 밝히고, 비전 프로를 사용한 소감을 전하기 시작했다. 저커버그는 “어쩌면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는 애플 비전 프로가 더 나을 수도 있다. 아이 트래킹 기술도 정말 마음에 든다”며 비전 프로의 제품성을 칭찬하는 한편, “하지만 조작성 측면에선 컨트롤러와 핸드 트래킹 기능이 있는 메타의 제품이 더 정확하고, 몰입형 콘텐츠의 수준도 높다”고 덧붙이며 자사 제품의 뛰어난 성능을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퀘스트는 비전 프로보다 120g 가볍고, 기기에 부착된 와이어도 없다”고도 짚었다. 비전 프로의 단점으로 꼽히는 기기와 선으로 연결된 무거운 외장 배터리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비전 프로의 ‘시선 트래킹’ 기능에 대해서는 “메타 역시 비슷한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미래에 다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타의 헤드셋이 (비전 프로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며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메타 퀘스트, 비전 프로 출시와 함께 날았다?
저커버그의 도발적인 평가는 애플의 비전 프로 출시 이후 등장한 VR 기기 시장의 새로운 ‘경쟁 구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최근 메타의 퀘스트 시리즈는 애플 비전 프로와 나란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제품이 소비자의 비교선상에 오르며 치열한 초기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비전 프로의 출시가 메타 퀘스트 시리즈에 대한 홍보 효과를 창출, 오히려 메타 측에 수혜를 안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 부서인 리얼리티랩스는 비전 프로 출시가 임박한 지난해 4분기, 최초로 매출 10억 달러(약 1조3,333억원)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3% 증가한 수치다. 한화 500만원을 웃도는 호가하는 비전 프로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게임 등 다수의 전용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메타 퀘스트의 경쟁력이 오히려 돋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두 기업의 경쟁 구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는 4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메타버스를 통해 회사를 강력한 기술 회사로 만들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메타버스 콘텐츠를 구현하는 기기인 퀘스트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메타가 차후 ‘상호작용’이라는 퀘스트 특유의 강점을 살리며 판매 대수를 확보, 비전 프로의 대항마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