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 지난해 ‘세계 네트워크장비 시장’ 점유율 1위 기록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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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오로그룹, 네트워크장비 시장 예비조사 보고서 발간
1위 화웨이·2위 노키아, 한국은 점유율 2%로 7위
높은 외산장비 비율은 풀어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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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네트워크장비 시장 점유율(수익 기준)/출처=델오로그룹(Dell’Oro Group)

미국 제재 국면에서도 수익기준으로 2023년 세계 네트워크장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글로벌 네트워크장비 시장은 이동통신사의 5세대(5G) 투자가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침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은 14일 지난해 글로벌 네트워크장비 시장 예비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화웨이, 네트워크장비 시장 수익 30% 차지

델오로그룹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세계 네트워크장비 시장 수익의 30%를 차지하며 1위를 수성했다. 점유율은 2022년에 비해 2%포인트(p) 성장했다. 미국의 반도체·장비 제재 속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저개발 국가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핀란드 노키아는 지난해 15%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2022년과 점유율은 동일했다. 에릭슨은 지난해 수익 점유율이 13%로 3위를 기록했으며, 2022년에 비해 1%p 감소했다. 4위는 ZTE(11%), 5위는 시스코(6%), 6위는 시에나(4%), 7위는 삼성전자(2%)가 각각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수익 점유율은 2022년에 비해 1%p 감소했다. 지난해 네트워크장비 기업 순위는 전년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었으나, 점유율에 소폭 변화가 있었다. 7개 기업이 세계 네트워크 시장 수익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세계 네트워크장비 시장 규모는 2022년에 비해 5~10% 줄어들며 1,000억 달러(약 130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델오로그룹은 시장 총 수익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네트워크 장비 투자가 둔화된 반면,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설비투자에 6조원, 국내 통신장비사 올해 볕드나

5G는 2019년 한국과 미국 등에서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주요 선진국 투자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이 5G 업그레이드인 5G 단독규격(5G SA)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선 점도 네트워크 시장 정체를 불러왔다. 국내 역시 이통사의 보수적 5G 투자 기조로 인해 통신장비 협력업체들도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이 29.7% 감소한 3조7,800억원에 그쳤다. 5G 인프라 투자 지연 및 축소가 지속되며 에프알텍과 에치에프알 등 중소·중견 장비사도 작년 3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올해부터 제4 이동통신사로 낙점된 스테이지엑스의 28㎓ 기지국 6,000대 구축에 따라 매출처 확대가 전망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신장비 업계에는 제4 이통 탄생 자체가 사실상 호재”라며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커버리지가 협소한 28㎓ 특성상 스몰셀(소형기지국)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스몰셀은 기지국 설치가 용이하지 않거나 전파환경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서 커버리지 확보와 데이터 트래픽 분산 처리 역할을 한다. 이노와이어리스, 센서뷰 등 스몰셀 장비 업체에는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스펙트럼 플랜(안)을 통해 5G 중대역 주파수 추가 할당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기대를 모으는 요인이다. 정부는 최근 3.70~4.0㎓ 대역을 5G 통신 용도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연내 주파수 경매가 이뤄질 경우 내년 설비투자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산장비 비율 낮추고 국산화 비율 높여야

다만 높은 외산장비 비율은 풀어야 과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실이 국내 5G 기지국의 제조사별 장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통신 3사가 전국에 총 36만5,408국을 설치했으며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등 외산 장비를 이용한 기지국 설치는 14만4,861국으로 39.6%로 확인됐다. 외산 장비율이 가장 높은 통신사는 자그마치 60%에 달했다.

외산장비 비율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혹여 발생할 수 있는 해킹 사태에 대한 이용자의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중국 업체가 제조해 기상청에 판매한 관측장비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돼 국정원이 정부 기관과 지자체에 공급된 약 1만 대의 네트워크 장비 등 중국산 장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정보통신망 연결기기는 과기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에서 정보보호인증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정작 5G 기지국 설치를 위한 라우터 등 통신장비는 인증 대상에서 제외돼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보안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민간 자체검증평가의 부실을 우려한다. 실제로 국내 통신사에 기지국 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는 스페인의 민간평가기관으로부터 정보보호제품 공통평가기준에서 최고등급을 인증받았다고 하나, 이는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 대한 보안 검증 프로세스기 때문에 기지국의 보안마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위성통신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기지국 역할을 하는 게이트웨이 설치도 필요해 통신장비에 대한 정부 주도의 사전보안인증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박완주 의원은 현재 정보통신망법은 IoT지원의 가전제품도 정부 보안인증 대상이지만 통신네트워크상 가장 핵심인 기지국 장비는 제외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