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 앞둔 메타-LG전자, XR 중심으로 협력 관계 구축 전망
LG전자 찾아온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회동 기정사실화 AI·XR·메타버스 등 첨단 사업 관련 논의 이뤄질 가능성 커 XR 분야 협력 확정될 시 두 기업 모두 호재, 논의 향방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LG전자를 본격 방문한다. VR(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를 필두로 한 글로벌 XR(확장현실) 시장 경쟁에서 든든한 ‘조력자’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업계에서는 메타 측이 탄탄한 하드웨어 기술력을 보유한 LG전자와 본격적인 우호 관계를 형성, XR 시장 내 ‘윈-윈’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저커버그 CEO 내한, LG전자 방문 예정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저커버그 CEO가 오는 28일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을 찾아 AI 반도체·메타버스 등 최첨단 사업을 논의할 것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LG전자 측은 저커버그 CEO와의 회동 여부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이나, 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두 기업 총수의 만남이 성사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메타가 LG전자를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메타가 인공지능(AI)·XR 기반의 플랫폼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LG전자와 같은 하드웨어 강자와의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메타의 메타버스 관련 역량과 LG전자의 디스플레이·AI 역량 등을 결합할 경우, 구글·아마존·MS(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경쟁사들을 견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은 애플과 메타의 XR 헤드셋 공동 개발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애플이 최근 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하며 관련 시장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두 기업이 협력 관계를 구축해 시장 입지를 굳혀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만남을 통해 LG전자의 스마트 가전 운영체제 ‘웹OS’를 XR 헤드셋에 적용하는 방안, 메타의 AI 서비스를 LG전자 제품에 적용하는 방안 등 구체적인 협력 방향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LG전자, ‘사업 공백’ 메꿀 기회 얻었다
메타와의 협력은 LG전자 측에도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종의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는 VR·AR(증강현실) 기기 시장, 디스플레이 시장 등과 함께 움직인다. 생생하고 몰입도 높은 가상 공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VR 기기 제조 기술력과 고성능 디스플레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메타가 몸담고 있는 메타버스 및 VR 하드웨어 기기 시장이 성장할 경우, LG전자가 강점을 보이는 디스플레이 시장 역시 성장하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LG전자가 올 들어 XR 사업 본격화를 예고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직속으로 XR 사업 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시장 선두 주자인 메타와 협력해 XR 시장에 진입할 경우, LG전자는 사업 초기의 난항을 건너뛰고 순식간에 시장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난 2021년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사업 공백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LG전자가 ‘최적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이 나온다.
차후 두 기업의 협력은 ‘윈-윈’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메타는 신뢰할 만한 하드웨어 부문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고, LG전자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도움닫기’ 기회를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차후 XR 시장 경쟁이 애플, 구글·퀄컴-삼성전자, 메타-LG전자 등 ‘글로벌 연합군’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